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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당근타르트 May 06. 2024

내 속엔 내가 너무도 많아

오늘만 살고 내일은 죽을 거라는 다짐이 무색해진다


지금 눈을 감고 잠들면 깨어나지 않았으면 좋겠다 싶다가도

내일 또 해내야 하는 일은 무언가 되짚어 보게 되고

언제 죽어도 여한이 없다 생각하면서도

혹여나 아프게 될 때를 대비해 보험은 잘 들어져 있나 되짚어 보게 된다.

온몸의 수분기가 다 빠지도록 눈물을 흘리다가도

 배고픔에 피자를 시키고 고요한 정적을 깨는 콜라 김빠지는 소리에 피식 웃음을 짓기도 한다.

돌아오지 않는 대답에 온 마음이 바싹 타 들어가다가도

티브이 속 멋진 장면에 몽글해지는 마음을 꽃피우기도 한다.

내가 감당할 수 없는 고통이라며 신을 탓하다가도

솔솔 불어오는 바람에 흩날리는 머리카락을 붙잡으며 하늘을 올려다보고 감탄하기도 한다.


오늘만 살고 내일은 죽을 거라는 다짐이 무색하게 오늘 하루 소소한 행복들이 소복이 쌓여 또 내일을 살아가게 한다.

"내 속엔 내가 너무도 많아"라는 노래 가사처럼 무수히 많은 내가 싸우며 이기고 지고를 반복하지만 결국엔 온전히 하루를 살아내도록 나를 지켜내고 있다. 이렇게 매일 나는 오늘만을 살아내고 있다. 매일이 오늘뿐인 채로 영영 오지 않을 내일의 죽음을 바라지만 늘 언제나처럼 오늘만은 내 삶에 최선을 다하고 책임지고 있다는 사실에 나를 다독인다. 아무리 힘든 일이 있어도 결국엔 오늘을 살아내는 나의 태도 나의 시선만이 내 삶을 새롭게 만들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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