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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서양을 건너간 스카

데스먼드 데커 1941.7.16 – 2006.5.25

by 황세헌

밥 말리의 위대함을 부정하고 싶진 않지만, 그가 자메이칸 뮤직 그 자체는 아니다. 어쩌면 당연한 이 사실을 환기시키는 까닭은 밥 말리에 대한 과도한 집중으로 인해 응당 관심과 조명을 받아야 하는 다른 뮤지션들이 소외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그가 글로벌 스타로 도약할 수 있었던 건 백인사회로부터의 인정과 지원도 적잖이 작용했다. 실제로 그의 아버지는 영국계 백인이며 자메이카는 오랫동안 영연방의 일원이었던 나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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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메이카 음악을 이끈 공신들 중에는 무대에 오르는 뮤지션 외에 배후에서 그들을 육성한 프로듀서도 있었다. 레슬리 콩(Leslie Kong)도 그중 한 명이다. 그는 밥 말리와 데스먼드 데커(Desmond Dekker)를 발굴한 인물로 유명하다. 밥 말리보다 네 살 많은 데스먼드는 일찍이 <Israelites>라는 곡으로 일약 스타덤에 올랐다. 1968년에 발표된 이 곡은 영국차트에서 넘버원을 기록했으며 훗날 영국의 ‘스카 리바이벌’ 운동에도 영향을 끼쳤다. 그는 영국으로 건너가 그곳에서 활동을 이어간다. 특히 ‘자메이칸 디아스포라’에 의해 파급된 루디(Rude Boy) 문화는 영국의 펑크 록 뮤지션들에게 영감을 제공했고 그들은 스카와 펑크가 결합된 사운드를 선보이며 뉴 웨이브 신의 일파를 형성했다. 스페셜스(The Specials)와 셀렉터(The Selecter)가 바로 그들이다.


데스먼드의 명성은 그전에 이미 미국에까지 이르렀다. 초기 히트곡 <007 (Shanty Town)>은 1972년 영화 ‘The Harder They Come’에 수록되어 미국 전역에서 큰 인기를 끌었다. 오늘날 그는 ‘스카의 왕’으로 불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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