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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황세헌 May 25. 2023

대서양을 건너간 스카

데스먼드 데커 1941.7.16 – 2006.5.25

  밥 말리의 위대함을 부정하고 싶진 않지만, 그가 자메이칸 뮤직 그 자체는 아니다. 어쩌면 당연한 이 사실을 환기시키는 까닭은 밥 말리에 대한 과도한 집중으로 인해 응당 관심과 조명을 받아야 하는 다른 뮤지션들이 소외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그가 글로벌 스타로 도약할 수 있었던 건 백인사회로부터의 인정과 지원도 적잖이 작용했다. 실제로 그의 아버지는 영국계 백인이며 자메이카는 오랫동안 영연방의 일원이었던 나라다.



  자메이카 음악을 이끈 공신들 중에는 무대에 오르는 뮤지션 외에 배후에서 그들을 육성한 프로듀서도 있었다. 레슬리 콩(Leslie Kong)도 그중 한 명이다. 그는 밥 말리와 데스먼드 데커(Desmond Dekker)를 발굴한 인물로 유명하다. 밥 말리보다 네 살 많은 데스먼드는 일찍이 <Israelites>라는 곡으로 일약 스타덤에 올랐다. 1968년에 발표된 이 곡은 영국차트에서 넘버원을 기록했으며 훗날 영국의 ‘스카 리바이벌’ 운동에도 영향을 끼쳤다. 그는 영국으로 건너가 그곳에서 활동을 이어간다. 특히 ‘자메이칸 디아스포라’에 의해 파급된 루디(Rude Boy) 문화는 영국의 펑크 록 뮤지션들에게 영감을 제공했고 그들은 스카와 펑크가 결합된 사운드를 선보이며 뉴 웨이브 신의 일파를 형성했다. 스페셜스(The Specials)와 셀렉터(The Selecter)가 바로 그들이다.


  데스먼드의 명성은 그전에 이미 미국에까지 이르렀다. 초기 히트곡 <007 (Shanty Town)>은 1972년 영화 ‘The Harder They Come’에 수록되어 미국 전역에서 큰 인기를 끌었다. 오늘날 그는 ‘스카의 왕’으로 불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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