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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세인트 Feb 19. 2023

현장감 팍팍 드는 르포 기사 쓰기

디테일하게 묘사하라

1. [르포] 혹은 [현장] 기사의 묘미는 뭐니뭐니 해도 현장감이다. 다큐멘터리 프로그램의 방송 대본을 따라 쓰듯 현장을 디테일하게 묘사하라. 현장 가이드처럼 해당 지역/건물을 친절하게 안내한다고 상상하며 글을 써 보자. 르포 기사에서 현장감을 살릴 수 있는 기본 스킬이다.


[예시 1] 차를 타고 샌프란시스코 공항부터 남부 밸리도로를 타고 30분가량 달리면 나오는 레드우드시티.
[예시 2] 지난 10일 오후 3시, 강원도 양양군 점봉산에 있는 한국수력원자력의 양양 양수발전소. 기자와 사진기자, 5명의 연구진은 삼엄한 경비 속에 신분 확인 후 임시 출입증을 발급받았다. 발전소 입구에서 2대의 차로 나눠 탄 뒤 바리케이드를 S자로 꺾으며 지하로 경사진 구불구불한 터널을 따라 수㎞를 천천히 내려갔다.


2. 장문보다는 짧은 단문 위주의 문장이 현장을 묘사하는데 훨씬 유리하다. 가급적 짧게 짧게 끊어서 기사를 쓴다. 


3. 군데군데 현장 관계자들의 멘트를 넣는다면 보다 디테일한 현장 기사가 될 수 있다. 현장 사진들을 가급적 많이 배치해 보자.


4. 르포 기사에 현장 대표나 책임자급 미니 인터뷰를 넣어보자. 간단한 질의응답식 인터뷰 형식이라도 좋다.



케이스 스터디-1


[디지털프리즘] 하늘 나는 '우버 택시', 서울 상공서 볼 수 있나


샌프란시스코(미국)=성연광 정보미디어과학부장입력 2018. 7. 16.


<세상을 바꾸는 발칙한 상상 下> 불붙은 플라잉 카 개발 경쟁..'우버에어' 서비스 개발 현장 가보니  


[편집자주] 평일 출퇴근 시간. 당신이 꽉 막힌 서울 도심 한복판에 있다면 한 번쯤 떠올려봤을 법한 상상. “하늘을 나는 택시가 있다면.” 그 상상은 곧 현실이 된다. 빠르면 2년 후부터 전 세계 주요 도시에서 플라잉 택시(Flying Taxi)가 날아다닐 전망이다. 전 세계 차량 공유 열풍을 불러일으켰던 우버 역시 플라잉 택시로 또 한 번 라이드 혁명을 예고하고 있다. 지상택시 수준의 운임 가격을 목표로 서비스하겠다는 ‘우버에어’가 그것이다. 한국언론진흥재단 우주항공데스크 아카데미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우버에어’ 서비스 개발 현장을 직접 찾았다.


우버는 2020년 플라잉 택시 서비스 '우버에어'를 시범 운영키로 했다. /사진제공=우버.


100년 넘은 선박 건조장을 리모델링한 우버 미래전략실. /사진=성연광 기자.


# 지난달 27일(현지시간) 방문한 샌프란시스코 70번 부둣가. 이 지역은 선박 관련 공장들이 즐비한 공업지대다. 지은 지 100년이 넘었다는 붉은색 건물에 들어서자 색다른 풍경이 펼쳐졌다. 널따란 사업장 양 옆은 2~3층 첨단 사무공간으로 꾸며졌다. 띄엄띄엄 보이는 오픈 회의 공간에선 직원들이 대화를 나눈다. 건물 내부에 사물을 나를 수 있는 천정 거중기는 얼마 전까지 이곳이 선박 건조장이었음을 짐작케 해 준다.


오랜 공장 건물과 첨단 사무실이 조화를 이루는 이곳. 우버의 미래 서비스를 책임질 ATGS&R(Advanced Tecknologies Group-Shipping & Receiving) 본부다. 이를 알려주듯 출입구 로비에 들어서면 우버 자율주행차와 플라잉 택시(우버에어) 모형이 낯선 방문객들을 맞이한다. 원래 선박 건조장으로 쓰이던 건물 4개 동을 올해 3월 우버가 장기 임대했다. 우버의 플라잉 택시 서비스 모델 개발은 ‘엘리베이트’ 팀이 전담하고 있다. 엘리베이트는 2년 전 플라잉택시 개발을 위해 우버 본사로부터 분리된 조직. 최근 프로젝트 총괄로 미 항공우주국(NASA) 출신의 개발자 마이크 무어를 영입하면서 주목을 받았다.


