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고사는 문제 (1)
MZ에서 Zα로...
사실 애매하긴 했다. 오늘의 브런치스토리가 있게 해 준 작품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닌, 초메가히트作 '90년생이 온다'의 출간 이후 사회는 한동안 MZ와 그 여집합 세대로 나뉘었다. 어떻게 보면 '쪽수로 비등비등하게 나눈 것이 아닐까'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교집합이 거의 없는 단순 출생 연도로 구분된 구도였다. 베이비부머 1세대와, 그들의 자식 세대인 2세대 그리고 그들의 아이들과의 구도였으니까... (할아버지, 할머니 VS 아빠, 엄마, 손주)
1995년 '서태지와 아이들'의 출현 이후 대중문화 및 소비의 주체는 급속도로 당시 10~20대로 이동했다. 그렇게 거의 한 세대가 지나고 2020년대 갑자기 세계 문화의 중심에 'K'가 우뚝 섰다. MZ의 시선이... 그리고 무대가 세계로 나아갔다. 그리고 그 반작용인지 자식에게 의지하지 않겠다는 58년 개띠로 대표되는 세대가 국내 주 소비층으로 급부상했다. 그 최대 수혜자가 임영웅, 김호중 같은 트로트 가수들의 등장이다.
하지만 아이들(Z세대)은 그들 부모 세대와 같이 엮이는 걸 싫어했다. 그리고 작년 말인가 올해 초부터 '90년생...'작가님이 다시 '2000년 생이 온다'는 책을 출간하신 것 같던데... 이제 '핵개인, 초개인, 탈사회, AI'라는 키워드로 대표되는 Zα세대가 오고 있다. 앞으로 어떤 세상이 펼쳐질까? 나도 모른다. 하하하. 그런데 가만히 보고 있으니 이런 생각이 든다. 1995년 MZ세대가 문화와 소비의 주체로 떠오를 당시 우리 부모님 세대, 그러니까 베이비부머 1세대들의 시선과 무대는 '수출'을 위시한 세계였다. 그리고 2024년은 완전히 반대가 되었다. 그러면 살짝 예상되지 않는가?
'못 먹고 못 사는'에서 '잘 먹고 잘 사는'까지...
베이비부머 1세대의 시대는, 그전 세대... 그러니까 전쟁 직후 세대의 '못 먹고 못 사는 문제'에서 조금씩 벗어나던 시대다. 그러니까 (아~ 이런 표현 쓰기 싫은데...) 보수적일 수밖에 없다. '못 먹고 못 사는'이 기준이 되어 먹고살만해진 세대다. 그러니, 잘 알고 있겠지만, '경제, 개발, 민주화'를 키워드로 내세워 이렇게까지 나라를 발전시켰다는 자부심이 가득한 세대다. 다만 그 안에는 '애국, 희생, 저항'이라는 키워드를 숨기고 있었다.
MZ에서 M을 맡고 있는 베이비부머 2세대는 어떤가? '먹고살만한'이 기준이 되어 잘 먹고 잘 살게 된 세대이다. 고만고만하게 비슷하게 먹고 살만 했던 시대... 다름을 추구했다. 이 세대는 중도를 표방한다. 실제로는 '관심 없음'이다. 그래서 이 세대의 키워드는 '성공, 신분상승(교육열), 개성'이었다. 이 세대부터 대학 진학률이 70%가 넘는다고 한다. '경쟁, 계급, 차별'이 숨은 키워드였을 것이다.
그럼 '잘 먹고 잘 사는'이 기준이 된 Zα세대는 어떨까? 이 세대의 성향은 오리무중이다. 한마디로 수 틀리면 단번에 돌아선다. 이들의 키워드는 앞에서 언급했으니 이제 이들의 숨은 키워드를 살펴봐야 한다. 뭘까? 얼마 전까지는 '공정, 탈출, 포기(초월)'이라고 생각했다. 뭐 내가 미래학자나 사회학자도 아니고... 어디까지나 그냥 내 생각이다.
그런데 요즘 뉴스를 보면 다시 58년 개띠가 떠오른다. 시대가 그들을 그렇게 만든 건가? 대자보도 그렇고 대학생 강제 진압도 그렇고... 또 그들의 학내 정치적 행동을 비판하는 이들도 그렇고... 우리 선배세대를 보는 것 같다. 과거로 회귀한 건가 싶지만... 어떻게 보면 정반합의 '합'단계인 건가 싶기도 하다. 그들의 저항정신이 부럽기도 하다.
그런데 아휴~ 난 그렇게 못할 것 같다. 난 M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