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근길 시 한 편, 출근 시
맡기다
무책임일까?
삶의 지혜일까?
心 취하다.
업무를 맡기다
아이를 맡기다
운명에 맡기다
순탄하던 시절
맡기는 행동을
얌체라 생각했다
무책임한 일이라 여겼다
의지가 문제라 생각했다
때론 맡겨야 하는 지혜
거꾸로 거슬러 오르는 것이
의지와 정답이 아닐 수 있음을
때론 흐름을 따라야 함을
때론 마음을 비워야 함을
현실은 받아 들여야 함을
어두운 미로를 벗어나려 발버둥치면
점점 더 깊이 미로 속으로 빠져듬을
오늘 하루
있는 그대로 맞이한다
나를 온전히 던져본다
바람에 나를 맡겨본다
지금 이 순간
있는 그대로 나를 맡기다
남들보다 앞서가던 그때.
노력의 대가라 생각했다.
나 자신의 온전한 능력이라 여겼다.
뒤쳐진 자들은 노력이 능력이 부족한 것이라 평가절하를 했다. 진급을 누락하고 다른 부서로 밀려나는 동료들을 보며 '그러게 더 노력하지 그랬어'라고 생각했다.
세상은 공평하다 했던가? 꽃길만 이어질 것 같던 고속도로는 꼬불꼬불 골목길로 이어졌고 어두운 터널을 맞이한다. 나의 길이 아니라고 부정도 해 보았지만 결국 내가 걸어 나가야 할 길이었다. 이제 내 앞의 길을 당당히 맞이한다. 현재의 흐름에 나를 온전히 맡긴다. 거꾸로 거슬러 오르려 에너지를 소모하지 않고 지금의 흐름에 나를 맡긴다. 에너지를 충전한다.
승리를 장식했던 화려한 1세트 또는 2세트가 끝나고 힘겨운 3세트를 하고 있는 것이라 생각한다. 힘겨운 3세트가 지나면 나에게 새로운 세트가 다가온다. 다음 세트를 기약하며 지금 이 순간 내게 주어진 물결을 맞이한다. 출근 길, 출근 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