회사동료는 친구가 될 수 없다

아침마다 소금빵을 같이 먹은 동료라면?

입사한 지 1년 6개월이 지났다.

지금까지 다닌 회사 중에서 가장 오래 다녔다.

뭐 이렇게 쓰면 내가 인내심 없는 요즘 것들이라고 생각할 수 있겠으나

나는 수명이 6개월까지인 인턴생활과 3개월까지인 계약직 생활을 마친 뒤 첫 정규직 인생을 시작한 사회초초년생이다.

회사에 들어오고 1년 정도 되었을 때, 공과 사의 경계가 흐릿해진 동료를 만났다.

누구누구님에서, 누구누구로 칭호가 바뀌었고

퇴근 후 바로 집에 가는 것이 신념인 내가, 퇴근 후 함께 저녁을 먹지 않으면 아쉬웠다.

단 찰나의 멈칫임 없이 속마음을 솔직하게 고백할 수 있는 친구가 되었다.

나보다 딱 1년 먼저 회사에 들어온 그녀는 올해 초 연봉협상을 마친 뒤 퇴사 이야기를 꺼냈다.

청천벽력이었다.

환경보다 사람을 더욱 타는 나인지라 그녀가 정말 퇴사할까 걱정이 되었고 그건 곧 현실이 되었다.

그녀는 인사팀에 퇴사 의사를 밝히자마자 퇴사일이 정해졌고, 회사란 가는 사람을 딱히 막지 않는 차가운 곳이란 것을 다시 깨닫게 됐다.

이렇게 빨리 헤어짐이 정해지다니.

이제 밥은 누구랑 먹고, 산책은 누구랑 하고, 속마음은 누구랑 얘기하나...

이래서 회사사람에게는 정을 주면 손해라는 예전 사수의 말이 생각났다.

하지만 1년 전으로 돌아가더라도 난 똑같이 그녀에게 정을 퍼부어 주었을 테지.

그녀는 지난주 태국행 비행기표를 샀다.

이직 생각은 미뤄두고 그냥 잠깐 어딘가로 떠나서 쉬고 싶다고 했다.

착하고 따뜻한 그녀의 앞길을 진심으로 응원한다.

이 말은 태국에서 한국으로 돌아오는 비행기 옆자리에서 꼭 해줘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