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N. 소. 우. 주. 지기의 세상 삐딱하게 보기
'집착'을 사전에서 찾아보니 '어떤 것에 늘 마음이 쏠려 잊지 못하고 매달림'이라고 적혀 있습니다
제가 지금 집착에 대한 이야기를 시작하지만 솔직히 제게는 먼 나라 얘기라서 좀 막막하네요. 제 주변에서는 볼 수 없었던 성격이고 모습이다 보니 좀 어색하다고 해야 할까요. 그럼에도 한 번 다뤄보겠습니다
제가 기억하는 집착의 모습은 영화나 드라마에서 본 게 전부예요. 가장 기억에 남는 집착의 모습은 한국 영화 '올가미'에서의 장면이 떠오르네요. 그리고 세계적으로도 히트를 친 '미저리'를 보고서 '집착이 저런 거구나'하고 생각을 했었고요. 영화 속의 모습이었는데도 몸서리쳐졌던 기억이 납니다. 저에게 그런 일이 생겼다면 어땠을까 상상해 봤는데... 저는 잠시도 견디지 못했을 거예요. 상상하는 것조차 싫네요
요즘은 영화나 드라마가 아닌 뉴스를 통해서도 집착과 관련된 이슈들을 많이 접하게 되는군요. 정확히는 사건이라 말하는 게 맞겠네요. 하루가 멀다 하고 보도되는 사건 사고 뉴스 중에서 집착이 원인으로 지목되는 경우가 꽤 많더라고요. 그래서인지 뉴스를 볼 때마다 가슴이 답답해집니다. 집착과 사랑을 혼동하는 것도 문제인데 자기 의사를 관철시키기 위해서는 물불을 가리지 않는 게 당연해지는 세태가 걱정됩니다. 게다가 '남 탓'까지 더해지니 문제가 더 심각해지는 것 같아 착잡하네요
그래서 집착에 대해 여러 가지 생각을 했습니다. 지식이나 경험이 짧아서인지 많은 것을 알아내지는 못했지만 그 와중에도 작은 성과는 있었죠. 집착하는 사람들의 모습을 보면서 일종의 공통점을 발견했거든요. 바로 내로남불입니다. 그들을 보면 남들이 하는 건 집착이라고 하면서 자기는 절대 집착하지 않는다고 우긴다는 거죠. 그래서인지 해결의 실마리를 찾는 게 더 힘들어지는 것 같습니다
우선은 현실을 있는 그대로 인식해야 하는데 자기 자신에 대해서 모르는 건지 아니면 외면하는 건지 생뚱맞은 판단을 하는 경우가 많은 것 같더라고요. 솔직하게 인정을 안 해요. 그러니 답이 안 나올 수 없는 거죠. 자기는 집착 같은 건 하지 않는다고 부정을 하니 집착을 내려놓는 게 불가능한 일이 되는 겁니다. 문제를 해결하려면 현실과 사실부터 인정해야 하는데 그 자체를 부정하니 해결은 아예 엄두를 못 내는 거죠
계속 집착에 대해 생각하다 보니 궁금증이 생기더군요
그중에서 며칠간 제가 집중해서 생각했던 문제는 바로 이겁니다. 집착하는 사람들이 최근에 갑자기 많아진 건지 아니면 예전부터 많았는데 겉으로 드러나거나 알려지지 않아 몰랐나 하는 거예요. 전자도 문제지만 후자 역시 문제라는 생각에 고민하게 되었죠
만약 근래 들어 집착에 얽매여 사는 사람들이 급격히 늘었다면 이유가 뭘까 생각해 봤어요. 여러 가지 추측을 해봤죠. 물론 저만의 생각입니다만
한 가지를 들자면 사람들이 갈수록 자기만의 섬 속으로 들어가 사는 경우가 많아지면서 그런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하게 됐어요. 수도 없이 많은 사람들이 이리저리 관계를 맺고 살지만 정작 기술의 발전이 사람들을 고립으로 이끌고 있지 않나 하는 겁니다