샌프란시스코 70번 부둣가에 위치한 우버 ATGS&R 본부. 100년 넘은 선박 건조장을 임대해 사용 중이다. /사진=성연광 기자.

     

2020년부터 수직이착륙 ‘우버에어’ 시범운영
스카이포트 착륙 전 우버X 지상대기 가능


우버에어는 최대 4명까지 탈 수 있고 4쌍의 프로펠러가 달려있다. 그림은 서비스 개념도. /사진제공=우버.


우버가 개발 중인 플라잉 택시 ‘우버에어’는 직각으로 뜨고 내릴 수 있는 수직이착륙기(eVTOL)다. 4쌍의 프로펠러가 달렸고 최대 4명까지 탈 수 있다. 헬리콥터처럼 상공에 뜬 다음 꼬리 부분의 프로펠러로 앞으로 비행할 수 있다. 최고 시속 320km로 날 수 있다. 동력은 전기. 한번 충전하면 약 96km까지 날 수 있다. 소음은 중형트럭의 절반 수준에 불과할 것이란 설명이다.


‘우버에어’는 도시 간 장거리 운행은 하지 않는다. 시내 택시처럼 도심 운행수단으로만 활용할 예정이다. 니킬 고엘 우버 엘리베이트 프로덕트 총괄은 “자동차로 1시간30분 갈 거리를 우버에어로 가면 15분이면 갈 수 있다”고 말했다. 서비스 초기엔 항공 조종사가 '우버에어'를 몰지만, 궁극적으로 무인 자율비행 택시로 운행된다.




우버는 힐이드 부동산 회사와 손잡고 미국 댈러스와 LA에 우버에어 200대가 뜨고 내릴 수 있는 ‘스카이포트’를 만들 예정이다. 스카이포트는 우버에어 승객을 태우는 일종의 ‘정거장’이다. 우버는 2020년 이들 도시에서 ‘우버에어’를 시범 운행하고 2023년부터 상용화한다는 목표다.


‘우버에어’만의 장점이라면 우버X와의 연계를 꼽을 수 있다. 우버에어 승객은 휴대폰 앱으로 우버X를 호출할 수도 있다. 운임이 너무 부담스럽진 않을까. 초기 운임은 다소 비싸겠지만 중장기적으로 일반 택시 요금 수준인 마일(1.6km)당 44센트(490원)까지 낮추겠다는 것이 우버의 목표다. 일부 특권층을 위한 교통 서비스가 아닌 '우버X'와 같이 일반인 누구나 쉽게 접근하는 대중교통 서비스로 만들겠다는 야심이다.


플라잉택시 '우버에어'가 뜨고 내릴 수 있는 스카이포트 구상도. 일반도로나 고속도로의 구획된 도시 형태를 돌이켜보는 개념으로 설계했다. /사진제공=우버




Humphreys&Partner사가 우버에 제안한 '우버 호버' 스카이포트. 벌집을 모양삼아 복수의 포트에 벌처럼 출입한다. 각 층마다 시간당 900명 승객이 이용할 수 있다. /사진제공=우버.

     

세계는 지금 ‘하늘 나는 자동차’ 개발 열풍
한국은 규제장벽, 플라잉 택시? 드론도 못 띄워


독일 스타트업 릴리엄이 개발한 2인승 플라잉카 '이글'. 항속거리가 300km에 달한다. /사진제공=릴리엄.


미래형 플라잉 카(Flying Car) 개발 열풍이 한창이다. 안전, 비용 등 산적한 난제들이 있지만, 부족한 주차공간과 교통체증, 대기오염 문제를 한꺼번에 해결할 미래 도시의 해법으로 주목받고 있다. 항공회사부터 자동차, 정보기술(IT) 업계까지 기술투자에 적극적으로 나서는 이유다.


다임러와 인텔이 3000만 달러를 투자한 독일 볼로콥터는 2인용 자율운항 플라잉 택시를 개발, 두바이 시 외곽에서 시험 운행 중이다. 40분 충전에 30분가량 비행할 수 있다. 두바이시(市)는 2022년 플라잉 택시 서비스를 상용화할 예정이다. 또 다른 독일 스타트업 릴리엄도 시속 180마일로 운항할 수 있는 수직이착륙기(eVTOL)을 개발, 내년 유럽 지역에서 시험 운행한다는 목표다. 중국 ‘큰손’ 텐센트가 투자했다. 래리 페이지 구글 창업자가 투자한 키티호크도 뉴질랜드에서 ‘코라’라는 에어택시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독일 볼로콥터가 개발한 2인승 플라잉카(VC200). 다임러와 인텔 등이 총 3000만 달러를 투자해 주목을 받았다. /사진제공=볼로콥터.



