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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Intrinsic thinker Dec 27. 2023

공실률 들여다보기 2

② 상가 공실률


상가는 오피스에 비해 맨 마지막 단계 소비자(end user)까지도 흔하게 접점을 갖는 부동산이다. 소비자가 물건을 사러 오고 차를 마시러 오고 음식을 먹으러 오는 것에서 발생한 수입의 일부가 임대료가 되고 그 임대 수입이 임대인의 부동산 투자 수익이 된다. 즉 소비자의 소비행위가 부동산인 상가의 수요, 그리고 상가의 수익성과 그리 복잡하지 않게 연결된다.  

소비는 어떤 장소에서 재화나 서비스에 대한 소비자의 지출을 의미한다. 규모가 비슷한 상권이라면 소비 의사를 가진 유동인구 또는 방문객이 많이 모이는 상권이 그렇지 못한 상권보다 매출이 더 높은 것은 당연하다고 볼 수 있다. 그리고 이 상권 유동인구와 매출이 상가 수요의 지표인 공실률과 연결되는 것은 자연스럽다고 볼 수 있다.

상가를 이용할 인구가 주변에 많지 않거나 교통수단이나 보행로 등의 접근성이 좋지 않은 경우 상가 이용 수요를 많이 확보하지 못해 상가의 부동산적 수요도 적어질 수밖에 없다. 또한 공급적 측면에서 수요에 비해 공급이 과도하게 많다든지, 인접한 경쟁상권을 고려하지 않은 중복된 콘셉트의 상가 공급가 공급된다든지 하는 것이 공실률이 높아지는 원인이 될 것이다.


이 글에서는 코로나 19가 지나가고 있는 현시점에서 통계 숫자가 아니더라도 일상생활 속에서 쉽게 보게 되는 걱정스러울 정도로 오랜 기간 많이 비어 있는 상가들을 보게 되면서 이 공실의 원인을 여러 측면에서 살펴보았다.

공실률 증가의 원인을 소비자의 소비 트렌드의 변화, 지역 내 기존 상권의 흥망성쇠 등의 측면에서 살펴보고자 한다.


소비 트렌드의 변화

트렌드는 사전마다 또는 분야별로 정의가 다르겠지만 생각, 행동, 현상 등이 어떤 일정한 방향으로 나타나는 것을 의미하며 쉽게 유행, 경향 등의 단어와 유사한 의미로 통용된다. 소비자인 사람들의 삶이 어떻게 변하고 있고 이에 따른 소비 트렌드는 어떻게 변하고 있는지 볼 필요가 있다.

최근 소비와 관련된 트렌드 중 손꼽히는 트렌드는 단연코 온라인 쇼핑의 증가이다. 코로나 시대를 지나면서 그러지 않아도 증가세에 있던 온라인 쇼핑이 폭발적으로 증가하였고 여러 사회적 이슈가 있었지만 배달앱 등으로 대표되는 플랫폼기업의 급성장이 온라인 쇼핑 증가에 기폭제가 되었다.  

배달앱의 도약과 함께 간편 조리식 밀키트 수요 증가, 새벽배송 등 신선식품 물류 및 배달 보편화 등도 온라인쇼핑 증가의 요인으로 꼽을 수 있다.

아래의 전체 소비 중 온라인 쇼핑 거래거래 비중을 보면 소비 트렌드의 변화로 상승추세였던 온라인 쇼핑이 코로나19 시기를 지나면서 2020년 26.7%, 2021년을 28.7%까지 오른 것을 볼 수 있다.

자료 : 통계청 (2023년은 10월자료)

2020년과 2021년을 제외하고 2019년 다음으로 2022년~2023년을 이어 붙이면 자연스럽게 추세적 증가세가 연결된다. 즉 코로나시기를 제외하더라도 전체 현재 소매판매 중 1/4 정도가 온라인 쇼핑 비중이며 그 비중은 증가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이 온라인 쇼핑의 증가는 오프라인 매장 면적을 감소시키는데 크게 영향을 주고 있다.

또 하나 중요한 트렌드는 상업시설이 체류형, 복합, 엔터테인먼트 요소 가미 등 변화하고 있다는 점이다.

온라인 매출이 줄어들면서 소비자의 발길을 끌기 위한 마케팅 전략으로도 볼 수 있지만 이 트렌드가 확대되면서 물건을 구매하고 외식을 하기 위한 소비뿐 아니라 찾아간 장소에서 여러 즐길거리와 휴식을 동시에 즐기려는 트렌드이다.  이는 오프라인 매장의 실질적 영업 면적 이외의 많은 면적이 필요하고 공간의 수요가 증가했다고 볼 수 있다. 하지만 판매, 문화, 엔터테인먼트 등 여러 목적의 시설들 간의 시너지가 있어야 도입할 수 있고 도입을 위한 초기 자본과 운영을 위한 계속적 노력과 투자가 동반되어야 한다.

