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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십육피 Feb 20. 2023

준비, 땅!(feat. 새 출발 하는 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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곧 3월이다. 3월은 좀 설렌다. 봄, 새 학기의 영향인지 ‘새 출발’의 느낌이 물씬 든다. 궁금해졌다. 이제 막 새로운 일 앞에 서 있는 사람들은 어떤 기분일지! 새 출발을 앞둔 6명과 인터뷰를 했다.


오늘은 1편!

새로운 일을 시작하는 윤승준, 아홉수 이나겸, 취준생 김선우의 이야기를 소개한다.


©카페 ‘Layover’

윤승준 / 카페 ‘Layover’ 크루

윤승준은 ‘무신사’에서 7년간 의류 MD로 일했다. 새로운 일에 도전하고 싶어 2021년 퇴사를 한 뒤 제주로 떠났다. 제주도에서는 카페 오픈 준비를 했다. 건물 공사, 메뉴 개발 등 A부터 Z까지. 2023년 1월 말, 카페 'Layover(레이오버)'가 문을 열었다. 그는 레이오버의 크루로서 커피를 만들고 손님들을 만난다. 서서 일하는 것에 익숙해지는 중이다.


잘 나가는 회사의 팀장이었잖아요. 퇴사 결정이 쉽지 않았을 것 같아요. 처음에는 진짜 막연하게 ‘새로운 일 한번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었어요. 이때 아니면 다른 일을 해보지 못할 것 같아 과감하게 퇴사했습니다. 후회한 적은 없었나요? 퇴사 후 제주도에서 휴가 아닌 휴가를 즐기며 카페 준비를 했어요. 생각보다 카페 공사가 오래 걸리면서 스트레스 많이 받았어요. 그때 가장 후회하지 않았나 싶어요. 타지에서 일까지 잘 안 풀리니 고민됐죠. 아무래도 잘나가는(?) 회사에서 포지션도 좋았으니 후회가 될 때도 있었어요. 그런 시간을 지나 드디어 카페 오픈! 축하드려요. 카페 일은 어때요? 하나하나 배우는 마음으로 지내고 있습니다. 기존에는 데스크 업무가 대부분이었어요. 고객 응대 관련 업무는 학생 때 아르바이트 정도? 바리스타 일도 처음이에요. 걱정 반 기대 반으로 시작했는데, 나름 재밌어요. 매일 서서 일하는 것에도 익숙해지는 중입니다. 이제 오픈한 카페이다 보니 이용하시는 고객분들께 기억에 오래 남고 다시 찾고 싶은 곳을 만들고 싶네요! 새 출발을 앞둔 사람들에게 먼저 시작한 사람으로서 전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저처럼 막연하게 시작하는 건 추천하지 않습니다. 좀 더 많이 공부하고 시간을 투자해서 이 일을 제대로 할 수 있을지 없을지에 대해 미리 생각해두면 좋을 것 같아요. 생각지 못한 문제가 많이 발생하거든요. 새로운 일을 시작하는 모든 분을 응원합니다!


이나겸 / 39살 무용수

새 출발에 나이만 한 게 있을까? ‘만 나이’가 도입되면서 작년 아홉수들은 올해도 아홉수를 보내게 됐다. 39살인 이나겸은 무용수다. 몸을 쓰는 직업이다 보니 매해 나이 먹는 것을 더 크게 실감한다. 처음엔 고민이었지만 점점 유연하게 받아들이고 있다.


새로운 나이대로 진입하기 전의 기분은 어때요? 기대되고 설렙니다. 앞으로 어떠한 일들이 펼쳐질지, 나는 또 어디로 갈지에 대해 생각하면 가슴이 웅장해져요. 힘든 일들은 계속 해서 일어나잖아요. 지금 저는 그 일들을 견딜 힘을 기르는 과정에 있다고 생각합니다. 연속으로 아홉수를 보내네요. ‘아홉수 액땜’이란 말이 있는데 작년엔 잘 지나갔나요? 30대를 한 번 더 보내는 것은 좋네요(웃음). 늘 그렇듯 고난도 있었고 즐거운 일도 있었어요. 올해도 잘 지나가길 바랍니다. 무용수로서 40대를 맞이하는 건 어때요? 무용수마다 다르겠지만, 저는 체력이나 테크닉이 많이 떨어졌어요. 정말 속상했어요.(오랜 세월 쌓인 부상과 체력 저하로 그만둬야 하나 고민한 적도 있습니다.) 그러면서 춤을 추는 스타일이 자연스럽게 바뀌었어요. 몸을 조심스럽게 쓴다고 해야 할까요? 세월이 흐르면 입맛이 바뀌는 것처럼 춤 스타일도 변하는 것 같아요. 하지만 지금도 춤출 수 있다는 것에 감사합니다. 나겸의 40대가 어떻게 펼쳐지길 바라나요? 세상일에 흔들리지 않고 저의 영성이 굳건해지길 바라요. 결혼해서 가정을 이루고 한 남자의 아내이자 부모가 되었으면 좋겠어요. 아홉수 후배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사람마다 때에 따라오는 고난과 시련이 있을 거예요. 이렇게 말하고 싶네요. “이 또한 지나가리라!”




김선우 / 마케팅 취준생

마케팅 계열의 취준생 김선우는 하루를 육 등분 하여 산다. 오전에는 취업 스터디, 오후에는 기업 서칭, 저녁에는 자소서 쓰기. 중간에 운동도 한다. 원하는 회사에 나를 설명해야 하니, 가장 많이 하는 일은 과거 기록 찾기다. 그는 이를 ‘과거의 행적을 보며 구멍을 메꾸는 일’이라고 표현했다. 


‘새 출발’을 주제로 인터뷰 중이에요. 취준생에게 3월은 어떤 의미일까요? 3월은 공채 시즌이기도 해서 결과가 좋다면 ‘새 출발’이 될 수 있겠죠. 반대로 새 출발이라는 건 다른 의미가 될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어요. 이 시즌에 취업 해결을 못하면 취업 준비의 긴 터널 끝이 아니라 좁고 긴 터널의 시작일 수 있죠. 터널의 끝일 수도 있고, 시작일 수도 있는 양가적인… 슈뢰딩거 고양이 같네요. 가장 많은 시간을 투자하는 공부가 있나요? 공부라고 하긴 뭐하지만 가장 많이 하는 일은 과거 기록 찾기입니다. 나를 설명하는 일을 해야 하니까 과거의 내 행적을 보며 구멍을 메꾸는 일을 주로 해요. ‘취뽀’가 가장 큰 목표겠지만 그 외 이루고 싶은 게 있나요? 루틴을 쭉 지키고 싶어요. 취업 준비는 계속해서 나를 들여다보는 일이잖아요. 어떨 때는 나 자신과 싸워 가라앉지 않도록 지탱해야 하죠. 루틴을 반복하며 오늘 하루, 똑같은 일과를 되풀이하면서도 조금씩 발전했다고 느끼며 만족하고 싶어요. 취뽀 후 가장 하고 싶은 일은? 놀고 싶습니다. 죄책감 없이 감사를 전하고 싶습니다. 진심으로 쉬고 싶습니다. 아무 생각 없이. 취준생들에게 한마디 한다면? 이 글을 읽는 여러분의 세상을 잘 알지 못하지만, 모르니까, 아무 말 않고 응원할게요. 롱런해요, 우리!




새 출발 하는 사람들의 인터뷰, 다음 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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