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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mulgogi Mar 08. 2023

유통 플랫폼 vs 버티컬 플랫폼 vs 브랜드 자사몰

서비스 기획 오픈소스 (1) 무한 경쟁시대 

 나는 경영학과 졸업생이다. 그래서인지 나의 대학 동기들은 대부분 금융권이나 일반 대기업에 취직했다. 특이하게도 10년 전인 대학생 때부터 나는 IT 플랫폼 시장은 시대적인 흐름에 따라 점점 커질 것이라는 막연한 생각이 있었고, 그때까지만 해도 생소한 직무였던 <플랫폼 서비스 기획자>를 꿈꿔왔었다.


 처음에는 온라인 마케팅으로 커리어를 시작했었지만 운 좋게도 원하던 서비스 기획 직무로 경력을 확장할 수 있었고, 이제는 다양한 산업 군의 브랜드 자사몰, 유통 플랫폼들의 서비스 기획자로 일한지도 어언 8년차가 되었다.


 업계의 성장을 피부로 느껴왔지만, 특히 코로나를 기점으로 시장도 커지고 경쟁도 치열해지고 있음을 느낀다. 특히 내가 몸담고 있는 커머스 도메인은 유통 플랫폼들 간의 배송 혁신, 유통 플랫폼에 맞서는 브랜드 자사몰의 차별화 서비스 경쟁까지 경쟁의 형태도 점점 다양해지고 있다.


 길다면 길고 짧다면 짧은 경력이지만, 운좋게도 유통 플랫폼과 브랜드 자사몰에서 모두 근무해 볼 수 있었다. 근무했던 회사들은 산업군부터 조직 문화, 업무 방식까지 매우 다른 회사들이었는데, 특히 서비스 기획 전략에 있어서는 "비즈니스가 어디서 시작했는지?"에 따라 무게 중심이 매우 다르다는 것을 느꼈다. 우선순위 대신 무게 중심이라는 표현을 쓴 이유는 모든 회사가 핵심 가치인 수익, 브랜드 관점 등은 모두 공통적으로 중요하게 생각하지만, 조금이라도 "더" 중요하게 생각하는 가치가 다르다고 느꼈기 때문이다.


 근무했던 유통 플랫폼은 오프라인 유통 플랫폼에서 온라인으로 사업을 확장한 케이스였는데, 그래서 인지 주로 매출과 유통 수수료를 높이기 위한 통합 프로모션 기획과 MD들과 협업하며 다양한 카테고리의 상품 구색을 효과적으로 노출하는데 전략을 집중했었다.


 반면 브랜드 자사몰은 브랜드 마케팅 플랫폼으로써 브랜드 마케팅 활동들과 고객 데이터를 수집하기 위해 온라인 비즈니스를 시작한 케이스였다. 그래서 인지 브랜드 아이덴티티를 강화하는 체험단, 설문 등의 프로모션과 Zero Party Data, 1st Party Data 수집을 위한 차별화 서비스를 기획하고 활성화 하는데 전략을 집중했었다.


 직접 근무하며 경험해보지는 못했지만 버티컬 플랫폼들은 보통 카테고리 킬러로 하나의 카테고리(혹은 도메인)를 먼저 선점하고, 인접 카테고리(혹은 도메인)로 조금씩 사업을 확장한다. 패션 매거진 서비스에서 유저를 확보한 뒤 패션 커머스 플랫폼으로 확장한 무신사, 식품 새벽배송 카테고리에서 뷰티로 사업을 확장하고 있는 마켓컬리 등이 버티컬 플랫폼의 대표적인 사례이다.


 유저 입장에서 언뜻보면 유통 플랫폼, 버티컬 플랫폼, 브랜드 자사몰 모두 비슷한 온라인 쇼핑몰이겠지만, 어디에서 비즈니스가 시작 되었냐에 따라 조금씩 다른 형태로 성장하고 있다. 앞에서도 이야기했지만 모든 플랫폼들이 본질적으로 추구하는 가치는 대부분 비슷하다. 비즈니스 지속 가능성을 위해 수익, 유저, 플랫폼 브랜딩 관점에서 성장 해야하기 때문이다.


 이 치열한 경쟁의 최후의 승자가 누가 될지는 아무도 모른다. 어쩌면 "최후의 승자"라는 표현이 어울리지 않게 플랫폼들이 서로 통합될 수도 있고, 비슷한 전략을 선택해 결국 비슷한 형태의 플랫폼끝나지 않는 경쟁을 하며 서로 공존하게 될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결과는 알 수 없지만 이 전쟁터에서 기획자로 지속적으로 성장하기 위해서 본질적으로 추구하는 가치를 효율적으로 발견해 나가야겠다. 그런 의미에서 그때그때 떠오르는 아이디어들을 <서비스 기획 오픈소스> 시리즈를 통해 연재해 보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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