궁여지책

오늘

by 버폐

궁여지책


꽃이 피면 씨를 맺고

그 씨는 다시 싹을 틔우고

싹은 커서 다시 꽃을 피우

꽃은 씨를...,


헤아릴 수 없을 만큼 많은 씨앗

헤아릴 수 없을 만큼 많이 틔운 싹

헤아릴 수 없을 만큼이다.


궁여지책(窮餘之策)!


씨가 여물기 전 미리 따서

다른 곳에 뿌리고

뿌리가 깊기 전

싹을 미리 뽑아 버린다.


넓힐 수도 없는

마당 꽃밭은 너무 좁고

씨앗들과 싹이 다 자란다면

숨쉬기도 힘들 테고

줄기와 가지는 가냘프겠지


다른 꽃들은

다른 곳으로

보내도 되지만

참나리 씨

나팔꽃 싹은

해마다 솎음 대상


요맘 때면

날마다 한 번씩 돌아보면서

씨를 떼고 싹을 뽑는다.


얘들아, 미안해!


서로 숨 막히지 않게

서로 돋보이게

하려니

이 방법이 으뜸 같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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