그리고 원래 많았는데 모르고 지낸 경우라면 어떨까요? 이 역시도 개인적인 판단이지만 이런 생각을 하게 됐어요. 예전에는 교류가 있었다고 해도 그 폭이나 규모가 극히 제한적이었을 거라 추측하거든요. 작은 공동체 안의 문제 거나 지역적인 문제로 국한이 되었을 겁니다. 게다가 웬만한 문제들은 개인적 친밀감과 공동체의 유대감이 꽤 강하다 보니 아예 묻혔을 가능성도 컸을 거고요. 지금이야 기술의 발전으로 정보가 급속도로 전달되고 공유되지만, 앞의 사례처럼 결국은 사람들이 고립되면서 그런 게 아닐까 하는 겁니다
기술이 발전할수록 사람들이 더 고립된다고 느끼는 건 저만의 착각일지 모릅니다. 그리고 고립에서 벗어나기 위해 택하는 행동 중 하나가 집착이라 여기는 것 또한 저만의 생각일 수 있어요. 그렇더라도 제 경험에 비춰봤을 때는 아예 허튼소리는 아니라 생각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정말로 제가 알고 싶은 건 고립이나 집착에서 벗어날 수 있는 좋은 해결책인데 쉽지가 않네요. 그래서 집착에 대해 조금 더 알아보기로 했어요
집착으로 인해 생길 수 있는 피해가 뭘까 생각해 봤죠. 생각보다 꽤 많더군요
먼저 집착이 시작되면 관계가 나빠지는 건 당연한 수순이더라고요. 누구나 다른 사람에게 자유를 침해당하거나 간섭을 받으면 짜증이 나거나 심하면 화가 나잖아요. 참아야 할 이유도 없고요. 그러다 보니 당연히 다툼으로 연결될 확률이 커질 수밖에 없는 거고요. 서로 못할 짓이죠
그리고 현실을 제대로 보지 못하게 되는 경우가 많더군요. 확증 편향이라는 현상이 일어나는 거죠. 모든 게 자기 편의를 중심으로 재편이 되니 사실과는 전혀 다른 모습으로 세상을 볼 수밖에 없는 거예요. 이런 사람과는 대화 자체가 통하지 않으니 처음부터 답답함을 느끼게 되고 문제가 심해지면 위험에 노출되는 상황도 연출되더라고요
게다가 집착하는 사람들은 상대에게만 피해를 주는 게 아니라 자신에게도 나쁜 영향을 미쳤어요. 심하면 자기 자신을 파괴할 정도로 강력한 영향을 미쳤죠. 보통은 파괴까지는 이르지 않더라도 성장을 둔화시키거나 정지시키고 자존감을 떨어뜨려 계속 안 좋은 방향으로 나아가게 하더라고요. 결국 자기가 판 함정에 빠져서 자신뿐 아니라 상대 그리고 심하면 주변사람들에게까지 심각한 악영향을 끼쳐 모두를 힘들게 만드는 거죠
생각할수록 집착이라는 감정에 대해 호감도가 떨어집니다. 선입견도 작용을 했겠지만 그 이후에 알게 된 것들도 그다지 매력적이지 않네요. 매력적인 건 둘째치고 마음이 전혀 가지 않는군요
그런데요. 살아 보니까 "이거다"하고 확신할 수 있는 일이 많지 않더라고요. 분명 겉보기에는 불필요해 보이던 것도 상황에 따라서는 꼭 필요한 경우가 있었죠. 비록 자주는 아니지만요
집착 역시도 생각을 삐딱하게 하며 비틀어보니 삶에 도움이 될 요소가 분명 보이더라고요
집착의 의미 중에서 마음을 집중해서 계속한다는 걸 긍정적인 일의 에너지로 사용한다고 생각해 보니 전혀 다른 개념이 되더군요
집착이라는 부정적 에너지를 집념이라는 긍정의 힘으로 전환하여 과정에 집중을 해보니 생각지도 못한 일이 벌어졌어요. 상상도 못 한 결과물들을 얻을 수 있었죠. 너무도 큰 차이였습니다. 물리적으로는 같다고 생각했던 에너지를 힘의 방향만 바꿨을 뿐인데 의외의 결과들을 얻게 된 거죠. 집념이 집착과 이웃사촌과 같은 관계여서 그런가 봐요. 그런데도 보는 입장이나 관점에 따라 전혀 다른 대우를 받고 있습니다. 내가 어떻게 느끼고 생각하느냐에 따라 별개의 것으로 취급받기도 하고요
