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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세인트 Feb 17. 2023

맛깔난 인터뷰 작성하기(3)

일문일답형 인터뷰

인터뷰 기사패턴 중 가장 쉽게 쓸 수 있는 유형이 일문일답형이다. 주로 장관과 기업 CEO, 협단체장 등 고위급 인사 인터뷰 기사에 적합하다. 


고위급 인사 인터뷰 시 편의상 사전 질의서를 먼저 넣어주는 게 통상적인 관례다.  그 순서에 맞춰 일문일답 형태로 정리해도 되지만, 중요한 핵심발언 순서대로 질의응답을 바꿔도 된다.


1. 인터뷰 내용 중 중요하거나 가장 화제가 될 만한 팩트(구체적인 경영 및 사업전략, 세부계획)가 있을 경우, 스트레이트 기사로 리드문을 작성한다. 인터뷰 대상이 기관장이거나 핵심 인물일 경우 그 사람의 멘트 자체를 스트레이트 리드로 뽑아도 된다. 아니면 기관(기업)을 주어로 써보자. 


2. 뚜렷한 팩트로 소개할 내용이 아니라면 인터뷰 대상의 각오, 포부 등을 인용구 멘트("")로 리드문을 쓰자.


3. 이어 중요한 주제 2~3개 발언과 해석을 서두문에 써준 뒤 일문일답을 시작하자. 


4. 질의어는 가급적 단순하게 압축해서 싣는다.


5. 답변은 속기록이 아니다. 잊지 말자. 통상 비문으로 답변하는 경우가 많다. 곧이곧대로 적지 말고 이를 표준어로 바꿔주는 게  인터뷰 대상에 대한 에티켓이다. 이때 어감이나 어투를 곡해하거나 다른 뜻으로 해석하는 것은 절대금물. 기자가 헛갈릴 때는 인터뷰를 진행하면서 자신이 기사를 쓸 멘트들을 일목요연하게 정리한 뒤 상대방에 얘기해 주고 이를 재확인하자.



케이스 스터디 1


"다른 길을 두려워하지 말라"…장병규, 벤처창업 연타석 '홈런'의 비결은?


[초대석]장병규 블루홀 의장 "투트랙 규제, 사회와 창업 모두 지키는 길"                                     



"제대로 된 업(業)을 고르고, 그 업에 맞는 팀을 구성해야 창업의 성공 확률을 높일 수 있습니다.”


스타트업(초기기업) 업계 ‘미더스의 손’으로 불리는 장병규 블루홀 의장의 조언이다. 사업 아이템이 일정 규모 이상의 시장을 만들 수 있어야 하고, 또 그 사업을 펼치기 적합한 인재들을 확보했느냐가 중요하다는 것. 이는 그가 투자대상을 고를 때 따지는 핵심 잣대기도 하다.


지난 17일 경기도 판교 블루홀 사무실에서 장 의장을 만났다. 두 시간여 동안 진행된 인터뷰에서 그는 20년간 네오위즈, 첫눈, 블루홀 등 벤처 창업 과정과 본엔젤스 대표 스타트업 투자가로 활동하면서 쌓아온 경험과 자신의 철학 등을 담담하게 풀어냈다. 벤처창업 후배들에 대한 조언을 아끼지 않았다. 그는 “남과 다른 길을 걷는 것을 두려워하지 말라”며 창업가의 뚝심을 최대 덕목으로 꼽았다.



-10년간 투자한 스타트업은 얼마나 되나. 성공사례와 실패사례도 소개해달라.

▶본엔젤스 전체적으로 100개 이상의 스타트업에 투자했다. 이중 내가 주도한 투자는 30개사를 조금 넘는다. 본엔젤스는 여러 명의 파트너들이 각각의 투자기업을 관리하는 형태로 운영된다. 수익규모는 아직 상장이나 매각을 안 한 투자기업도 있기 때문에 정확히 계산할 순 없다. 하지만 보수적으로 잡아도 두 자릿수 이상이 될 것이다. 가장 성공적인 곳은 배달의민족을 서비스하는 우아한형제들이다. △매드스마트 △버드뷰 △씽크리얼스 △위트스튜디오 △카닥 △캔들 △퀵켓 등 SK, 네이버, 카카오 등 주요 기업에 매각한 사례도 있다.


