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정이 어두워서 물으니
우울하다고 했다
잘 먹질 못해서 물으니
우울하다고 했다
바람 쐬러 갈까
재밌는 거 보러 갈까
맛있는 거 먹으러 갈까
괜찮다고 필요 없다고
혼자 있겠다고 조금만 눕겠다고
그래 알겠어
난 방문을 닫아주었다
문안에 너는 혹시 알까
우울도 하품처럼
전염된다는 걸
문밖의 내 심정을 혹시 알까
네 시한폭탄의 초침을
내가 누르지는 않았을까
늘 조마조마하다는 걸
난 누구에게 말이라도 해보나
난 누구에게 내색이라도 하나
우울하다고 우울하다고
제발 문 좀 닫아달라고
제발 혼자이고 싶다고
그 말이 사람을
얼마나 긴장하게 만드는지
그 말이 사람을
얼마나 무섭게 하는지
그 말이 사람을
얼마나 허탈하게 하는지
알기에 너무나도 잘 알기에
난 어디 가서 입도 뻥끗 못할 것 같아
아픈 사람보다 지켜보는 사람이 더 아플 수 있습니다. 입도 뻥끗 못하는 사람에게 입을 빵끗해 보세요.
가끔이라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