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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taff J May 24. 2024

Staff J's Note III

미시와 거시

미시와 거시의 차이는 뭘까?


 부끄러운 고백이지만 는 대학교 4학년이 될 때까지 미시와 거시의 차이를 잘 알지 못했습니다. 비록 경제학을 마지막으로 시작해서 4학년이 되어서야 미시경제학과 거시경제학을 듣기는 했지만, 고시 준비한답시고 군입대 휴학 중 1년을 공대생에서 사회과학과 학생으로 재사회화를 하는 데 썼으니 경제학을 그렇게 느슨하게 공부한 건 아닌데도 말이죠. 그저 미시는 한 사람의 행동에 대해서 관심이 있는 것 같다, 그리고 거시는 국가 전체의 변수에 대해서 관심이 있는 것 같다 정도였죠.


 미국으로 경제학 배우러 유학을 갔을 때 퀄을 통과하고 전공 분야를 정해야 될 시점이었습니다. 동기들은 크게 세 파로 나뉘었는데 거시파, 미시파, 그리고 계량파였습니다. 미시파는 거시파에게 거시는 미시의 확장이잖아 라고 했고, 거시파는 미시파에게 우리 논문 Chapter 2는 Microfoundation이야. 미시는 거시의 하부 학문이지. 라고 했습니다. Computation을 했던 저는 뭐 심정적으로는 거시파였지만 계량파 옆에서 니들 아무리 그래봐야 내 도움 없으면 Pen and Pencil Economy야. 컴퓨터로 풀려면 내 도움 없으면 못해..ㅋㅋㅋ 그러고 있었죠. 네, 아주 유치하게 싸웠습니다. 그래도 다들 각자의 위치에서 한가닥씩 하고 있더라구요. 저만 이렇게 경제학과 상관없는 삶을...흑흑


 어쨌든 제가 가지고 있는 미시와 거시의 구분점은  Aggregation 여부입니다. 미시에서는 한 사람의 행위 혹은 몇 사람의 행위만 가지고 분석하기 때문에 Aggregation이 없거나 간소화 된 상태에서 분석합니다. 반면에 거시는 각 사람의 행위의 결과를 합쳐서 어떤 변수를 만들고 그 변수를 분석합니다. 총공급, 총수요 이렇게 주로 총을 사용해서 변수의 이름을 붙이죠.


 그러면 어떤 분들은 헷갈릴 수도 있을 겁니다. 미시에서는 게임이론 등에서 혹은 일반 균형 이론에서 Aggregation을 했는데, 거시에서는 변수를 대문자 C, Y 이런식으로 써서 총변수임을 표현하기는 했지만 C가 어떤 변수들의 합이라는 건 고려하지 않았던 것 같은데요 라고 말이죠.


 학부생 혹은 대학원생이 되어서 배우는 경제 모델이라 하더라도 Representative Economy 에서는 대표 소비자 가정이라는 가정을 도입합니다. 이 가정은 조금 강한 가정인데요, 경제 내의 모든 사람들의 행위의 결과를 합한 것이 경제 내의 대표 소비자 혹은 생산자 한 명이 선택한 결과와 같다는 가정입니다. 그러니깐 모든 사람의 행위를 분석할 필요 없이 대표 소비자 혹은 생산자 한 명의 행위만 분석하면 된다는 것이지요. 즉, 이 가정을 통해서 Aggregation의 필요성을 없애버린 겁니다. 그래서 이러한 모델들은 Aggregation을 해야 하지만 가정을 통해서 안 할 수 있게 만들었기 때문에 거시 모델이라고 할 수 있는 것이지요.


 요즘은 미시와 거시의 경계가 조금 희미해지기는 했습니다. 그래서 어떤 학교는 경제 1, 경제 2 이런식으로 가르치기도 하죠. 그래도 개념은 잘 잡고 가셔야 대학원 가셔서 덜 헷갈리실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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