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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노력하는 나무늘보 Feb 25. 2023

선생님, 하회탈 닮았어요

당신의 주름에는 무엇이 보이는가?

웃음 없이 지낸 하루는 잃어버린 하루다 - 찰리 채플린

당신은 하루에 얼마나 웃는가? A 씨는 일어나서 정말 웃긴 일이 생기기 전까지 웃지 않는다. 웃는 것을 힘 낭비에 오글거린다고 생각하기에 그저 무표정한 표정을 유지하며 하루를 시작한다. B 씨는 아침에 거울 속 자신을 보며 웃고, 출근길에 회사 사람들과 아침 인사를 하며 가볍게 미소 짓는다. 두 사람 중 어느 사람이 더 행복한 하루를 보낼까?


 프리츠 스트랙(Fritz Strack)은 한 연구를 진행했다. 실험에 참여한 그룹 중 하나는 이빨로, 다른 한 그룹은 입술로 볼펜을 물고 책을 읽었다. 전자는 입이 가로로 길어지며 미소를 띠게 되고, 후자는 입술이 튀어나오며 속상한 표정을 짓게 된다. 같은 책을 읽었지만 미소를 지으며 책을 읽은 그룹이 책을 더 즐겁게 읽었다. 이 실험은 우리에게 표정이 기분에 영향을 준다는 시사점을 제공한다.


 표정에 대해 깊은 연구를 한 심리학자 에크만은 안면 피드백 이론을 주장했다. 이론의 핵심은 앞서 말했듯 우리의 감정이 표정의 영향을 받는다는 사실이다. 이것을 조금 잘 활용해 보면 자신의 기분을 조절하는데 큰 힘이 된다. 예를 들어 우리가 거울을 보며 웃으면 우리의 기분이 좋아지고, 남을 대할 때 미소를 보이면 사람들이 나를 긍정적으로 인식하게 된다. 그러니 무슨 일을 겪게 될지 모르지만 하루하루 웃음이 누적되면 B의 일상이 A의 일상보다 행복할 확률이 높다.

 

  지금 학교나 회사에서 가장 잘 웃는 사람을 떠올려보자. 나는 그 사람을 떠 올리면 바로 웃는 모습이 떠오른다. 웃으면서 농담하고, 장난치고, 내 삶에 활력을 넣어준 장면들이 떠오른다. 웃음은 전파성이 높기 때문에 그가 의도한 것이든 아니든 결과적으로 자기 자신도 기분이 좋아진다. 자신을 포함한 여러 공동체가 더 생기 있고 따뜻한 곳이 될 수 있도록 나부터 웃어보자. 복잡할 것 없다. 마주칠 때 가볍게 미소 짓는 것으로 시작하면 된다.


 간혹 "나는 웃는 모습이 보기 안 좋아서 잘 안 웃어."라는 말을 하는 사람이 있다. 사람에 따라 자신의 웃는 모습이 별로라고 생각할 수 있고 심지어 컴플랙스로 여기는 사람도 많다. 단지 웃음이 어색해서 그런 것일 수도 있지만 치아가 고른 정도와 입술 모양 등 미소를 짓는 것에 신경 쓸 것이 많다. 하지만 이러한 이유로 웃음을 멀리하다 보면 웃지 않는 표정이 고착화된다. 가랑비에 옷 젖는 줄 모른다는 말이 있듯, 웃는 것에 대한 거부감이 점점 커져 나중에는 웃고 싶어도 웃지 못할 수 있다. 이럴 때일수록 더 웃으려고 노력해야 한다. 남들 앞에서가 힘들다면 혼자 집에서라도 웃고 단계적으로 거부감을 줄여 보자. 


 


당신의 주름선

"선생님, 웃으실 때 하회탈 닮았어요." 우리 반 학생이 한 말이다. 거울을 보고 웃어보니, 아직 20대임에도 불구하고 눈 옆 주름과 팔자주름이 보였다. '나이 들어 보이는 건가, 솔직히 하회탈이 멋있어 보이진 않은데..' 조금은 속상했지만 한편으로는 하회탈, 괜찮은 걸지도 모르겠다. 예전부터 나는 방송인 노홍철을 존경하고 닮고 싶어 했다. 매사에 긍정적이고 활력이 넘치며, 웃는 모습이 누구보다 잘 어울리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하회탈 인상은 내가 좋아하는 모습과 꽤나 가깝지 않은가. 


 당신은 10년 뒤, 20년 뒤 모습이 어떠면 좋을 것 같은가? 선크림으로 아무리 열심히 자외선을 차단하더라도 시간이 흐르며 점차 주름이 생기는 것을 막을 수 없다. 노화를 피할 수 없다는 것은 인정하기 싫지만 슬픈 현실이다. 그렇다면 이왕 생기는 주름 멋있게, 쁘게 생기는 것이 어떤가.


주름은 평상시 표정에 큰 영향을 받는다. 평소 화를 많이 내는 사람, 자주 웃는 사람, 무표정인 사람 등 우리가 살아온 길에 따라 생기는 주름선의 길이 다르다. 당신은 어떤 주름을 원하는가? 그 주름을 만들기 위한 표정을 일상생활 중에 짓도록 노력해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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