투자 실패 사례도 없지 않다. 가장 기억에 남는 건 이성 매칭 서비스 기업이 있었다. 창업자와 팀 구성원, 시장 상황 등 면면을 봤을 때 성공할 것이라는 확신이 들었다. 하지만 당시는 모바일 벤처투자가 위축되던 시기였고, 사업 아이템에 대한 후속 투자사들의 평가가 그다지 호의적이지 않아 결국 그 회사는 사업을 접었다. 가장 아쉬우면서도 뼈아픈 기억이다. 하지만 시간을 돌려도 이 기업에 다시 투자했을 것이다.


-본엔젤스는 한번 투자한 회사에 추가 투자하지 않는다는 원칙이 있다고 들었다. 왜 그런가.

▶시장에 잘못된 편견을 줄 수 있어서다. 본엔젤스가 후속투자를 하는 회사는 성공확률이 높은 회사, 아닌 곳은 실패 가능성이 큰 회사로 오해할 수 있다. 다만 후속 투자자와 창업자가 요청하는 경우에는 지분율에 따라 자동으로 후속투자를 진행하기도 한다.


-본엔젤스를 창업했지만 최근 고문으로 물러났다.

▶만일 장병규가 없어도 본엔젤스가 존재할 수 있느냐는 질문을 많이 받는다. 존재할 수 있고, 존재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투자 성공률이 높은 파트너들이 본엔젤스 안에 많이 있다. 본엔젤스가 지속 가능한 자생력을 갖추면 유의미한 사회적 가치가 있는 기업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 (본엔젤스는 수억 원 안팎의 종잣돈을 지불하는 국내 최초 초기 스타트업 투자·지원 기업이다.)


-예비 창업자들에게 꼭 당부하고 싶은 조언이 있다면.

▶얼마 전 KAIST에 한 세미나가 있는데 주제가 ‘리스크 없이 창업하기’더라. 위험요소 없는 창업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이런 주제가 먹히는 건 그만큼 위험을 피하고자 하는 요즘 학생들의 심정을 반영한 것으로 보인다. 남들과 다르게 살지 말라고 강요하는 교육 현실과 미흡한 사회 안전망, 턱없이 부족한 청년 일자리 등의 영향 때문인 것 같다. 확실히 말할 수 있는 건 남들과 좀 다르게 살아도 충분히 괜찮은 삶을 살 수 있다는 점이다. 주변의 조언과 정보를 충분히 경청하되, 자신만의 주관을 갖고, 좀 다른 길이라도 뚝심 있게 걸어가길 바란다.


-중소벤처기업부를 신설하는 등 새 정부가 스타트업 육성 의지를 강조하고 있다. 정부에 바라는 점이 있다면.

▶창업 기업의 규모나 사회적 영향력 등을 고려해 투트랙 규제 정책을 마련했으면 한다. 현재도 중소기업, 중견기업, 대기업에 따라 정부 규제에 차등을 둔다. 스타트업 역시 각각의 환경과 사업분야 등을 고려해 부작용보다 사회적 이익이 큰 분야는 과감히 규제를 풀고, 대신 사회적 파장이 큰 분야에 대해서만 선별적으로 규제를 적용해야 한다. 1990년대 벤처 버블은 부작용도 컸지만 네이버, 다음(현 카카오), 넥슨 등 걸출한 벤처기업들이 탄생할 수 있는 계기가 됐다. 한꺼번에 규제를 없애거나 강화하긴 쉽지 않다. 규제를 이원화해 산업 혹은 기업이 일정 수준 이상으로 성장할 때까지 규제를 풀고, 이후 상황에 따라 규제를 강화하는 방안도 검토해야 한다.