국내 상황은 어떨까. 한국항공우주연구원은 2012년 5시간가량 체공할 수 있는 틸트로터형 무인기를 개발했다. 이외 다수의 유·무인기 기술을 확보하고 있다. 삼성SDI, LG화학 등 세계적인 배터리 회사가 우리나라에 있다. 배터리는 플라잉 카의 핵심 기술 중 하나다. 그런데 도심에서 플라잉 카는 고사하고 드론(무인조종기)조차 띄우기 힘들다. 까다로운 항공 규제 탓이다. 한국의 규제장벽은 하늘에만 있는 게 아니다. 글로벌 트렌드와 동떨어진 갈라파고식 규제와 기득권 세력의 텃세에 가로막혀 ‘우버X’조차 발을 딛지 못하고 있다. 실제 ‘한국판 우버’로 불렸던 ‘풀러스’를 비롯해 승차 공유를 사업모델로 제시했던 스타트업들도 규제장벽을 넘지 못해 줄줄이 사업 좌초 위기에 직면해 있다. 말 뿐인 '규제 완화' 의지가 미래 산업의 싹을 자르고 있다는 지적이다.


황창전 항우연 항공연구본부 책임연구원은 “국내 유·무인기 개발 기술과 경험,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배터리·모터 산업 등 전후방 역량을 결집한다면 미래 신시장에서 기회를 잡을 수 있다”며 “이를 위해선 산업 활성화를 위한 제도 개선이 뒷받침 돼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인터뷰]에릭 엘리슨 우버 엘리베이트 총괄
“우버에어 운임, 지상 택시처럼 가격 싸질 것”


우버에어 사업을 총괄하고 있는 에릭 엘리슨 엘리베이터트 총괄이 '우버에어' 모형 앞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성연광 기자.


다음은 우버 엘리베이터팀을 총괄하고 있는 에릭 엘리슨과의 일문일답이다. 그는 마이크 무어의 보스이기도 하다.


-우버가 플라잉택시를 직접 개발하나.
우버는 라이드 공유 서비스 기업이다. 우리는 앱으로 연결하는 서비스를 구상하고 제공할 뿐 운송수단을 만들진 않는다. 보잉·앰브러러·카렘 에어크래프트(항공), 벨 헬리콥터(군용 헬리콥터 제조사), 피피스트럴(경비행기 업체) 등 5개 제조사가 우버에어를 개발 중이다.


-사업의 관건은.
얼마나 안전하고 경제적인 플라잉택시를 내놓느냐다. 항공 교통에 최적화된 앱 서비스를 구현할 수 있을 지도 관건이다. 무엇보다 지역 사회와의 협력이 중요하다.(실제 플라잉택시 운영과 스카이포트를 서비스하기 위해선 주 정부의 협조가 절대적이다.)


-가격 경쟁력이 있겠는가.
현재 헬리콥터 운임은 마일당 8.93 달러인데 우버에어는 서비스 초기 5.73 달러 수준에 책정될 것 같다. 이를 가까운 시일내 1.84달러로, 중장기적으로는 44센트까지 낮출 예정이다. 지상택시(마일당 35센트)와 맞먹는 수준까지 내리는 게 목표다.


-다른 우버 서비스와 연계하나.
당연하다. 우버에어는 우버X(택시공유 서비스)와 합쳐야 제대로 된 서비스라 할 수 있다. 스카이포트에서 또다른 스카이포트로 비행할 때 착륙 시간에 맞춰 우버X를 대기시킬 수 있다.


샌프란시스코(미국)=성연광 정보미디어과학부장 saint@mt.co.kr




[디지털프리즘]'11분에 3억' 우주여행? 당신의 선택은..


시애틀(미국)=성연광 정보미디어과학부장입력 2018. 7. 9.

[현장속으로] <세상을 바꾼 발칙한 상상 上> 블루오리진 '뉴셰퍼드' 우주캡슐의 비밀은  


블루오리진 '뉴 셰퍼드' 서비스 개요.


세계 최초 민간 우주 여행가는 미국의 백만장자 데니스 티토다. 2001년 우리 돈으로 약 200억 원을 들여 소유즈 우주선을 타고 국제우주정거장(ISS)을 갔다 왔다. 이후 6명의 민간인들이 더 우주을 다녀왔다. 한 번에 수백억 원을 지불해야 하는 초호화 여행코스였다. 수개월간 혹독한 훈련도 받아야 했다. 돈 많고 건강한 부호들의 특권이었다. 2011년 미 항공우주국(NASA)이 우주선 발사 중단 조치를 취하면서 이마저 명맥이 끊겼다.


