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읽는 방법
다들 책 읽을 준비되셨나요?
가을이다. 독서의 계절이다. 아직 낙엽까지는 아니지만 아침저녁으로 선선한 계절이다. 신년에 세웠던 독서 계획을 지금쯤 다시 시작해야 올해 목표를 달성할 수 있다. 저마다 세우기 나름이지만, 대부분 한 달에 한 권 읽기라든가... 일 년에 몇 권 읽기라던가... 이렇게 권수를 목표로 세우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연말이 다가 올 수록 책 읽기가 속도전이 되기도 한다.
책 한 권 읽는데 얼마나 걸려요?
지금은 독서의 효율을 따지는 것이 이상하고 우습게 들리지만, 만나는 사람이 많고 보여야 할 것이 많던 시절에는 숫자가 중요했다. 기억도 나지 않는 자기 계발서나 베스트셀러가 대부분이었고, 지금은 한두 시간이면 뚝딱 다 읽을 것들이지만 그 당시에는 가방에 넣어 다니며 지하철이나 버스에서 남들 보이게 읽던 시절이라서 한 달 이상이 걸리기도 했다.
책 읽는 방법
검색창에 우선 속독을 검색해 봤다.
속독(速讀)은 이해와 기억에 몰두하지 않고 읽기 속도를 빠르게 읽어나가는 읽기의 한 방식이다. 현실적으로는 읽기의 종류에 "일반 속도"와 "빠른 속도"의 절대적 구분은 없다. 그 까닭은 모든 독자들은 속독에 쓰이는 기법들(이를테면 한 글자 한 글자에 집중하지 않고 낱말을 식별, 모든 낱말을 소리 내어 읽지 않음, 사소한 것들은 지나치며 읽기 등)을 일부 사용하기 때문이다. 속독의 특징은 속도와 이해 간 균형을 맞추는 분석이며 연습에 따라 이러한 속도를 개선할 수 있다. [출처 : 위키백과]
연관어로 다양한 방법이 같이 검색되어 나온다. 사전적 의미보다는 쉽게 설명된 네이버 지식in에서 발췌했다.
Q. 정독, 통독, 음독, 미독, 묵독, 발췌독 실생활 어디에 쓰이는지 좀 알려주세요?
A. 정독 : 시험준비
통독 : 한 편의 글을 읽고 줄거리파악할 때
음독 : 시낭독
미독 : 내용을 살펴 감사하며 읽기. 작품분석이나 비평
묵독 : 도서관 같은 데서 책 읽기
발췌독 : 원하는 단어사전 찾기
여러분은 책을 어떻게 읽으세요?
성우지망생으로서 대본분석을 오래 해오다 보니 읽을 때, 직업병처럼 습관이 생겼다. 상상하며 읽기. 독서방법 중 미독에 가까울 것 같다. 장면을 상상하고, 등장인물 간 대화의 서브텍스트를 찾아 연기를 하고, 단어 하나하나의 느낌을 살려서 읽는다. 단 소리 내지 않고... 그래서 언제부턴가 소설책을 멀리했다.
그래도 책 하면 소설책이지.
그런데 또 가장 재밌는 책은 역시 소설책이다. 좋아하는 작가의 신간소식이 들리면 서점으로 달려간다. 그리고 훑어보기는커녕 머리말이나 목차도 읽지 않고, 마트에서 우유 유통기한 고르듯이 중간쯤에서 손 떼 덜 탄, 표지에 상처 없는 제일 깨끗한 책을 꺼내 들어 결제한다. 기대하며 두근거리는 마음으로 책을 안고 근처 카페에 들어가 스마트폰으로 피아노 클래식 플레이리스트를 재생하고 이어폰을 꽂는다. 카페 음악소리가 거슬려 노이즈캔슬링 기능을 켜고 머그컵에 나온 따뜻한 아메리카노를 한 모금 들이켜 쌉싸름한 맛으로 정신을 차리고 첫 장을 편다.
독서에 열과 성의를 다하다.
이제부터 나만의 무대가 펼쳐진다. '역시 내가 좋아하는 작가님!' 연신 감탄을 쏟아내며 이야기 속으로 빠져든다. '아~ 이 얼마나 그립던 문체던가...' 역시 이 작가님의 이야기 방식, 인물 묘사, 장면 전환, 참신한 소재... 뭐 하나 마음에 안 드는 것이 없다. 마냥 전부 좋다. 상상의 나래를 펼치며 이야기 속으로 점점 빠져든다. 신나서 읽다 보니 시간 가는 줄 모른다. 정신을 차려보니 3시간이 훌쩍 지났다. 책갈피를 꼽는다. 흐른 시간에 비해 넘긴 책장은 적다. 이렇게 읽다 보면 한 권 다 읽었을 때는 녹초가 되어 있을 것 같다. 책 한 권에 온갖 의미를 부여해 가면서 감동에 감동을 더해가며 읽다 보니 심취한 나머지 사람들 많은 곳에서 눈물을 참지 못하기도 한다. 창피하기도 하고, 사연 있어 보이기도 하고... 어쨌든 평범한 사람으로는 안보일까 봐 눈치를 살피는 경우가 많았다.
덤덤하게 읽어 내려가다.
성우의 꿈을 포기하고, 회사와의 인연도 정리하고 도서관으로 출근하기 시작했다. 어떤 날은 시간 때우기로 책을 읽고, 어떤 날은 더위를 피해 들어와 책을 읽고, 어떤 날은 제목에 끌려 책을 읽고... 그렇게 의미 없는 권 수 늘리기가 다시 시작됐다. 대출증까지 만들어지자 속도는 배가되었다. 사실 이 때는 책이 술술 읽히기도 했다. 한두 시간... 좀 길면 서너 시간이면 한 권을 다 읽었다. 요즘 책들은 페이지 수에 비하면 글자 수가 턱없이 부족했다. 무엇보다 스스로 이야기 속에 빠지지 않고 덤덤하게 읽어 내려갔다. 이해가 안 돼도 그냥 읽어 내려갔다. 어차피 읽은 책 권수에 더하기 일이 될 뿐인데... 의미를 부여하지 않았다. 아마 속독이 이런 것 아닐까?
지금 알고 있는 걸 그때도 알았더라면
그렇게 백수의 시간 때우기 책 읽기를 하다 보니, 앞에서 의문만 남긴 채 넘겼던 내용이 그냥 읽다 보면 뒤에서 해결되는 경험이 많아졌다. 완벽주의 성향이 생각났다. 책을 읽다가, 모르거나 이해가 안 되는 부분이 나오면 어떻게든 찾고, 배워서 이해하고 넘어가던 습관들... 결국에 안되면 포기하고 책을 덮어버렸던 날들... 모르는 것이 나오는 것을 싫어했던 아이. 책도 그렇고 인생도 그렇고 지금 알고 있는 걸 그때도 알았더라면 어땠을까? 부딪히고 극복해서 성취하던 해결사 같았던 삶이 애쓰지 않아도 다 뒤에 해결책이 알아서 나온다는 이치를...
글을 쓰다.
이제는 그런 세상을 직접 만들어 간다. 뒷 이야기들이 다 내 안에서 나온다. 세상의 이치를 내 손으로 직접 만들어 간다. 온갖 의미를 부여해 가면서 감동에 감동을 더해가며 쓰다 보니 심취한 나머지 사람들 많은 곳에서 눈물을 참지 못하기도 한다. 창피하기도 하고, 사연 있어 보이기도 하고... 어쨌든 평범한 사람으로는 안보일까 봐 눈치를 살피는 경우가 많다.
읽다 보니 쓰고 있다. 살다 보니 써지더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