트렌드의 변화는 온라인 쇼핑거래 비중이 증가와 체류형 복합몰의 증가로 볼 때 상업시설 수요를 감소시키기도 하고 증가시키기도 한다.

더 주목해야 할 점은 주거지나 근무지의 최인접 한 편의점 등의 필수 시설이나 배달 병행 식음 매장과 커다란 복합몰의 상점들만 괜찮고 중간에 있는 조금 덜 인접하거나 규모가 어중간한 상가의 포지션이 애매해지고 있으며 공실률도 높게 나타나는 양극화 현상일 것이다.  


  

지역 내 기존 상권의 흥망성쇠


아래의 그래프는 한국부동산원에서 발표하는 상가 유형별 공실률이다. 중대형상가의 23년 3분기 현재 공실률이 13.6%로 가장 높으며 집합상가가 9.4%, 소규모상가가 7.3% 수준이다.

출처 : 한국부동산원 통계정보시스템(r-one)

소규모 상가를 제외하고는 공실률이 10%가 훌쩍 넘거나 거의 10%에 이르는 것으로, 결코 낮지 않은 공실률 수치이다. 어딜 가나 상점 비어 있는 상가를  쉽게 볼 수 있으며 추세가 약간씩이나마 늘어나고 있는 것은 부동산 측면에서 뿐 아니라 전반적 내수경기 측면에서도 걱정이 되는 부분이다.



자료 : 한국부동산원 상업용부동산 임대동향조사

한국부동산원의 임대동향 조사에서 정의하고 있는 중대형상가는 일반건축물 중 3층이상이거나 연면적 330㎡ 초과되는 상가다.  

중대형상가의 공실률은 전국 평균 13.5% 이지만 서울 명동은 34.9%로 전국 상권 중 세 손가락 안에 드는 높은 공실률을 기록 중이다.

명동을 빼고 나머지 25%가 넘는 높은 공실률을 보이고 있는 지역은 수도권이 아닌 지방이다.

광주 전남대 상권은 42.6%의 공실률로 수치상 전국 1위 상권이다.

상권 이름에서 느낄 수 있듯이 지역 신도시나 신규 개발 지역에 눌린 구도심 지역이 많다.

중심가나 대학가가 상권이 좋다는 말은 옛말인 듯하다.

신도시 개발 등으로 상권에서 소비하는 배후 거주 인구의 분포도 바뀌고 교통여건이나 주차 등 접근의 편의성 등이 새로운 상권과의 경쟁에서 뒤처지게 되어 전통 있는 옛 상권들이 한산해지고 공실이 많아지고 있다.




자료 : 한국부동산원 상업용부동산 임대동향조사


집합상가는 말 그대로 집합건물(호실별로 소유주가 다른 분양상가)에 있는 상가다.

 

집합상가의 공실률이 높은 지역은 최근 공급이 많았던 신도시, 혁신도시 등이 눈에 띈다. 신도시 등 도시개발사업을 하면서 상업용지에 많은 신축 상가들이 분양되었고 활성화가 지연되면서 나타나는 현상으로 보인다.

상권이 성숙되는 시간이 어느 정도 걸린다고는 하지만 분양이 짧은 시간에 집중되다 보면 상점이 들어서고 활성화가 되는 시간과 맞지 않기 때문에 발생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집합상가는 상업용지의 공급하는 주체, 토지를 분양받아 개발시행하는 주체, 상가를 분양받아 임대하는 주체, 상가에 들어와 장사하는 주체가 다 다를 수 있어 상가 분양 단계까지 원활히 진행이 되더라도 공실로 남아 있을 수 있고 임대가 되더라도 상권이 살아나지 못하거나 개별 상점의 영업이 부진해서 오래 운영을 하지 못하면 공실로 돌아올 수도 있다.

이러한 점에서 집합상가의 공실률은 공급이 많았거나 경기가 좋지 않을 때에 늘어날 수밖에 없는 구조적 약점을 지니고 있다. 더욱이 앞서 트렌드에서 보았듯이 흔히 동네에서 볼 수 있는 어중간한 위치의 애매하 규모의 집합상가는 트렌드의 양극화 현상에서 빗겨 나고 있어 공실률 측면에서 가장 심각한 걱정거리라 볼 수 있다.


평균 공실률도 낮아지고 공실률이 높은 상권도 많이 줄기 위해서는 어떤 형태가 됐든 트렌드에 맞게 상권은 적응해 나아가야 하고, 지역 특성에 맞는 상가의 변모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경기가 좋아 지기만 기다리기에는 공실이 너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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