이제 새로운 민간 우주여행 시대가 열린다. 우주개발 경쟁무대가 정부기관에서 민간기업으로 바뀌고 있는 가운데, 2억~3억 원대로 가격을 낮춘 우주여행상품 출시가 초읽기에 들어갔다. 블루오리진의 뉴셰퍼드(New Shepard) 로켓 우주 관광 상품(이하 뉴 셰퍼드)이 대표적이다. 블루오리진은 제프 베저스 아마존 창업자가 사비 5000억 원을 털어 2002년 설립한 민간 우주개발사다.


지난달 25일(현지시간) 시애틀-터코마 국제공항 인근 산업단지에 위치한 블루오리진 본사를 다녀왔다. 블루오리진이 한국 취재진에 응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한국은 물론 해외 언론의 취재요청에 이 회사가 까탈스러웠던 건 NASA로부터 기술이전을 받았다는 이유로 보안에 민감해서다. 국내는 물론 해외 취재진 방문을 수용하는 것 자체가 이례적이다. 블루오리진 측은 취재단 방문은 승낙했지만, 사진 촬영은 물론 노트 기록도 허용하지 않았다.)


  


11분짜리 짜릿한 우주여행?…뉴셰퍼드 우주 캡슐 앉아보니




뉴 셰퍼드 우주관광에 사용될 우주캡슐. 발사대 승강기를 이용해 탑승한다. /사진제공=블루오리진.



블루오리진 본사 사무실과 연결된 사업장. 이곳 중앙엔 내년부터 서비스될 ‘뉴 셰퍼드’ 우주선(캡슐)이 놓여있다. 49.2㎡ 넓이의 원통형 캡슐 내부로 들어가자 가장자리를 따라 서로의 꼬리를 물고 이어진 6개의 승객 좌석이 눈에 들어온다. 의자 밑으론 X자 모양의 엑슬이 있다. 비행 상황에 따라 여행자들이 180도로 누울 수 있고 앉을 수 있다. 몸무게의 3.5배 중력까지 견딜 수 있도록 고안됐다. 심플하지만 착좌감만큼은 영락없는 최고급 자동차 시트다. 기자가 앉고 누워보니 마치 무중력 안마의자처럼 안락했다.


뉴 셰퍼드 서비스는 언뜻 거대 자이로드롭을 연상시킨다. 지상 발사대에서 로켓을 수직 100㎞ 상공(카르만선: 지구와 우주의 경계점)에 쏘아 올리면, 이후 우주캡슐이 로켓과 분리돼 130㎞까지 홀로 활공하다 지구로 떨어진다. 우주 여행자들은 로켓이 발사될 때 초속 11㎞에 달하는 속도감을 맛볼 수 있다. 승객들은 1.2m 높이의 대형 창문 너머로 지구를 감상하거나 무중력 체험을 할 수 있다. 캡슐이 땅에 낙하하기까지 걸리는 시간은 총 11분이다.


블루오리진은 올해 4월 미국 텍사스 발사대에서 8번째 뉴 셰퍼드 로켓을 발사했다. 결과는 성공적이다. 사람 대신 더미 마네킹 ‘스카이워커’를 태웠는데, 부서짐 없이 발사대 인근 사막에 무사히 착륙했다고 한다.


블루 오리진의 뉴 셰퍼드 우주캡슐. 최대 6명까지 탑승할 수 있다. 좌석 밑에 X자 형태의 엑슬이 있어 180도로 누울 수 있다. /사진제공=블루 오리진


관건은 사람이 탈 경우에도 안전을 담보할 수 있느냐다. 안내를 맡은 블루오리진 관계자는 “여러 안전장치로 놀이 공원의 롤러코스터를 타는 정도의 중력 압박을 견딜 수 있다면 우주여행을 하는데 전혀 무리가 없다”고 설명했다.


우주캡슐 낙하 시 낙하산이 펴진다 해도 지상충돌 충격이 만만치 않을 듯싶다. 2008년 한국 우주인 이소연씨도 캡슐을 타고 지구로 귀환할 때 받았던 추락 충격에 허리부상을 입었다. 이 회사 홍보담당 케이틀린 디트리치씨는 “땅에 착륙할 즈음 역추진 엔진이 분사된다”며 “때문에 가볍게 땅에 안착할 수 있어 이전 우주캡슐들과 달리 안전하다”고 강조했다.


블루오리진은 빠르면 올 하반기 시범 유인 비행을 거쳐 내년부터 유인 비행을 상용화할 예정이다. 여행 비용은 한 회당 3억 원 내외. 11분간의 여행치곤 살 떨리는 금액이지만 대기자 수가 벌써 700명에 달한다.