-인공지능, IoT 등 신기술 등장에 따른 사회의 변화가 예상된다. 향후 IT 시장 전망을 어떻게 보나.

▶1995년 니콜라스 네그로폰테 교수가 ‘Being Digital’(한국 출판명 ‘디지털이다’)라는 책을 발간했고 빌 게이츠도 ‘생각의 척도’라는 책을 냈다. 이들의 생각을 관통하는 것은 기존 아날로그를 ‘0101(2진법)’으로 전환하는 디지털 시대가 도래했다는 것이다. 인공지능이나 IoT 등 최신 기술도 큰 의미에서 디지털의 확장으로 볼 수 있다. 과거 서버·통신·장비 기술 및 비용의 한계가 있었던 IT기술이 가성비를 갖추게 되면서 기존 아날로그 산업의 디지털화가 더욱 가속화되고 있다고 생각한다. 자율주행차가 상용화되면 많은 일자리를 로봇이 대신하게 된다. 물론 이를 상쇄할 일자리가 새롭게 만들어질 것이라는 예상이 있지만 이와 별개로 부의 쏠림현상이 가속화되고 사회적 갈등과 부익부 빈익비는 심화될 우려가 있다. 그 충격을 막기 위해 기업들에게 거둔 세금으로 안전망을 강화하고, 부를 재분배하기 위한 전 사회적인 논의가 필요하다.


-사업 얘기로 돌아가자. 블루홀이 개발한 ‘배틀그라운드’가 화제다.

▶대박을 넘어 초대박이다. 우리가 처음 기대한 것보다 더 큰 호응을 받았다. 미래 가능성도 예상을 뛰어넘을 것으로 기대된다. 사업은 ‘운칠기삼’이라고 한다. 운이 좋은 측면도 있다. 큰 호응을 해주는 이용자들께 감사드린다.


-블루홀의 성장 방향이 있나.

▶블루홀의 모토는 ‘제작의 명가’다. 제작에 방점을 두고 필요하다면 자체 서비스를 강화하는 것이 블루홀이 가야 할 길이라고 생각한다. 단순히 게임을 통해 돈을 버는 것을 넘어 게임 장르를 개척하고, 이용자들에게 새로운 즐거움을 주는데 주력하고자 한다. 블루홀이 자동차라면 게임개발은 엔진이다. 게임 개발 외에 조직구성, 글로벌 역량 등 갈 길이 멀다. 향후 엔진을 제외한 모든 구성품의 변화와 업그레이드에 나설 계획이다. 다 바꿀 생각이다. 특히 북미·유럽·중국·일본 등 규모가 큰 시장에서 통하는 체질을 만들겠다.




케이스 스터디 2


원숭이 코로나19 감염모델 완성 '초읽기'…내달 초 비임상 투입

[코로나19 긴급 화상인터뷰]김장성 한국생명공학연구원 원장]


정부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대항할 수 있는 치료제 개발을 위해 이달 말까지 영장류(원숭이) 감염모델을 개발한다. 원숭이 감염모델은 다음 달 코로나10 치료약물 효능 검증에 바로 투입된다.


이들 지난 9일 문재인 대통령이 직접 코로나19 치료제·백신 개발을 독려한 것을 계기로 코로나 치료제 개발 속도에 탄력이 붙고 있다는 신호다. 영장류 실험을 맡은 한국생명공학연구원(이하 생명연) 김장성 원장은 머니투데이와의 인터뷰를 갖고 “약물 치료 효과의 빠른 검증을 위해 다음달 초부터 영장류 코로나19 감염모델을 비임상 실험에 투입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생명연은 사람과 가장 유사한 유전자 구조를 가진 영장류를 대상으로 치료제의 유효성과 백신 후보를 검증하게 된다. 영장류 감염실험에 투입되는 약물은 안정성이 이미 검증된 약물들이다. 미 식품의약국(FDA) 등에서 승인한 치료 약물 가운데 코로나19에 효과가 있는 약물을 발굴하는 ‘약물 재창출’ 실험이 우선 진행된다. 현재 파스퇴르연구소는 정부 긴급연구자금을 지원받아 2500여 종의 약물을 대상으로 세포실험을 진행, 코로나19 치료효능이 있는 복수의 후보 약물을 발굴했다.


