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인의 창업세포 성장기 (2) 현실 직시
창업, 사업, 자영업의 관점에서 세상을 바라보게 되니 일상 속 작은 가게들, 학원들, 온라인 스토어들이 그 자리에 있기 까지 정말 많은 노력과 시간들이 있었다는게 더 피부로 많이 와닿는다.
나의 것을 하는 사람들일수록 "자기다움"이 무엇인지 고민하고, 그걸 통해 어떻게 돈을 벌고, 사람들에게 어떤 가치를 주려고 얼마나 많은 고민을 했을까.
어쩌면 나는 큰 기업이라는 조직 안에 속해 있었기 때문에 그런 과정들을 겪지 않았고, 딱 그만큼의 시선으로 세상을 바라보는 사람이구나.라는 생각에 부끄러워졌다.
부끄러움과 함께 앞으로 회사를 다니게 되든, 다니지 않게 되든 간에 내가 가져야 할 세상을 보는 관점이 또 하나 생긴 것 같다. 세상에는 회사 말고도 돈을 벌 수 있는 형태, 직업의 형태도 다양하고, 내가 누리는 모든 생활의 이면에는 가치를 전달하기 위해 치열하게 고민한 누군가의 노력이 있다는 점을.
깨달음과 함께 그렇다면 내가 좋아하는 것은 어떨지 궁금해졌다.
평소에 가장 관심이 많았던 분야는 아무래도 <꽃>과 관련된 사업이었고, 마침 연초의 TPO를 잘 잡을 수 있는 부분도 있을 것이라 생각해서 <꽃집사람들> 카페에도 가입하고, 유튜브로 꽃집 창업과 관련된 동영상들도 보았다. 예상하고 있었지만 코로나가 끝나가도 경기 침체기의 여파, 인플레이션(부자재 및 꽃 가격 상승) 등으로 인해 많은 사장님들이 어려움을 겪고 계셨다. 기억에 남은 말 중 하나는, 원래 재료값으로 2천원 하던 꽃이 6천원으로 올랐다고 해서 3만원 하던 꽃다발을 9만원에 팔기는 어렵다는 이야기. 역지사지로 손님 입장에서 나였어도 주머니 사정이 어려워지면 가장 아끼고자 하는 부분이기도 했다.
취미로 꽃을 사기 위해 도매 시장에 자주 가는 나 스스로도 겨울이여서, 경기가 안 좋아서 꽃 원재료가 많이 올랐다는 점은 알고 있었는데, 이를 본업으로 하는 사장님들의 마음은 어떠할까? 라는 생각에 마음이 숙연해졌다.
창업을 하려면 아래 2가지 요건이 중요하다고 한다.
1) 정말 좋아하는 일이여서 어떤 상황이든 버틸 수 있을만한 자기 확신과 열정이 있거나
2) 정말 확실한 아이템이 있거나
도피성으로, 회사가 싫기 때문에 창업을 하는 것이 아니라 나도 나만의 확실한 1), 2)를 찾은 뒤에 시작해보고 싶고 그걸 위해서는 나와 세상에 대한 꾸준한 공부가 꼭 필요하겠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다.
아직 어린 나이 임에도 불구하고 회사 생활을 하면서 스스로의 자아가 강하고, 자존심과 고집이 있어 쉽게 부러지는 나인데 언젠가는 내 것을 하게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그래서 내 것으로 무엇을 하고 싶은지,
어떤 가치를 가지고 왜 하고 싶은지,
결국 나다운 자기만족, 성취하고자 하는 바, 삶의 모습은 무엇인지
조금씩, 어쩌면 생각보다 빨리 구체화 해야 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 가치와 별개로 나의 이상적인 삶의 모습에 대해서도 생각해 보게 되었다.
나는 손재주가 좋은 편이다. 사부작 거리며 요리하고, 베이킹하고, 꽃꽃이도 하고, 하다못해 선물 포장까지 손으로 하는 것에는 재주가 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이 <손재주>를 활용하기엔 벌 수 있는 돈과 가치가 인력(나의 에너지)에 비례하기 때문에 노력 대비 큰 돈을 벌수 있을까? 라는 생각도 들었다. 돈이 전부이기 때문에 많은 돈을 벌 수 있는 일을 하고 싶은 사람은 아니지만, <효율성> 빼면 시체인 ESTJ이므로 효율적으로 돈을 벌고 싶다는 생각이다.
결국 한정된 에너지를 넘을 수 있는 건 돈을 벌 수 있는 구조와 시장을 만드는 것이라고 생각하는데, 본업으로 삼고 있는 플랫폼/서비스 기획으로 사업을 하기엔 대부분의 사람들이 비슷한 생각을 하고, 플랫폼이야 말로 개발까지는 할 수 있어도 사람들이 이용하도록 만들기 위해서는 막대한 자본이 필요하다는 점을 아주 잘 알고 있다. (회사에서 쓰는 연간 광고비도 어마어마하기 때문)
앞으로 본업과는 별개로 <비즈니스>, 즉 수익과 가치를 창출하는 관점에서 어떤 수익 모델들이 있고, 이를 위해서는 어떤 것들이 필요한지, 그 길을 먼저 가본 사람들의 경험담은 어떤지에 대해서도 더 알아가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