뉴 셰퍼드 1호를 타게 될 6명의 주인공은 누굴까. 블루오리진측은 “누굴 태울 지 아직 어떤 기준도 정해지지 않았다”면서도 “아마도 내부 직원들을 상대로 자원을 받을 것 같다”고 귀띔했다.


블루오리진 뉴 셰퍼드 로켓이 발사돼 우주여행 캡슐을 분리한 후 다시 지상으로 착륙하는 장면. 이처럼 로켓 재활용을 통해 우주여행 및 위성 발사 비용을 낮출 수 있다는 게 블루오리진 측 설명이다. /사진제공=블루오리진.    


민간 우주여행시대 개막…너도나도 우주관광 사업



버진갤럭틱의 우주여행선 '스페이스십투'. 양쪽 비행기 모양의 모선에 탑재돼 하늘을 난 뒤 분리돼 카르만선까지 혼자 유영한다. /사진제공=버진갤럭틱.



블루오리진처럼 카르만선까지 다녀올 수 있는 우주관광 상품은 또 있다. 버진갤럭틱의 '스페이스십투' 프로그램이다. 버진갤럭틱은 브랜슨 버진 그룹 회장이 설립한 우주 관광회사다. 여행방식은 뉴 셰퍼드와 차이가 있다. 로켓이 아닌 비행기를 이용한다. 비행기 두대가 붙어있는 형태의 모체 비행선이 상공 15㎞까지 끌어올린다. 이후 모체에서 분리돼 마하 1.9 속도로 카르만선까지 치솟다 지상에 낙하한다. 총 비행시간은 25분. 가격은 1회당 25만 달러다. 지난 5월 캘리포니아 사막에서 시험비행에 성공했다.


이외 스페이스X와 보잉은 고도 400㎞에 떠 있는 ISS에 우주인을 싣고 보내는 유인 비행 사업을 준비 중이다. 스페이스X의 경우, 달까지 보내는 유인 우주선도 띄운다는 계획이다. 돈만 있다면 우주여행을 꿈꿔 볼 수 있는 시대가 열린 것만은 분명해 보인다.


新우주산업 만든 '괴짜' 거부들: 제프 베조스 Vs 일론 머스크

올해 2월 플로리다주 케네디우주센터에서 시험발사된 스페이스X의 팔콘헤비 로켓. /사진제공=스페이스X.


그들은 왜 우주여행 상품 개발을 뛰어들었을까. 블루오리진을 설립한 제프 베저스의 ‘우주 철학’은 확고하다. “우리는 언제가 이 지구를 떠날 것이고, 지구는 지금보다 더 좋아질 것”이라고. 심지어 그는 환경오염의 주범인 중공업 산업을 달로 옮기자고도 제안했다. 뉴 셰퍼드는 이같은 베저스의 꿈을 실현하기 위한 첫 단추다. 보다 많은 사람들이 우주를 경험하고 공감대를 형성하는 게 중요하다. 수익화로 비전 달성을 위한 시드머니도 챙길 수 있다.


블루오리진은 뉴셰퍼드에 이어 2020년 발사를 목표로 차세대 대형 로켓 ‘뉴글랜’도 개발 중이다. 스페이스X의 ‘펠컨 헤비’와 견줄 만한 성능을 갖췄다고 한다. 달에 중공업 설비들을 실어나르기 위한 여정이 시작된 셈이다. 베저스는 매년 아마존 주식 10억 달러어치를 팔아 우주개발에 투자하겠다고 공언하기도 했다.


베저스의 최대 라이벌은 일론 머스크 스페이스X CEO다. 머스크는 베저스보다 2년 늦게 우주 사업에 뛰어들었지만, 그의 스페이스X는 명실공히 민간 우주개발 산업을 대표하는 간판 기업이 됐다. 머스크의 꿈은 2024년까지 화성에 지구인들을 이전시키는 것이다. ‘달(베저스)’이냐 ‘화성(머스크)’이냐의 차이는 있지만 ‘인류 터전의 우주 확장’이라는 점에서 둘은 더 없는 동지다


뉴 셰퍼드 시험발사장에서 현장을 지켜보고 있는 제프 베저스 아마존 회장. /사진제공=블루오리진.


이들의 우주투자를 ‘값비싼 취미’쯤으로 보는 시각도 아직 많다. 하지만 더 많은 인류와 화물을 우주로 보내겠다며 시작된 이들의 무모한 도전(?)은 2030년 700조 원 규모로 커질 신(新) 우주산업의 발사대가 되고 있는 건 틀림없는 사실이다. 실제 이들이 경쟁적으로 개발 중인 재활용 로켓 기술은 우주 발사 비용을 획기적으로 낮추고 있다. 또 우주여행 등 다양한 비즈니스를 파생시키고 있다.


