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대, 요즘도 그런지 모르겠지만 젊음의 메카였던 곳이다. 처음 홍대에 갔을 때 길에서 버스킹 하는 많은 무명 가수들을 보고 신세계에 온 듯했다. 지방에는 이런 곳이 거의 없기 때문이다. 금요일 저녁이면 사람들이 터질 듯 밀려 나오던 홍대역 9번 출구. KFC 앞에서 누군가를 기다리던 사람들. 20대 후반에는 불금을 보내자며 금요일만 되면 퇴근하고 홍대 여기저기를 구경하며 다녔다. 왠지 홍대에 가면 불금 같은 느낌이었다. 어린 친구들이 줄지어 서 있던 클럽에는 한 번도 가보지 않았지만 말이다.
한 번은 KBS <연예가중계>에서 소녀시대의 게릴라 데이트 촬영이 홍대에서 있었는데, 홍대 놀이터에서 인터뷰하던 소녀시대의 인형 같은 얼굴을 멀리서 어렴풋이 봤던 기억이 난다.
아직도 저 놀이터가 여전히 있는지는 모르겠다.
작년 MBC <놀면 뭐하니?>에서 홍대에 간 방송을 본 적이 있었는데, 예전에 있었던 가게들이 다 사라졌다며 놀라던 하하 씨를 보았다. 나도 홍대에 안 간지 10년이 넘은 듯한데 얼마나 많은 것들이 변해있을까?
자취방 가는 길에 늘 지나쳐야 했던 신촌.
신촌은 옛날 노래 가사에도 자주 등장하고, 출근할 때 내렸던 역이 신촌역이기도 해서 왠지 늘 추억 같은 곳이다. 신촌에 있는 연세대를 여름에 가면 초록빛 담쟁이덩굴로 덮인 건물과 함께 아름다운 교정을 볼 수 있다. 영화 <엽기적인 그녀>를 비롯해 많은 영화와 드라마에 나온 대학교라 모습이 꽤 익숙한 곳이다. 노천 강당에서는 종종 가수들이 콘서트를 했었다. 한 번은 친구와 연대에 잠깐 산책 갔던 5월 어느 날 밤에 노천 강당에서 가수 성시경 씨가 콘서트를 하고 있었다. 초대 가수로 온 김연우 씨의 노래를 밖에서 잠시 듣다 갔었다. 그날 연대에서 노래 듣다가 모기에게 몇 방이나 물어 뜯겼는지...
연세대 뒤편에는 안산이라는 산이 있다. 여기 벚꽃이 참 예쁘다. 여기도 드라마를 보다 알게 된 곳인데, 예전에 벚꽃이 만발했던 날 저녁 무렵 갔더니 등불도 켜지고 얼마나 예뻤는지 모른다.
알고 보면 서울에 여의도 말고도 벚꽃 명소가 참 많다.
홍대 그리고 신촌,
홍대는 이제 금요일 밤에 갈 자신이 없고, 신촌은 기회가 되면 꼭 다시 가보고 싶다.
좀 더워지면 신촌에 있는 호밀밭 팥빙수 집을 오랜만에 가볼까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