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 2회차 - 다섯 번째 변명

Generalist vs. Specialist

by Staff J

Generalized Specialist



1. 기타


얼마 전에 생일이어서 큰 맘 먹고 기타를 샀습니다. 고 3때 논술 마치고 친구에게 기타를 배우면서 처음 접했고, 결혼 전에 프로포즈할 때 한 번 손에 잡아봤으니 적지 않은 기간 동안 기타에 관심을 끊고 살아왔습니다. 막상 사려고 마음을 먹어도 어디서 어떻게 시작해야 할지 감이 안와서 악기를 팔고 있는 친구에게 연락을 했습니다. 그랬더니 바로 적절한 기타를 추천해주고, 가격에 옵션까지 추천해 주더군요. 평소 제 값을 주더라도 믿을 수 있기 때문에 지인에게 산다 라고 생각해 왔는데, 좋은 물건을 저렴하게 구매할 수 있어서 말 그대로 대만족이었습니다. 그리고 전문성을 갖춘다는 게 이런 거구나 라는 걸 마음 속 깊이 느꼈던 순간이었습니다.



2. Generalized Specialist


Generalized Specialist. 2005년 4월에 들었던 말인데, 그 때 이후로 마음에 간직하고 사는 말 입니다. 의역하면 두루 두루 아는 전문가 쯤 될 것 같습니다. 세무법인에서 일을 한지 거의 1년쯤 되어 가는 데, 기타 파는 친구와는 달리 저는 전문성이 아직 많이 부족한 것 같습니다. 그동안 팠던 우물들과 지근거리에 있는 것 같으면서도 또 다른 부분들이 많아서 아예 새로운 우물을 파는 심정으로 지내왔는데, 역시 아직도 많이 부족한 것 같습니다. 그간 했던 일 중에 가장 밥값을 했다고 느낀 일이 세무대리인으로서 어려운 세금 문제를 시원하게 해결해 준 것이 아니라 회사에 네트워크 복합기 설치해서 업무 효율 높인 것과 폭리를 취하고 있던 토너 거래처를 바꾼 것, 그리고 에어컨 고장 났을 때 수리기사 오기 전에 고친 것 정도니깐요. 이건 뭐 경제학하고도 아무런 관련이 없고, 인터넷 검색할 의지만 있으면 할 수 있는 뭐 그런 일들이네요. 휴일 날 회사 나가서 평일보다 늦게 퇴근하다보니 참 여러 생각이 드는 날이네요.



3. 노동시장에서의 수요와 공급


마지막으로 전문가인 척 코스프레 할 만한 이야기 하나 하고 마칠까 합니다. 경제학입문에서 배우는 수준으로 말하면 시장에는 수요와 공급이 있고, 수요와 공급이 만나는 점에서 균형이 이루어지며 이 점에서 가격과 거래량이 결정된다고 보고 있습니다. 그러면 사람들이 일하는 노동시장에서는 수요와 공급이 균형을 이루려면 일자리의 양과 일할 수 있는 사람의 수가 똑같아야 할까요? 이론적으로 혹은 계산경제학 적으로는 같아야 할지 몰라도, 현실에서는 일자리의 양보다 일할 수 있는 사람의 수가 좀 더 많은 상태를 적절한 상태로 봅니다. 단순하게 생각해보면, 퇴사하고 다음 직장에 들어가기 전에 여행가는 사람들도 있잖아요. 그렇기 때문에 적절한 실업율을 괜찮다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죠.



4. 부동산 시장에서의 수요와 공급


이 이야기를 부동산 시장으로 확장시켜볼까 합니다. 부동산시장에서의 공급과 수요가 정확히 일치해야 할까요? 노동시장과는 반대 방향이지만 역시 정답은 그렇지 않다 입니다. 여러 가지 경우의 수가 있지만, 일반적으로 생각했을 때 이 집에서 저 집으로 이사를 간다고 했을 때, 적어도 하루는 겹칩니다. 이삿짐을 풀어야 하니깐요. 그런데 현실적으로 이사갈 집을 청소도 하고 도배도 하고, 때로는 집수리도 하고... 그러면 두 집을 점유하고 있는 것에 대한 수요는 충분히 있습니다. 이런 것을 감안하면 공급이 수요보다 큰 것이 부동산 시장에서는 적절한 거라고 볼 수 있습니다.





C Level 에 가까워 질수록 내 시간보다 남의 시간을 얼마나 잘 쓰는지가 더 중요하다. 해당 팀, 부서, 혹은 단체의 대표 개인의 고과뿐만 아니라 팀 전체의 고과, 더 나아가 팀원의 고과에도 말이다.


C Level 이라면 내가 금을 넘어 다이아몬드 급이라 하더라도 나 혼자 시작해서 끝까지 마무리 되는 일은 그렇게 많지 않다. 만약 혼자 마무리 되는 일을 하고 있다면 회사 규모가 작거나, C Level 이 해서는 안되는 일을 하고 있을 가능성이 높다. 즉, 회사 입장에서 100원, 1000원 짜리 일을 해야 되는 임원이 1원, 10원짜리 일을 하고 있는 셈이고, 이건 회사로서도 크나큰 손실이다.


결국 C Level은 존재의 희소성으로 자기의 가치를 증명해야 하는 사람이 아니라, 상대화된 희소성을 모으는 능력으로 가치를 증명해야 하는 사람이다. 그 희소한 대상이 사람이든, 설비든.... 협력해서 선을 이루게 할 수 있는 사람이 되어야 한다.


난 그동안 한 점으로서의 가치에 치중했다. 내가 할 수 있는 일들의 영역을 넓히는데 집중했다. 나의 역량을 키우는 데 집중했다. 그래서 쉬운 일보다 어려운 일을 할 수 있는 사람이 되는 것을 목표로 했다. 일종의 Specialist 랄까...


이제는 목표를 바꿔야 한다. Specialized Generalist 로.



keywor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