한국항공우주연구원 주광혁 미래융합연구부장(박사)은 “민간 우주시장이 싹을 틔울 수 있었던 건 이들 IT 거부들의 기발한 상상력과 과감한 투자 덕분”며 “한치 양보 없는 이들의 자존심 싸움이 우주 경쟁 패러다임을 관(官)에서 민(民)으로 빠르게 바꾸고 있다”고 말했다.


시애틀(미국)=성연광 정보미디어과학부장 saint@mt.co.kr



샤오미 사무실 없는 세가지..'출근도장' '복장규정' '성과관리'


베이징입력 2014. 12. 22. 05:00수정 2014. 12. 22. 05:00


[르포]中 샤오미 가보니..'자유로움에서 혁신적 상상력 나온다'  


[베이징(중국)=성연광 기자 ][[르포]中 샤오미 가보니…'자유로움에서 혁신적 상상력 나온다']



`계단 대신 미끄럼틀' `회의실 대신 카페' '공지판 대신 낙서장'


중국 베이징 하이덴구에 위치한 중찬빌딩. 이곳은 샤오미의 신규 사무실이다. 설립 초창기 14명에 불과했던 샤오미 전체 직원수가 3년 만에 7000명으로 늘면서 새롭게 임대했다. 본사 건물로부터는 불과 500m 남짓 떨어져 있다.


19일 기자가 이곳 건물로 들어서자 중앙계단 옆쪽과 2층 복도와 연결된 미끄럼틀이 한눈에 들어왔다. 직원들이 스트레스를 풀거나 마음 내킬 때 계단 대신 한번씩 타고 내려올 수 있는 일종의 `펀(Fun) 통로'다.



안내 데스크 옆쪽의 회의공간들. 이곳은 마치 분위기 좋은 오두막 카페를 연상시킨다. 본사 로비 한 켠에는 예쁘게 장식된 강아지 집도 있다. 실제 강아지도 살고 있다. 얼마 전 유기된 강아지를 직원들이 데려다 키우고 있다. 2층 사무실 복도에서는 오전 업무시간임에도 5~6명의 직원들이 탁구를 즐기고 있다. 마치 사무실이 아닌 테마 커피숍을 찾은 느낌이랄까.


◇ 샤오미 3無…`출근도장' `복장규정' '성과관리'=2000여명의 샤오미 직원들이 근무하는 이곳 사무실 경관은 샤오미 창업자 중 한 명인 리완치앙 부사장이 직접 챙겼다고 한다. 직원들의 업무 공간도 제각각 개성이 넘친다. 한 관계자는 리 부사장이 자신만의 사무공간을 꾸미도록 직원 한 명당 100위안씩 지급했다고 귀띔했다. 사무실 외벽에 붙은 회사 공지판은 빽빽한 일정 대신 만화 캐릭터들로 채워져 있다.


조직문화도 자유롭다. 샤오미에서는 엄격한 출퇴근 관리나 복장 규정이 따로 없다. 직급체계도 단순하다. CEO 밑에 각 팀장과 엔지니어가 있을 뿐 나머지는 직급이 없다. 리레이 샤오미 홍보담당 수석 매니저는 "기계적인 규정에서 벗어날 때 혁신적인 아이디어가 나올 수 있다는 것이 창업자의 생각"이라고 전했다. 직원 누구나 레이쥔 회장에게 메일이나 메시지로 직접 소통할 정도로 수평적이다.


흔한 성과관리 지표도 없다. 대신 성과에 따른 다양한 보상 프로그램은 적지 않다. 엔지니어들에게 주는 '팝콘상'이 대표적이다. 샤오미는 매주 소프트웨어 업그레이드를 단행한다. 여기에 참여한 엔지니어들을 대상으로 샤오미 팬들이 투표해 가장 많은 표를 받은 우수 직원에게 부여되는 상이다. 샤오미 개발자들 사이에서는 가장 큰 영예로 통용되고 있다.


◇ 샤오미 돌풍, 숨은 비결 3選=첫 스마트폰이 출시된 지 2년 6개월 만에 세계 3위 스마트폰 기업으로 도약한 데는 샤오미 만의 혁신전략이 곳곳에 숨어 있다. 샤오미는 오프라인 매장이 없는 유일한 휴대폰 제조사다. 매스미디어 광고도 없다. 오로지 인터넷으로만 판매되고, SNS로 홍보된다. 레이쥔 회장은 "스마트폰 동급기준 판매가격을 경쟁사의 절반 정도 싸게 내놓을 수 있는 것도 이 같은 운영방식 때문"이라고 말했다.


