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가지 인생의 법칙>을 다시 읽으며
내게 최고의 자기계발서였던 책
1. 나와 세상의 혼란했던 시기
중학교 2학년 때, 나는 생각이 없었다. 노력하지 않았고, 왜 노력해야 하는지도 몰랐다. 뭐가 문제인지 몰랐기 때문에 해결책을 찾지 못한 채 게임이나 하며 시간을 때우고 있었다.
그때 즈음 우리나라엔 남녀갈등이 이슈로 떠올라 sns를 자주 이용하는 10대, 20대에게 영향을 미쳤다. 당시 sns는 자극적인 소재를 가져오고 편향적이고 과격한 표현을 사용하며 싸움에 불을 붙이고 있었다. 갈등은 더욱 커져 시위가 일어나고, 뉴스에는 관련 사건이 보도되었으며, 정치적인 싸움이 되기도 했다.
나에게 남녀갈등은 하나의 콘텐츠였다. 내 문제에서 벗어날 수 있었기 때문에 더 관심을 가졌던 것 같다. 한때는 극단적인 사상에 감화될 뻔도 했다. 그러나 한 유튜브 영상을 접하며 이 갈등을 대하는 태도가 달라졌다.
2. 조던 피터슨 교수
내가 봤던 영상은 조던 피터슨 교수와 여성 앵커의 토론 영상이었다. 여성의 공격적인 질문에 차분히 대처하는 그의 모습은 큰 화제가 되었다. 곧 그의 다른 영상들도 번역되어 유튜브에 올라왔고, 나는 거의 모든 영상을 다 찾아서 봤다. 다른 영상은 대부분 자기 계발에 관한 것이었다. 영상 중에 기억에 남는 말이 있다.
"세상을 탓하기 전에 자기 방부터 정리하라."
"인생은 고통이다. 정신 차려!"
첫 번째 말은 내가 남녀갈등에서 멀어지게 된 계기이다. 세상의 문제보다는 내 문제를 우선시해야 했다.
그리고 저 말에는 어떤 문제를 입에 담기 위해서는 그만큼 자신이 준비되어야 한다는 뜻도 있었다.
두 번째 말은 내 문제를 직시하게 해 주었다. 왜 노력해야 하는지 몰랐던 나는 '인생은 고통임을 받아들이고 스스로의 삶에 책임지려는 자세를 가져라.'라는 말에 큰 충격을 받았다. 바로 정신을 차리고 책임지는 삶을 살 수는 없었다. 하지만 조던 피터슨 교수를 알게 된 뒤, 생각이 더 성숙해졌다.
3. 12가지 인생의 법칙
2018년에 나는 고등학생이었고, 내 생각은 계속 깊어졌지만 무기력도 계속되었던 것 같다. 그리고 2018년 10월 <12가지 인생의 법칙>이 한국에 출간되었다. 고등학생 때도 계속 방황하고 있던 나는 해답을 얻기를 바라며 책을 사서 읽어보았다.
<12가지 인생의 법칙>을 읽기 전에 나는 동기부여 영상을 자주 보고, 자기 계발서도 찾아 읽고 있었다. 그러나 그것들은 큰 도움이 되지 못했다. 동기부여 영상은 어느 것을 보든 다 똑같았다. 견뎌라! 도전해라! 목숨을 걸어라! 이런 메시지는 잠깐동안 내 마음을 뜨겁게 하는 데 그쳤다. 그리고 자기 계발서는 어느 것이나 '노력하는 것'을 전제로 말했다. 어떤 방법이 효율적인지, 성공한 사람들은 어떻게 하는지 알 수 있었다. 그러나 내 성공하고 싶은 마음은 별로 크지 않았는지 노력의 실천에 어려움을 겪었고, 결국 변화는 일어나지 않았다.
나는 '왜?'가 궁금했던 것 같다. 인생이 고통이라면 그 고통을 감내해야 할 이유는 무엇일까? 책임지는 삶은 무엇이고, 왜 그 삶을 선택하는 것이 의미 있는 것인가? 책을 읽은 뒤, 약간 갈피를 잡을 수 있었다. 나는 조금이지만 변했다. 무기력에서 벗어나고자 했으며, 고통을 회피하기보단 마주하려고 노력했다. 고등학교 생활은 성공적이진 않았지만 나름의 결과를 만들어냈다.
'왜?'에 대해서는 아직도 고민 중이다. 앞으로도 계속 고민해야 할 것이다. 삶의 문제는 끝나지 않기 때문이다. 이번 브런치북 연재를 시작하며 <12가지 인생의 법칙>을 다시 읽고, 이 고민과 앞으로 내 삶의 문제에 대해서 정리하여 나만의 규칙을 세우고자 한다. 새로운 변화, 새로운 결과를 만들어내보려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