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을 키우다 보니 아침 시간이 제일 중요하다는 것을 느낀다. 가장 바쁜 시간이지만 그 시간을 잘 보내야 아이들의 하루도, 엄마의 하루도 더 행복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일부러 해야 하는 지침은 없다. 그냥 아이들도 나도 즐거운 일들을 하면 될 것이다.
아이들을 깨울 때 '음악을 틀고 모닝 뽀뽀로 아이들을 깨운다'를 어느 책에서 읽었는데, 그대로 하기에는 우리 아이들은 일어나자마자 용수철처럼 튕겨서 거실로 나간다. 음악을 틀고 모닝 뽀뽀는 아이들이 천천히 일어날 때 가능한 미션인 것 같기도 하다.
각 가정의 상황이 다르고 아이들의 기질이 다르기 때문에 한 가지의 정답은 없을 것이다.
우리 집은 아이들이 되도록 편하게 아침을 보낼 수 있도록 한다.
최소한 해야 할 것들을 한 후에는 자유롭게 자신이 하고 싶은 것을 하도록 둔다.
하고 싶은 것이라면, 책을 읽는다거나 엄마의 걷기 앱을 체크한다거나 하는 것이다. 오래 걸리는 것이 아니라면, 보드게임을 함께 하기도 한다.
첫째의 등교 시간과 둘째의 등원 시간이 비슷하여 아침에 매일 다 같이 현관을 나선다. 엘리베이터에서 내려 첫째는 아파트 뒷문으로, 둘째는 나랑 같이 앞문으로 나간다.
엘리베이터 1층에서 뒷문으로 가는 첫째에게 나는 꼭 사랑을 담아 "잘 다녀와~~"하고 얘기해 준다.
오늘 하루 정말 무탈하고, 즐거운 일들이 한, 두 가지 정도는 있으면 더 좋겠다는 바람을 담아서 얘기해 준다. 그러면 첫째는 뒤도 돌아보지 않고 "응!" 하고는 간다. 무심한 듯 가지만, 엄마의 따듯한 마음만큼은 듬뿍 담아 갔을 거라 믿는다.
둘째와는 언제부턴가 유치원 버스를 태우는 곳에서 배웅을 하고 그다음 정류장에서 또 만나는 우리만의 약속이 생겼다. 물론 내가 다른 일이 있거나 혹은 내 걸음이 느려서, 아니면 유치원 버스가 빨리 도착해서 그다음 정류장에서 아이와 못 만나는 경우도 많지만 그런 경우 '섭섭해하지 않기!'를 먼저 약속했다.
내가 운동삼아 빠른 걸음으로 다음 정류장에 가서 유치원 차를 만나고 우리 둘째를 만나면, 그 시간은 참 '럭키'한 시간이 되고 우리 둘째도 참 좋아한다.
그래서 활짝 웃으며 손을 흔들고 손하트를 날리면서 배웅한다. '잘 다녀오라고, 오늘 하루도 힘내라고'말이다.
24시간 웃으면서, 상냥하고 친절하게 아이들을 대하는 엄마가 있을까.
엄마도 지극히 평범한 사람인지라, 짜증도 나고 힘도 들고, 가끔은 혼자 나만의 시간이 필요하기도 하다.
'햇살 엄마'는 24시간 웃는 엄마가 아니라, 아이에게 사랑하는 마음을 표현하는 엄마라는 생각이 들었다.
김주환 교수님의 유튜브 채널에서 '우리에게 엄마란 어떤 존재인가?'란 주제의 강의를 들은 적이 있다.
'아이는 첫 한 해동안 누군가의 보살핌이 있어야 살 수 있다고 한다. 숨 쉬고 살아있는 모든 사람들은 어릴 때의 돌봄이 있었기 때문이 지금 살아가고 있다는 것이다. 내가 혼자 잘나서 살아가는 것이 아니고, 누군가의 헌신적인 사랑 덕분에 살아남았다. 이것은 우리가 늘 감사하며 살아가야 하는 근본적인 이유라는 것이다. 뇌는 관계, 소통, 자극에 있어야 뇌가 커진다. 그래서 부모의 사랑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오늘 하루의 삶 가운데 우리 아이들의 정서 통장을 든든히 채워줄 수 있다면 좋겠다.
뭔가 대단한 게 아니어도, 그저 사랑 한 스푼을 더해 주는 것. 그거면 되지 않을까 싶다.
우리 아이들의 앞으로의 삶가운데 좋은 대학과 좋은 직장을 갖는 것도 중요하겠지만, 좋은 어른으로 성장할 수 있다면 더욱 좋겠다. 똑똑한 아이보다, 사랑을 흘려보내는 따듯한 아이들로 자라나길 바라본다.
그래서 '햇살 엄마'를 한다.
나도 그리 사랑스럽기만 한 사람은 아니지만, 아이들을 사랑하면서 나도 조금씩 더 나은 어른이 되어보려고 한다. 그렇게 조금씩 나아지다 보면, 어느 순간 햇살 그 자체가 될 수 있겠지.ㅎㅎ
한주도 따듯한 에너지를 채워 담고 나도, 우리 모두 힘내보자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