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 진로, 언제부터 시작하면 좋을까요?
“우리 아이는 뭘 좋아하는 걸까?”
“이대로 놔둬도 괜찮을까?”
아이를 키우는 부모라면 한 번쯤 진로에 대해 고민하게 됩니다.
하지만 대부분은 중·고등학교에 진학한 후,
뒤늦게 ‘진로’라는 단어를 꺼내곤 하죠.
그런데 진로라는 건, 사실 그보다 훨씬 더 이른 시기에 시작됩니다.
눈에 보이는 선택보다, 마음속에서 싹트는 ‘진로 감각’을 키우는 것.
바로 초등 시기가 그 출발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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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로의 시작은 ‘나를 아는 일’이에요
초등 시절은 ‘진로인식단계’라 불립니다.
이 시기의 아이들은 직업을 기능적으로 이해하기보다는,
‘소방관은 멋져’, ‘의사는 똑똑해’처럼 감정적으로 받아들이곤 하죠.
그러니까 중요한 건 설명이 아니라 경험이에요.
‘직업’이란 단어보다는
‘너는 어떤 일을 해보고 싶어?’
‘그림 그리는 걸 좋아하는구나, 이걸 하는 사람도 있대’
이런 대화가 훨씬 효과적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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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험이 아이의 진로 씨앗이 돼요
아이들은 눈에 보이는 것, 손으로 만져보는 걸 통해 세상을 배워요.
그림책, 체험학습, 가족 직업 이야기 같은 작고 일상적인 경험이
진로의 씨앗이 됩니다.
예를 들어, 동물을 좋아하는 아이에게
“너는 수의사처럼 동물을 돌보는 일도 잘할 것 같아”
이렇게 말을 건네보세요.
레고 조립을 좋아하는 아이에겐
“너는 손으로 만드는 게 참 즐거운가 보다”
그 말 하나가, 아이에겐 ‘나도 뭔가 잘하는 게 있구나’ 하는
자기인식의 시작이 될 수 있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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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의 역할은 가르치는 게 아니라, 지켜봐 주는 일이에요
우리는 자꾸 ‘가르치려’ 하죠.
그런데 아이는 이미 자기만의 관심사와 가능성을 품고 있어요.
부모가 해야 할 일은 그걸 알아차리는 일,
그리고 그 관심이 꺾이지 않도록 다정하게 지켜봐주는 일입니다.
“요즘 너는 뭐가 제일 재밌어?”
“만약 네가 였다면 어떻게 할 것 같아?”
이런 질문은 아이의 상상력을 깨우고
자기 자신을 탐색하게 만드는 좋은 자극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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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로는 성적이 아니라 감정에서 시작돼요
아이의 진로 고민에 너무 이른 건 없어요.
단, 성취를 재촉하기보단
흥미와 감정, 그 마음의 결을 읽어주는 것이 먼저입니다.
자녀에게 가장 필요한 건
“너는 그렇게 생각했구나”
“그거 정말 재밌겠는걸?”
이런 한마디일지도 몰라요.
진로는 결국 ‘나를 아는 일’에서 출발해요.
내가 좋아하는 것, 내가 잘하는 것,
그리고 세상과 어떻게 연결되어 있는지를
차근차근 느끼고 발견해가는 긴 여정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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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의 아이는 오늘 어떤 질문을 던졌나요?
그 질문 안에, 진로의 단서가 숨어 있을지 몰라요.
이 글은 김봉환 교수님의 칼럼 「진로의 씨앗, 초등학교 시절에 심어주세요」를 참고하여 초등 자녀를 키우는 엄마의 시선으로 재해석한 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