통상 치료제 개발에 5년 이상 기간이 걸리지만, 약물 재창출 실험을 통해 빠르면 6개월 내 의료 현장에 투입할 치료제를 찾아내는 게 목표다. 영장류 실험에 코로나19 치료제 개발의 성패가 달렸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생명연 오창분원은 국내에서 고위험 바이러스에 감염된 영장류 실험까지 가능한 ABL3(동물생물안전3등급) 연구시설을 갖추고 있다. 김 원장과 지난 9일 머니투데이 본사와 대전 본원을 잇는 화상 인터뷰로 만났다.

 

대전 생명연 본원 집무실에서 노트북으로 화상인터뷰하고 있는 김장성 한국생명공학연구원 원장/사진=생명연


-코로나19 치료제 개발을 위한 영장류 실험을 진행할 예정이라 들었다. 준비상황은.


▶코로나19 치료에 가장 효능을 보이는 약물을 발굴해 의료 현장에 연구 결과를 제공하는 것은 무엇보다 중요하다. 국민들이 기대하는 코로나19 사태 종식과 직결되는 사안이기도 하다. 생명연은 지난 2월 질병관리본부로부터 ‘코로나19’ 바이러스를 확보해 현재 오창분원 ABL3 시설에서 바이러스 배양과 정량화를 진행 중이다. 코로나19는 호흡기 감염병이다. 주사가 아닌 코나 기도로 바이러스를 직접 묻혀 코로나 감염 모델을 만든 뒤 비 감염군과 대조해 세포 단위 실험을 진행한다. 이달 말까지 감염 모델 개발을 완성하는 게 목표다. 이르면 5월 초 비임상 실험에 투입된다.


-마우스(쥐)가 아니라 왜 영장류인가.


▶코로나19 바이러스는 표면에 스파이크 단백질이 있다. 이를 통해 세포 속에 있는 바이러스 수용체(ACE2)와 결합해 몸속으로 침투한다. 침팬지, 고릴라 등 영장류는 인간과 수용체 염기서열(유전정보)이 가장 비슷하다. 기존에 실험동물로 많이 사용하는 생쥐는 수용체 서열이 달라 감염병을 일으킬 수 없다. 코로나19 바이러스는 비말(침방울) 등에 의해 공기 중으로 전파되는 등 감염력이 높다. 때문에 일반 실험실에선 실험 자체가 위험하다. ABL3급에서만 실험할 수 있다. 생명연 오창 분원은 국내에서 고위험성 바이러스를 영장류에 시험할 수 있는 국내 유일한 시설이다.


-실험에 투입되는 영장류 규모는.


▶한 번에 18마리가 투입된다. 이 안에서 몇 개 그룹을 나눠 진행한다. 이를테면 치료제의 경우 한 약물당 5마리씩, 3가지 약물을 한 번에 시험할 수 있다. 나머지 3마리는 바이러스만 접종해 약물의 효능을 검증하는 데 사용한다. 또는 A라는 약물을 가 그룹엔 10g, 나 그룹엔 20g, 다 그룹엔 50g씩 용량을 다르게 투여해 효과를 보는 실험도 할 수 있다. 이런 조합은 시험의뢰 회사 요구에 따라 다양하게 바뀔 수 있다. 원숭이 모델 한 마리당 시험비용이 2500만 원에 달한다. 그만큼 연구도 신중하게 진행된다.


-어떤 치료약물들이 영장류 실험을 하게 되나.