우리 삶은 집착에 가까운 노력을 한 사람들이 만들어 낸 결과물들, 다른 말로는 문명의 이기들의 도움으로 편안함을 누리며 살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겁니다. 불평불만이라는 부정적 에너지를 불편을 이겨내기 위한 노력이라는 긍정적 힘으로 바꿔서 삶의 질을 개선하는 것과 같은 거죠. 집착을 집념으로 사용하는 게 별반 차이가 없어 보이지만 도움을 받는 입장에서 봤을 때 집념이고 집중이라 생각하지만 같은 행동으로 인해 피해를 받은 쪽에서는 집착이라고 느낄 수 있는 거죠. 세상 일이 다 그런 거 같아요
우리가 아는 수많은 발명과 발견들이 실은 집착의 결과 아닐까 합니다
예를 들면 뉴턴의 만유인력의 발견도 그중 하나라고 생각하는데요. 얼마나 집착을 하고 매달렸으면 풀리지 않던 과학의 명제를 익을 대로 익어서 자연스럽게 나뭇가지에서 땅바닥으로 떨어지는 사과를 보고 엄청난 발견을 했겠어요. 지금까지도 과학계뿐 아니라 일상생활에도 큰 영향을 미치는 금과옥조와 같은 그 법칙을요. 평소에 거의 생각하지 않고 있었던 일이거나 가끔 생각하던 일이었다면 그렇게 선물처럼 떠올랐겠어요. 미친 듯이 매달려 있다 보니 우연처럼 필연적으로 알게 된 거겠죠. 이걸 대부분의 사람들은 집념이라 표현할 거예요. 저는 집착이라고 표현해도 어울린다고 생각하지만요
나이가 들면서 알게 된 게 있다면, 세상에 변하지 않는 건 없다는 거죠. 더불어서 한번 결정된 게 영원하다는 생각도 착각이라는 것도요. 그런데 어리석게도 늘 허상을 믿으며 여태까지 살아왔고 앞으로도 그렇게 살 확률이 높다는 게 좀 아쉽네요
지금까지 가지고 있던 집착에 대한 생각도 마찬가지입니다. 물론 부정적인 면이 엄청 크다는 건 인정하죠. 그렇다고 긍정적인 분분이 아예 없는 건 아니거든요. 부정적인 면이 99%여도 긍정적인 부분이 단 1%라도 존재할 수는 있잖아요. 상황에 따라서는 그 1%를 인정해야 할 때가 있고요. 그 1%가 99%를 이기지는 못하더라도 나름의 가치를 인정받을 수는 있으니까요. 그런데도 대부분의 경우 그냥 무시하더라고요. 이런 틀에 박힌 생각이 정말 큰 기회를 날려버릴 수 있는데도 저 같은 사람들은 늘 편한 길만 선택하는 것 같습니다
제가 이 글을 쓰면서 잘했다 생각하는 부분이 바로 이거예요. 선입견에 갇혀서 기회를 잃을 수도 있었는데 생각을 바꿀 시간을 가질 수 있게 된 거요. 말로 표현 못할 만큼 감사한 일이죠. 아직은 걸음마 단계지만 조금씩 좋아지는 게 느껴져서 저 스스로 얼마나 대견한지 모르겠어요
세상을 삐딱하게 보기 시작하면서 제 삶에도 조금씩 변화가 생겼어요. 물론 모든 걸 삐딱하게 보면서 부정적이고 비관적으로 살 필요는 없지만 선입견을 깨면서 세상을 지금까지와는 다른 시선으로 보는 것도 나쁜 것만은 아니더라고요. 덕분에 생각지도 못한 선물 같은 상황들을 접하기도 했으니까요
그래서 오늘도 또 뭘 삐딱하게 볼까 고민하며 주변을 두리번거리고 있습니다
*표제의 그림 "이 이미지는 챗GPT를 이용해 생성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