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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동건 Apr 12. 2024

이름색

노란꽃

거칠게 쌓아 올린 돌담의 틈에

싹 틔운 이름 모를 꽃  

   

바람마저 모질게 대해

이리저리 나부끼는 꽃

용케도 붙어있는 잎이 여간 기특해

나도 모르게 쓰다듬었다     


뭐라 부를지 몰라

이름을 붙여주었다 

    

이름을 불러주겠니

내가 네게 그랬던 것처럼   

  

이리도 모진 환경에서도

꿋꿋이 싹 틔운 이유

내가 좋아하는 노란색을

튕겨 보여주는 꽃잎    

 

네게 이름을 붙여준

그날의 노란색과

돌담의 거친 회색     


나는 네게

이름을 붙여주기 위해

지금껏 살아온걸까     


그런 생각이 든다면

그건 필시, 이름 때문일까     


네가 말해준 이름

유별히 간직하고 싶다면

네가 보여줬던 색

좋아하지도 않던

노란색이었기 때문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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