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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뺑그이 Jun 11. 2023

입도 뻥끗

[나의 시집]

표정이 어두워서 물으니

우울하다고 했다


잘 먹질 못해서 물으니

우울하다고 했다


바람 쐬러 갈까

재밌는 거 보러 갈까

맛있는 먹으러 갈까


괜찮다고 필요 없다고

혼자 있겠다고 조금만 겠다고


그래 알겠어

방문을 닫아주었다


문안에 너는 혹시 알까

우울도 하품처럼

전염된다는 걸


문밖의 내 심정을 혹시 알까

시한폭탄의 초침을

내가 누르지는 않았을까 

조마조마하다는 걸


누구에게 말이라도 해보나

누구에게 내색이라 


우울하다고 우울하다고

제발 문 좀 닫아달라고

제발 혼자이고 싶다고


 말이 사람을

얼마나 긴장하게 만드는지


 말이 사람을

얼마나 무섭게 하는


그 말이 사람을

얼마나 허탈하게 하는


알기에 너무나도 잘 알기에

어디 가서 입도 뻥끗 못할 같아






아픈 사람보다 지켜보는 사람이 더 아플 수 있습니다. 입도 뻥끗 못하는 사람에게 입을 빵끗해 보세요. 


가끔이라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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