▶통상 치료약 개발은 평균 10년 이상의 기간과 3조원 이상의 막대한 자금이 들어간다. 하지만 우리는 당장 의료현장에 쓸 수 있는 치료제가 필요하다. FDA에서 승인한 안전성이 확보된 시판약 중 코로나19에 효과적인 약을 찾고 있다. 현재 그런 약들을 화학연구원과 파스퇴르연구소에서 스크리닝(선별검사) 하고 있으며, 대략 17종이 후보군으로 압축됐다. 천식약 알베스코(성분명 시클레소니드)도 그중 하나다. 외부 감염병 전문가들로 구성된 약물선정위원회를 통해 우선순위 후보약물이 결정된다. 우선순위가 결정되면 이를 영장류 감염 모델에 주입해 바이러스를 치료하거나 막을 수 있는지를 알아보는 비임상실험에 착수한다. 이르면 다음달 초 진행된다.


-영장류 실험기간은 대략 얼마나 걸리나.


▶감염 전 원숭이를 안정화하는 단계, 실제로 감염을 시키고 검체를 채취해 분석하는 과정이 한 사이클이다. 대략 한 달 정도 걸린다. 약물 재창출 연구는 이미 허가를 받은 약물을 사용해 안전성이 검증돼 있다. 효과만 증명하면 바로 시장에 나올 수 있다. 유의미한 결과가 나오면 곧바로 사람에게 적용하는 임상단계로 진행할 수 있게 된다.



  

서울 광화문 머니투데이 본사에서 성연광 정보미디어과학부장이 대전광역시 유성구 한국생명공학연구원 본원에 있는 김장성 생명연 원장과 화상인터뷰를 하고 있다./


김장성 한국생명공학연구원장은 누구  

한국생명과학연구원 김장성 원장/사진=생명연김장성 한국생명공학연구원(이하 생명연) 원장은 약 35년간 유전병·감염병 신속 진단, 바이러스·세균 감염병 백신 개발 등 다양한 신약개발 분야에서 전문역량을 쌓아온 생명공학자다. 한국과학기술원(KAIST)에서 종양생물학 박사학위를 취득하고 미국 텍사스주립대학교 MD앤더슨 암센터 박사후연구원, (재)목암생명공학연구소 이사를 거쳐 한국생명공학연구원에 책임연구원으로 합류했다.


김 원장은 특히 암 전이 및 항암제 신약 중개연구 전문가로 꼽힌다. 2009년 국내 최초로 혈관신생억제 항암제 ‘그린스타틴’의 미국 FDA 임상1상 시험 승인을 획득했다. 대한민국 바이오 항암제로는 최초로 국제 임상시험에 진입하는 데 성공한 것이다. 이 성과는 항암제 분야 타깃 발굴 기초연구에서부터 대량생산, 비임상 안전성·유효성 검증, 나아가 국제협력을 주도해 국내 신약개발 역사에 한 획을 그었다는 평가를 받는다. 그는 우수한 연구성과로 국가 과학기술 발전에 기여한 공로를 인정받아 ‘2018년 대한민국 과학기술훈장’을 수훈했다.


김 원장은 생명연 미래연구정책본부장, 부원장을 역임하면서 기관 경영 감각을 키워왔다. 또 국가과학기술심의위원회 생명의료 전문위원 등을 거치며 우리나라 바이오 R&D(연구·개발) 정책 결정에도 큰 기여를 해왔다.


김 원장은 원장 취임 후 생명연을 건강하고 안전한 국민의 삶과 국가 바이오 경제를 구현하는 출연연구기관으로 도약시킨다는 포부다. 그는 소통과 상호존중을 기반으로 하는 행복한 직장 만들기에도 특별히 관심이 많다. 대형 연구성과는 구성원 간 협력과 소통을 통해 시너지를 발휘해야 가능하다는 게 그의 지론이다.


[약력]△1968년 충남 당진 △서울대 농생물학과 △KAIST 생화학 석사, 종양생물학 박사 △(재)목암생명공학연구소 이사 △미국 암학회 정회원 △한국생명공학연구원 미래연구정책본부 본부장 △한국생명공학연구원 부원장 △과학기술연합대학원대학교 교수 △국가과학기술심의회 생명의료전문위원회 위원 △한국생명공학연구원 원장


케이스 스터디 3


"우린 모터쇼에도 나가요"…美 시장서 인정한 韓 보안벤처


[초대석] 조규곤 파수닷컴 대표

“데이터 보안은 기술력은 물론 노하우가 필요한 전문 분야입니다. 글로벌 데이터 보안 시장에서 ‘톱 3’에 진입하는 게 목표입니다.”


