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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하화건 Aug 20. 2024

습관의 날개로 굳센 날갯짓을 하다

N. H. 소. 우. 주. 지기가 걷기로 건강하고 긍정적 삶을 살아가니

중간중간 잔병치레(?)는 있었어도 건강에 대해 자신하며 살고 있었죠. 아니 건강하다고 믿고 싶었다는 게 정확한 표현이겠네요. 완벽하게 건강했다거나 한 번도 아픈 적이 없었던 건 아니었으니까요. 크고 작은 고비들이 생각지도 못한 곳에서 불쑥불쑥 튀어나와 힘든 적도 여러 번 있었죠. 다만 여러 도움으로 지금까지 무사히 지내고 있으니 감사할 따름입니다


도움을 받을 당시에는 정말 감사해했는데 고비를 넘기고 나면 대부분의 경우 까맣게 잊고 말았죠. 다시 언제 그랬냐는 듯이 예전과 똑같이 살았고요. 이전보다 조금이라도 낫게 살았으면 좋았을 텐데 쉽지 않더군요. 문제를 보고도 문제로 여기지 않는 게 문제였죠

힘든 건 최대한 빨리 기억 속에서 지웠더니 마음은 편하더군요. 그 덕분(?)인지 평이한 일상을 평범하게 살았네요. 단 한 번을 제외하고는요. 가장 최근이기도 하고 강력했기에 여전히 막강한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생각을 확 바꾸게 만들었죠. 우선순위 목록에서 건강이 최상위 자리를 차지하게 된 겁니다


우선순위가 바뀌었다고 해서 행동까지 변하는 건 아니기에 쉽지 않은 선택을 해야 했습니다. '귀차니즘'을 신조로 삼고 살아오다 보니 생활 태도에 변화를 주는 게 쉽지 않았죠. 저항이 생각보다 심하더군요. 여러 부정적 모습들이 일제히 본성을 드러내며 변화하지 않아야 할 이유들을 항변하는데, 제 자신의 일부들이기에 참 얄밉게 느껴졌지만 미워할 수도 없었죠


일단 시작을 하면 괜찮은데 늘 시작하기 전이 문제였죠. 머리로는 해야겠다 생각을 하는데 막상 하려고 하면 하고 싶지 않은 수많은 이유들이 왜 그리 수도 없이 떠오르던지요. 내 몸인데 내가 주도권을 잡기가 이렇게 어려운가 하는 생각에 자존감이 잠시 내려가기도 했죠. 정말 힘든 게 저 자신을 이기는 것이라는 걸 실감하며 늘 스스로를 다독이면서 웬만하면 머리의 결정에 따르려고 노력했습니다. 그런 경험이 열 번이 되고 스무 번이 되었고, 그렇게 서른 번 마흔 번을 넘어 결국에는 점점 습관이 되어갔죠


목적이 분명하니 무얼 해야 할지 정확해져서 좋았습니다

우선은 운동을 하기로 했죠. 좌고우면 할 이유가 없었으니까요. 물론 처음부터 바라는 결과가 나오지는 않았죠. 지금까지도 완벽한 결과물을 손에 받은 건 아니지만 꾸준히 하고 있음에 저 자신이 대견할 따름입니다

여러 운동이 떠올라 고민해 봤는데, 우선 단체로 하는 건 쉽게 접근하는 게 어렵더라고요. 그래서 혼자 할 수 있는 걸 생각해 봤는데, 처음부터 뛰는 건 무리라는 판단이 서더군요. 고민은 길지 않았습니다. 열심히 걷는 걸로 결정을 했죠


처음엔 혼자 아무 생각 않고 걷는 게 쉽지 않더군요. 지루하고 힘들고, 뚜렷한 목적이 있다 해도 그냥 걷는다는 게 고역이었어요. 트랙을 뱅글뱅글 돌다 보면 가끔 '내가 지금 뭐 하는 거지'하는 생각까지 들 정도였으니까요. 그러다 아주 가까운 곳에 둘레길이 생기면서 상황이 많이 바뀌었죠. 지루하지는 않았으니까요

열심히 걸은 만보기 기록

그럼에도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나니 다시금 재미가 떨어지더군요. 그래서 노래를 들으며 걷기를 시도했죠. 날씨에 따라 기분에 따라 음악을 바꿔가며 들으며 걷는 재미를 찾으려고 노력했습니다. 어느 정도 지나니 가사 있는 노래도 지겨워졌고 결국에는 명상 음악을 들으며 걷는 상태 아니 경지에 이르렀죠. 위험한 지경에 다다랐음을 느꼈습니다. 고민을 했는데도 방법이 딱히 떠오르지 않더군요


그런데 말입니다. 해결책은 심하게 아픈 후에 나왔죠. 절박해지니 재미를 신경 쓰지 않게 되더라고요

Well-being보다 Well-dying에 관심을 더 가지게 되면서 예전과는 달라지더군요. 그냥 걷기만 하는 것도 전혀 어색하지 않았죠. 그러다 큰 선물을 받았는데, 자연의 소리가 그토록 다양하고 아름답고 재미있다는 걸 처음 알게 되었습니다. 게다가 살아있음을 느끼게 해 주더군요. 건강한 소리가 정신을 맑게 해 주고 마음까지 개운하게 해 줄 줄이야... 굉장한 발견이었습니다. 새소리 바람소리 게다가 풀벌레 소리까지. 모두 다 좋더군요


솔직히 근래는 좀 힘들기는 합니다. 밤이고 낮이고 폭염에 열대야로 도배가 되다 보니 쉽지 않네요. 더위를 안 그래도 많이 타는데... 그래도 포기는 없습니다. 간신히 몸에 배었는데, 모든 게 너무 아깝잖아요

생활을 하면서 시간을 내는 게 호락호락하지 않은 것도 문제였죠. 좋아하던 몇몇 것들을 포기하거나 절제해야 했으니까요. 물론 소중하다고 생각하는 것에 투자하기로 결정하며 해결했죠

이렇게 어려움을 하나씩 극복하며 또 하나 제 것을 만들고 있네요


여전히 버리고 내려놓아야 할 습관과 태도가 여럿 있지만 어제보다 나은 오늘을 위해 열심히 살고 있는 제 자신을 오늘은 칭찬해주고 싶네요. 넘치니 않을 만큼만요 "잘 살고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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