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처럼 성긴 잎은 보통 희지만
어울리지 않게 때로 붉고 까맣다
모진 세월을 이겨낸 가지들은 말라
약한 바람에도 초라하게 펄럭인다
뽀얀 복숭아 같이 매끈하던 열매는
거친 논바닥처럼 온통 깊게 패였다
연둣빛 새싹들은 상상할 수도 없지만
울창한 거목들은 거만하게 내려본다
살아낸 것만으로 칭송받아 마땅한데
쓸모없이 자리만 지킨다고 핀잔이다
아직은 아니라고 애써 모르는 척 하나
우리에게도 절대. 그리 머지 않았다
수의사입니다. 겁도 많고 내성적인 성격이지만 안주하는 것을 싫어하고 도전하기를 쉬지 않습니다. 11년의 공무원 수의사 삶을 마감하고 소동물 임상수의사로 새로운 길을 걷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