파수닷컴은 해외 시장에서 인정하는 토종 보안 전문기업이다. 19년째 데이터 보안 사업에만 매달렸다. 한 우물만 판 덕분일까. 기술력이나 노하우는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DRM(디지털권한관리) 기술을 세계 최초로 상용화한 곳도 이 회사다. 문서나 디지털 음원 업계가 불법 복제를 막는데 보편적으로 활용되는 기술이다. 지금은 콘텐츠 보안부터 비정형·다크 데이터 관리, 개인정보 비식별화, 애플리케이션, 클라우드 보안 컨설팅 등 데이터 보안 전 영역을 아우르는 데이터 보안 회사로 발돋움했다.


조규곤 대표(60)의 꿈은 파수닷컴을 글로벌 기업으로 키우는 일이다. 2012년 미국 캘리포니아에 현지법인(Fasoo USA)을 세운 이래 7년째 묵묵히 문을 두드려왔다. 주변에선 “무모한 투자”라며 고개를 젓기도 했다. 그러나 기술과 시장에 대한 그의 믿음은 적중했다. 최근 해외 시장에서 굵직한 성과들이 나오고 있다. 미국 디트로이트에 소재한 자동차 부품회사 2곳과 잇따라 수주계약을 체결했다. 전기·자율주행차 시대를 맞아 기술문서 등 지적 재산권이 중요해지면 서다. 내년엔 국내 보안업계 최초로 디트로이트 모터쇼에도 참가할 예정이다. 미국 유수 금융기관과 통신사의 보안 프로젝트도 줄줄이 수주했다. 미국 시장에서도 기술력 면에서 마이크로소프트(MS)와 경쟁할 정도로 인정받고 있다.


조 대표는 “내년쯤 해외 사업이 흑자 전환기를 맞게 될 것”이라며 “해외에서 퀀텀 점프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고 자신했다. 최근 빅데이터·클라우드 시대를 맞아 데이터 보안 시장은 보안 솔루션 시장에서 가장 성장률이 빠른 분야로 주목받고 있다. 가트너 보고서에 따르면, 전체 보안 시장의 연평균 성장률이 10.3% 수준인데 비해 데이터 보안 성장률은 16%를 웃돌 것이라는 전망이다. 경쟁사이자 현지기업인 바로니스가 적자 회사인데도 증시에서 1조 원 이상의 기업가치를 인정받는 이유다. 26일 서울 상암동 파수닷컴 본사에서 조 대표를 만나 시장과 사업 전략에 대해 들어봤다.


-데이터 보안의 의미와 시장 전망은.

▶보안의 궁극적인 목표는 데이터를 지키는 일이다. 최근 보안 사고를 지켜보면 시스템을 파괴하는 것보다는 데이터 유출사고가 더 많다. 하지만 데이터 보안은 아무나 할 수 있는 사업이 아니다. 네트워크나 시스템을 지키는 것보다 훨씬 복잡하다. 데이터가 가만히 있지 않고 돌아다니기 때문이다. 그 과정에서 복사본이 나오기 때문에 지켜야 할 대상이 많아지고 복잡해진다. 전체 데이터 흐름을 꿰뚫는 통찰력과 노하우가 필요하다. 파일을 가장 처음 만든 사람이 누구인지, 몇 개의 복사본이 존재하는지 철저하게 관리하는 것이다. 예컨대 팀원 4명이 한 문서를 공유할 때 한 명만 문서를 복사해 옮겨도 보안은 뚫린다. 이런 프로세스를 관리하는 게 데이터 보안의 핵심이다. 파수닷컴은 19년째 데이터보안에 주력하면서 그 방법을 정확하게 파악하고 있다.