자체 개발한 `미유아이(MIUI)' 플랫폼도 샤오미의 자랑이다. 올해 전체 누적


판매 목표가 6000만대지만 이미 사용자수는 8500만 명을 넘어섰다. 미유아이 이용자 중 타사 안드로이드 사용자 수도 꽤 있다는 얘기다. 꾸준한 기능 개선을 위해 매주 거르지 않고 SW가 업데이트되는데, 이때 온라인을 통해 제안된 소비자들의 의견도 적극 반영된다. 이용자들과 함께 만드는 SW 시스템인 셈이다.


휴대폰을 판다기보다는 참여감을 판다는 말도 그래서 나온다. `미펀(Mi-Fan)'이란 샤오미 팬클럽까지 생겼다. 궁극적으로 샤오미가 지향하는 수익모델은 인터넷 서비스다. 자체 개발한 `미유아이'로 모바일 플랫폼을 장악한 뒤 이에 기반한 콘텐츠 서비스로 수익을 창출하겠다는 구상이다. 레이쥔 샤오미 회장도 "샤오미를 단순 하드웨어 제조사로 보지말아달라"고 여러 번 강조했다.


무풍 질주를 거듭하던 샤오미에게도 아킬레스건이 있다. 초창기부터 샤오미를 괴롭혀왔던 `카피캣' 논란이 그것이다. 작년만 해도 `짝퉁 애플'이란 조롱을 받는데 그쳤던 샤오미가 단숨에 세계 서열 3위 반열에 올라서자 경쟁사들의 견제도 본격화되고 있다. 최근 인도 시장에서 특허침해 건으로 판매금지 조치를 당했던 게 그 서막이다. 리레이 매니저는 "글로벌화를 위해 한번 거쳐야만 될 성인식으로 본다"고 에둘러 표현했다.


머니투데이 베이징(중국)=성연광 기자




'제2의 알리바바' 꿈꾸는 中청년들..車庫카페 가보니


베이징입력 2014. 12. 23. 05:43수정 2014. 12. 23. 08:46


[르포]커피값으로 '한달 사무실 사용'..알리바바·바이두·샤오미 신화 뒤 中청년창업 열풍  


[머니투데이 베이징(중국)=성연광 기자 ][[르포]커피값으로 '한달 사무실 사용'…알리바바·바이두·샤오미 신화 뒤 中청년창업 열풍]



중국 베이징 중관촌(中關村)에 위치한 이노웨이(Innoway) 거리. 이곳은 제2의 '마윈(알리바바 회장)' '리엔훙(바이두 회장)'을 꿈꾸는 젊은 창업자들이 몰려드는 '창업카페'들이 몰려 있다. 창업카페는 중국 1인 창업자들이 업무를 보고 동료와 주요 투자자들이 정보를 교류하는 중국만의 이색카페다. 2011년 4월 이 거리에 생긴 '처쿠(車庫)'가 그 원조다. 스티브잡스가 자신의 집 차고에서 애플을 창업한데서 유래했다.



◇"알리바바 신화" 이제는 우리 몫=지난 19일(현지시각) 기자가 처쿠 카페를 찾았을 당시 중국 1인 창업자들의 프리젠테이션이 한창이다. 800㎡ 규모의 제법 넒은 이 카페에는 청년들의 열기로 뜨거웠다.


100여개에 달하는 테이블 좌석은 젊은 창업자들로 빈 자리가 없을 정도다. 이들은 노트북이나 데스크톱을 켠 채 업무를 보거나 소규모 무대에 올라 선 창업자의 발표에 귀를 기울였다. 이 카페에서 금요일마다 열리는 '아이디어 경진대회'다. 투자자들이나 다른 동료 창업자들에게 자신들의 사업 아이템에 대한 의견을 구하는 자리다.



"저의 꿈을 실현시켜 줄 공간입니다." 이곳에서 만난 따이밍(戴明·28세)군의 말이다. 그가 이곳을 드나든 지 벌써 1년이 넘었다. "사업 아이템과 자금(투자)이 만날 수 있는 공간이기 때문에 이곳을 자주 찾게 됩니다." 따이밍군의 창업 아이템은 아이패드를 이용한 유아용 영어교육 소프트웨어(SW)다. 그는 직접 기자에게 해당 제품을 시연해 보이기도 했다. 그는 2007년 대학졸업 후 직장 대신 창업을 선택했다. "괜찮은 사업 아이템만 있다면 투자를 받을 수 있기 때문에 이곳 젊은이들이라면 직장 대신 창업을 선호한다"며 "정부에서도 (창업에 대한) 격려를 많이 한다"고 말했다.


