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연히 찾아온 기회
2023년 4월의 어느 날..
중국집에 앉아 음식이 나오기 전에 잠시 학과 공지사항을 보고 있었다. 아버지와 함께 자리한 만큼 중요 공지가 없어서 바로 휴대폰을 끄려던 찰나 영어, 중국어, 일본어 어학연수에 지원할 학생들을 모집한다는 공고를 보게 되었다. 홀린 듯 접속해 보니 한 달 동안 해외의 대학교에서 원어민 선생님들에게 수업을 들으며 영어를 배울 수 있고 1대 1 수업과 그룹 수업으로 진행된다는 내용과 함께 지원자격에 학점 평점 3.0 이상의 학생부터 지원이 가능하고, 일정 점수의 포인트를 쌓은 학생에 한하여 지원 가능하다는 문구가 적혀 있었다.
어! 이거다! 학점 3.0은 넘기고도 남았고.. 잠깐 나 포인트 몇 점이더라? 봉사활동과 기타 활동 등으로 착실히 포인트를 쌓아둔 덕에 모든 자격 요건을 충족할 수 있었다. 그 자리에서 아버지에게 공고를 보여주며 꼭 가보고 싶다고 얘기를 했고 아버지 께서도 이런 좋은 기회를 꼭 잡으라고 하셨다. 같이 식사를 하고 집에 도착하자마자 지체 없이 지원서를 작성해 지원을 했다.
나는 영어에 관심이 많아 회화 학원에 다니는 중이었기에, 영어 어학연수 프로그램에 지원했고, 영어는 필리핀 일로일로라는 도시에서 진행된다고 했다. 조금은 생소한 도시여서 조사를 조금 해보니 필리핀의 어느 평화로운 시골 마을이라고 한다. 한국인도 많이 없고 공부학에 아주 좋은 환경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지원서를 제출했고 외국에서 처음으로 공부를 해볼 생각에 설레면서도 복잡한 마음이 들었다. 서비스직을 꿈꾸는 나는 영어 실력이 절대적으로 필요하고 이번 기회가 나에겐 처음이자 마지막 기회일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랬기에 가게 된다면 필리핀에 있는 한 달 동안은 정말 열심히 공부하고 영어에 미쳐보겠다!라고 다짐했다. 나의 비장한 다짐 덕이었을까? 2주일 뒤에 합격 문자가 왔고 오리엔테이션 알림 문자가 왔다. 그날부터 내 모든 포커스를 영어에 맞췄다. 내가 듣는 모든 음악은 팝송으로 바꿨고 영어학원에서 배운 표현들은 집에서 반드시 복습했다. 단어장과 영어 문제집을 구매했고 말 그대로 영어에 미치기 위한 작업을 시작했다.
그때부터였던가? 다른 나라의 언어로 다른 사람들과 말이 통한다는 것이 얼마나 재미있는지 깨달은 순간 내 영어 실력과 자신감이 수직상승 하는 것이 느껴졌고 그렇게 필리핀 어학연수로 가는 길은 순항 하고 있었다.
열심히 학업과 영어 공부를 병행하다 보니 오리엔테이션 날이 다가왔고 오리엔테이션에 참가해 나와 함께 가게 될 친구들과 만났다. 놀라운 사실은 참가 인원 중 남자는 나 포함 4명이었고 34명의 학생들이 여학생들이었다.
우리 과는 나 한 명이었고 당연히 내가 아는 사람은 한 명도 없었다. 차라리 잘됐다고 생각했다. 외톨이가 되어 독하게 영어 공부를 할 수 있는 기회라는 생각이 들었다. 내가 했던 결심은 절대 한국인 친구들과 어울리지 않고 오롯이 외국인 친구들을 만나 그들과 놀면서 영어 실력을 키우는 것이었다. 현지 수업 일정에 대하여 설명을 들었는데, 일로일로의 GITC라는 대학교에서 하루에 7시간을 공부하는 스케줄이고 그중 4시간은 1 대 1 수업 3시간은 그룹 수업이다. 영어 능력을 키우기에 정말 좋은 일정이라고 생각했다.
그렇게 학업과 영어공부 그리고 자격증 시험으로 바쁜 1학기를 마치고 종강을 하게 되었다. 필리핀 출국까지 10일을 앞두고 있었는데 다행히 성적과 자격증 모두 성곡적으로 취득할 수 있었고 남은 10일을 온전히 영어 공부를 하며 다가올 출국 날을 기다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