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지덕 선교사님은 세부에서 놀란 게 두 개라고 한다. 세계 일주를 최초로 했다는 페르디난도 마젤란(Ferdinand Magellan)의 무덤을 이곳에서 본 것이 하나요, 두 번째는 바다 위 물속에서도 자라는 큰 나무 맹그로브이다. 이 나무는 플랑크톤이 풍부해 바다로는 물고기 떼가 모여든다. 또한, 위로는 하늘의 새가 깃들인다.
또한, 이곳에서는 망고나무를 키워 그 열매로 아이들을 대학까지 보낸다. 그 망고는 정작 자신들이 먹지는 못한다. 묘목을 팔지 않고, 씨앗을 심어 자식처럼 돌본다. 현지에 오신 분들이 귀국할 때 기념품이나 선물로 가장 인기가 좋은 것이 또한 망고를 말린 건망고라고 한다.
김용철 선교사님의 말로는 세부(Cebu)는 대체로 태풍에 안전한 곳인데, 코로나 시절, 큰 태풍이 이곳을 강타해 전기도 물도 다 끊기고 식료품도 구할 수 없고, 교통도 다 통제되고, 나무들도 큰 거리에도 많이 쓰러졌다. 세부한인교회서도 산 위의 산지로 가서 양배추와 채소를 구입해 와서 신도들에게 나누어주고 어려운 시절을 버텼다고 한다.
그런 시절 있었으면, 타윳의 수상가옥과 저지대 사람들의 피해는 어떠했겠는가? 하루아침에 날벼락처럼 닥친 재앙에 집을 잃고, 가족을 잃은 이들도 많았으리라. 타율에서 한 노인의 나무를 깎는 모습을 지나며 지켜보았다. 한 팔 아래 팔꿈치부터 없어서 다른 손으로 나무를 손질하는 모습이었다. 어쩌면 그때 신체의 일부를 상실했는지도 모를 일이다.
필리핀의 부자들은 산에 산다. TOPS가 그 대표적인 건축물이다. 해발 600~900m 부산이산(Busay) 정상에 자리한 곳이다. 그리스 로마 양식의 레아신전이 있는 곳이다. 우리 일행은 IT파크터미널에서 1시간을 반을 기다려 버스 타는 것 웨이팅 시간이 아까와 바로 저녁식사를 가면서 탐방하지는 못했다. 세부시티의 노을과 야경을 볼 수 있는 명소라고 한다. 날씨 좋은 날 세부 시티와 막탄 섬까지 눈에 들어온다. 그렇게 높은 곳에서 태풍 같은 자연재해와 멀리 떨어져 있으면서 섬 전체를 조망하는 곳. 가난한 이들은 바다와 평지에 살고, 부요한 이들은 산에 집을 짓는다.
8월 8일(금요일) 한국의 한 기사를 보았다. ‘식초 냄새 하루를 망쳐’라는 글이다. 출근길 악취에 대한 것이다. 그 사람이 새벽까지 환경미화나 야간 노동을 마치고 집에 돌아가는 길이었는지도 모른다. 누군가에겐 출근길이나 누군가에겐 퇴근길, 그런 노동자의 땀, 가족을 위해 일하는 아버지의 땀 냄새이다. 그런데, 그 냄새로 하루를 망쳤다며 짜증을 내는 건 함께 살아가는 사회의 낮은 자리에 대한 공감을 잃은 말인 것이다.
우리 지구촌도 마찬가지다. 어딘가의 누군가의 생존의 수고와 그들의 땀 냄새로 또 다른 사람들이 함께 살아갈 수 있는 것이다. 그런 모습 앞에 겸허히 고개 숙일 줄 아는 통찰과 겸손이 성숙함의 표지이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