-최근 이미지나 영상 등 비정형 데이터의 중요성이 높아지고 있는데.

▶기업이 만들어낸 정보 가운데 그림이나 영상, 이메일 등 비정형 데이터가 80%를 차지한다. 비중도 많지만 가치 있는 정보도 정형 데이터보다 훨씬 많다. 이들 데이터에 대한 관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 이를 어떻게 관리하고 활용하느냐가 현안이 되고 있다. 가령, 기업이 생산한 데이터 가운데 52% 정도는 당사자도 내용을 파악하지 못하고 있는 ‘다크’(Dark) 데이터’다. 33%는 불필요한 데이터이고, 15% 정도만 비즈니스에 필요한 중요한 데이터다. 제대로 된 데이터 관리를 통해 다크 데이터는 없애고, 중요한 데이터만 찾아내 관리하는 기술이 필요하다. 보안의 기본은 ‘지켜야 하는’ 문서의 양을 줄이는 것이다.


-해외 사업 성과를 말해달라. MS 등 경쟁사들과 비교해 파수닷컴만의 강점이 있다면.

▶가장 최근엔 글로벌 자동차부품회사 데이터 보안 프로젝트를 수주했다. 올 들어 자동차 부품업체와의 수주만 두 번째다. 전기·자율차가 새롭게 등장하면서 자동차 부품이 변화하고 시장이 치열해졌다. 그 과정에서 기술 보호 중요성이 커졌다고 본다. 내년엔 파수닷컴이 디트로이트 모터쇼에 참가할 생각이다. 그동안 해외 보안 전문 콘퍼런스만 참석했는데 큰 변화다. 글로벌 금융사와 통신사와도 계약했다. 항공 관련 제조업체와도 계약을 진행 중이다. 그동안 해외 시장은 투자대비 성과가 기대에 못 미쳤지만, 지금은 확실히 변곡점에 들어섰다고 말할 수 있다.


-정부가 지난해 빅데이터 산업 활성화 계획을 내놨다. 국내 데이터 보안 시장도 열리지 않겠나.

▶정부가 빅데이터 산업 활성화 의지는 보였지만 아직 관련 법안들이 국회에서 통과되지 않고 있다. 그나마 지난해 유통, 통신, 금융사 일부에서 개인정보 비식별화 프로젝트를 시작한 게 다행일 정도다. 빅데이터 시장이 본격적으로 개화되기 위해선 규제 개선이 선행돼야 한다. 정부의 빅데이터 사업 역시 법안 개정이 이루어지지 않다 보니 시범 사업에만 머물고 있다. 세상에 완벽한 법은 없다. 우선 시행해 보고 문제가 있으면 고쳐나가는 게 현명하다. 자칫 시기를 놓칠 수 있다.


-5G 시대에 새롭게 나타날 주요 보안 위협이 있다면. 또 기업 보안 강화를 위해 지켜야 할 것은.

▶보안에는 끝이 없다. 보안을 위해 솔루션 하나를 도입하면 끝이라는 인식을 버려야 한다. 리스크 관리는 반복돼야 한다. 예컨대 보안 솔루션을 도입하면 리스크는 100에서 50으로 줄어든다. 나머지 50만큼의 위협도 지속적으로 관리를 해줘야 하는데 그런 인식들이 부족하다. 5G 시대에는 IoT(사물인터넷) 디바이스들이 엄청나게 늘어난다. IoT는 데이터를 생산한다. 단순 데이터일지라도 모이면 골치가 아파진다. 5G 네트워크로 이동하는 데이터는 관리가 힘들어진다. IoT 소프트웨어 보안부터 강화해야 한다.


-자회사 스패로우의 IPO(기업공개)는 언제쯤.

▶스패로우는 2021년 상장이 목표다. 최근 몇 년간 30% 성장률을 이어왔다. 내년까지 성장세를 이어간다면 IPO는 문제가 없다. 변수는 해외 투자사들이 스패로우 기술에 관심이 많다는 점. 때문에 우리나라가 아닌 나스닥 상장도 검토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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