알리바바, 바이두 등 중관촌 출신 창업자들이 세계적인 갑부로 성공하면서 중국 현지에서 젊은 창업가들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었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처쿠 카페에 몰려든 이들도 대부분 제2의 '마윈', '리엔홍'을 꿈꾸는 젊은 창업가들이다.


한 달 100위안(한화 약 1만7천원), 커피 한잔 값이면 카페 공간을 자유롭게 쓸 수 있다. 1기가급 인터넷 서비스와 전기, 테이블 공간 등이 제공된다. 하지만 창업을 꿈꾸는 다른 동료들이나 투자자들과 정보를 쉽게 교류할 수 있다는 점이 이곳을 찾는 진짜 이유다. 카페 한켠에는 이곳 창업자들의 사업 아이템이 시연제품도 전시돼 있다. 카페 게시판에는 특정 인재 채용을 위한 공고나 미팅 일정이 빼곡히 공지돼 있다.



특히 주말에는 이곳에 수백 명이 몰린다고 한다. 투자기관이나 엔젤 투자자들을 위한 설명회가 매주 진행되기 때문. 3년 간 이곳에서 투자자들을 만나 정식 창업한 팀이 무려 130개사. 이 가운데 70여개 회사가 처쿠 카페를 통해 투자금 조달이 이루어졌다. 처쿠 카페는 조만간 창업자들에게 저렴한 가격에 숙박과 업무가 모두 가능한 또 다른 형태의 창업센터도 개설할 예정이다.


기자의 눈길을 끌었던 대목은 창업 카페 운영에 대한 정부지원이 거의 없다는 점이다. 베이징대 칭화대 등 중관촌 주변 대학 졸업 후 몰려든 젊은 창업가들과 벤처나 스타트업 투자하려는 투자자들이 워낙 많다 보니 자생적인 중계 플랫폼으로 자리를 굳힌 셈이다.



'창조경제 정책'과 '지역별 혁신센터' 등 대부분 정부 주도로 벤처 창업 생태계를 조성하고 있는 우리나라와는 크게 대조적이다. 이 날 오전에 만났던 레이쥔 샤오미 회장(55세)은 "성장과정에서 정부지원은 거의 없었다"며 "하지만 중관촌이라는 환경 자체가 샤오미를 창업하는데 큰 도움이 됐던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현지창업 노리는 韓청년들=이날 처쿠 카페의 대회의실에서는 우리나라 젊은 창업가들의 중국 피칭(투자설명회) 행사가 열렸다. 아이데카, 말랑스튜디오, 바플, 레드테이블, 아이데카, 아벨리노, 레드테이블 등 스타트업 기업들이 중국 투자자들을 상대로 차례로 사업 아이템을 설명했다.


이날 중국 투자자 측으로는 레이쥔 샤오미 회장이 설립한 '샤오미 MI에코시스템', 'IDG 캐피탈 파트너스', '아톰 벤처' 등이 참석했다. 이 자리에 참석한 최양희 미래부 장관은 중국 투자자들에게 "한국 스타트업의 비즈니스 가능성을 충분히 봐주고, 앞으로 한국과 글로벌 파트너십을 더욱 확대해 줄 것"을 제안했다. 레드테이블 도해용 대표는 "한국 스타트업들에 대한 관심이 뜨거웠다"며 "피칭 후에 구체적인 협상을 제안 받은 곳도 여럿 된다"고 귀띔했다.



중국 창업 열풍 속에 아예 아예 현지 창업에 나선 한국 청년들도 속속 나오고 있다. 또 다른 창업카페인 '3W'에서 만난 정혜미 플러스원 대표(33세)도 그 주인공이다. 그녀는 칭화대를 졸업한 뒤 올 초 방송 콘텐츠 제작사를 차렸다. 정 대표는 "중국 시장에 대한 가능성을 보며 내린 결정"이라고 말했다. 그녀의 꿈은 중국에 특화된 연예기획사까지 포함한 종합 콘텐츠 기업으로 성장시키는 것이 인생 목표다.


덱스트리 신동현 대표(36세)는 NHN차이나에 파견 나왔다가 4년 전 아예 현지에서 모바일 앱 개발사를 창업했다. 신 대표는 "한국과 비교가 안될 정도로 시장 자체가 크고, 한국의 섬세한 디자인과 기술력이면 경쟁력 있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이들은 중국 창업을 꿈꾸는 미래 후배 스타트업들에게 "단순히 큰 시장만 보고 창업을 한다면 낭패 보기 십상"이라며 "철저한 현지 시장분석과 함께 현지 기업들과 파트너십이 전제돼야 할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아울러 실리콘밸리뿐만 아니라 중국 중관촌 창업기업들에 대한 지원에도 관심을 가져달라고 정부에 호소했다.


머니투데이 베이징(중국)=성연광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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