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달째 허물어지고 있다.
맥없이 쓸려나간 모래처럼
멀쩡하던 마음의 끝은
깎아지른 벼랑이 되었다.
가졌다고 생각했던 낱말들은 이대로 사라진다.
사라진 언어들은 모두 어디로 간 걸까.
안전선 밖으로 벗어나지 않기 위해 앞을 보며 뒷걸음질 치는 사람.
당신을 두고 두 달째 허물어지고 있으니, 나는 절대 도착할 수 없을 것이다.
뒤로만 걸어야 하는 이는 어떻게 갈망하는 곳으로 갈 수 있을까.
맨발로 윤이 나는 바다를 밟아보고 싶다.
부채처럼 몸을 뉘어 바다 위를 뒹굴어보고 싶다.
접었다, 폈다, 다시 접었다, 폈다
단순해도 명쾌하게
어딘지 모르겠지만, 발견되는 것들에 도착하고 싶다.
하지만,
우리 사이에 낭떠러지가 너무 깊어, 누군가의 트라우마처럼.
@클레멘타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