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늘푸른 Nov 25. 2023

말 한마디로

초등학교 때 사생대회를 나간 적이 있었다. 과학에 관한 주제로 포스터를 그리는 거였다. 친구가 그림을 어떤 내용으로 어떻게 그릴 생각인지 물어봤는데 친했던 친구였기에 서슴없이 얘기를 했었다.


그림을 완성한 후에  친구의 그림을 봤는데 내 그림과 중심 내용은 똑같이 그리고 더 자세히 표현했다. 그 순간 당황하여할 말을 잃었다.


그 친구는 상을 탔고 나는 상을 타지 못했다.


그때가 친한 사람일수록 믿지 말고 말조심을 해야 한다는 걸 느꼈다.


무심코 건넨 말 한마디가 마치 잔잔한 수면에 떨어진 물 한 방울처럼 큰 파고가 되어 나를 덮치기도 한다.


말 한마디가 서로에게 오해가 되기도 하고 상처가 된다는 걸 살아가면서 많이 느낀다.


만나던 사람의 친한 친구를 내 친구에게 소개를 시켜 줘 연인이 됐다. 서로 취향과 성격이 잘 맞았는지 그들은 금방 사귀고 부부가 되었다.


서로가 친한 친구들이기에 자주 어울려 놀았고 대화도 서슴없이 나누곤 했다.


친구와 만나 이런저런 얘기를 나누다 내가 내향인이라 그런지 평일에 일하고 일요일에 집에서 쉬지 못하고 남자 친구를 만나니 너무 피곤하다고 얘기를 한 적이 있었다. 그 말 한마디가 전달이 되어 만나던 사람에게 까지 전달이 되어 난감했었다.


무심코 한 말이었지만 다른 사람에게 들으니 기분이 좋지는 않다고 했다. 우리의 일은 우리만 알았으면 좋겠다고.


그는 피곤해도 사람들을 만나고 밖을 돌아다녀야 피로가 풀리는 성향이고 나는 정적인 것을 좋아하고 일주일의 하루는 집에서 쉬어야 힘이 생겼다.


서로의 성향을 이해하고 자기만의 시간을 가지면 됐었는데 우리는 서로를 이해하지 못하고 답을 찾으려고만 했다.


사람의 마음은 처음과 같을 수 없다. 마음의 크기는 처음엔 무척 컸지만 만나는 시간이 길어질수록 이상하게도 점점 작아져 간다.


나를 이해 못 하는 상대방에게 화가 나고 나의 마음을 헤아리지 못하는 상대방에게 서운하다.


분명히 처음 시작일 때는 마음의 크기가 크고 반짝였지만 모르는 새에 바래져 간다.



별 하나

가슴에 하나 심어 놓았지


빛나던 빛은

한 참을 너를 향해 반짝였지만


잠시 눈 감은 사이에

멀어져 간다

매거진의 이전글 그렇게 됐어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