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감이 떠오르지 않는다면 ‘하다못해 습작이라도’ 해야겠다는 마음을 먹었다. 어디선가 들은 적 있는 말 같기도 한데, 글쓰기도 근력운동과 같다고 한다. 쇠질을 쉬면 근손실이 일어나듯, 글쓰기를 쉬면 글손실이 일어난다. 마음은 점점 더 늘어지게 되고, 자아실현과 멀어지는 느낌을 받는 요즘이다.
나는 과연 잘살고 있는가. 늘 자신에게 묻곤 하는 질문이다. 물론 항상 결론은 ‘그렇다’로 끝난다. 일단 특별히 아픈 곳 없이 건강히 지내고 있고, 사회인이자 직장인으로서 매일 출퇴근하며 돈을 벌고 있지 않은가. 사치스럽게 살지도 않고(사실 그럴 만큼 많이 벌지 못하기 때문이 아닐까), 극단적으로 몸에 안 좋은 것을 하면서 살지도 않는다.
그럼 딱히 문제가 없지 않나. 이렇게 묻는다면 여기에 대한 나의 대답은 ‘아니다’. 나는 인간이다. 글쓰기를 멈춘다면, 나는 다람쥐 쳇바퀴 돌리듯 하루하루를 살아가게 될 것이다. 지금까지 그래왔던 것처럼. 다시 한번 언급하자면, 나는 ‘인간’이다. 다람쥐가 아니란 말이다. 평범하고 무한정 반복될 것 같은 일상에 돌을 던져야만 한다. 끝없이 찍어내는 데칼코마니 같은 일상을 찢어야만 한다. 그렇지 않고서는 이 반복되는 일상에서 벗어날 수도, 경제적 풍요를 이룰 수도 없을 것이다.
내가 가장 잘 하는 것, 잘 할 수 있는 것, 그나마 흥미를 가지고 있는 것, 더 발전시키고 싶은 것. 그것이 ‘글쓰기’라는 것을 나는 알고 있다. 결과를 알 수 없는 캄캄한 터널 같은 ‘고시 공부’보다는 훨씬 더 좋아하는 일이라는 것도 말이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해결책은 뭘까.
해결책이라기보다는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내가 시도해 볼 만한 것들은 다음과 같다. 첫째, 푹 빠져서 애니메이션 감상하기. 다양한 장르의 애니메이션을 부담 없이 탐미하다 보면 어느새 내가 쓰고 싶은 번뜩이는 글감을 발견하게 될지도 모른다. 둘째, 매일 습작하기. 딱히 주제를 정할 필요도 없다. 지금처럼 그냥 쓰고 싶은 글을 끄적이는 연습을 할 생각이다. 매일 글을 쓰다 보면 글쓰기를 위한 뇌의 근육이 더 단단해질 것이라 믿는다. 셋째, 미뤄뒀던 웹소설 하루 한 편 읽기. 난 웹소설을 쓰고자 하는 주제에 웹소설 읽기를 정말 싫어한다. 하지만 잘나가는 작가들이 대체 어떤 소재로 어떤 글을 써서 독자들을 끌어들였는지는 반드시 배워야만 한다. 배우고자 하는 자세와 즐기고자 하는 마음을 적절한 비율로 섞어, 적어도 하루에 한 편은 의무감을 가지고 읽도록 하겠다.
정리. 다시 글을 쓰기 위해서 나는 다음 세 가지 노력을 매일 해볼 계획이다. 첫째, 애니메이션 감상. 둘째, 매일 습작하기. 셋째, 웹소설 하루 한 편 읽기. 이 노력을 통해 툭하면 심심하고 무료해지는 내 일상이 반짝반짝 빛나게 되기를 소망해본다.
퇴근 준비해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