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Devil is in the details. (악마는 디테일..)
악마는 디테일에 있다.
사실 처음 이 회사에 왔을 때 무선망이 없었다. 더 쉽게 말하면 WIFI가 없었다. 다행이 데스크탑 메인보드가 핫스팟을 지원해 주는 기종이라 데스크탑에서 핫스팟을 켜서 핸드폰과 노트북을 연결하곤 했다.
그러던 어느날 기술연구소 창고에서 무선 AP 3개를 발견했다. 다행히 사용가능한 상태였고 층마다 하나씩 설치했다. 사무실 전부를 커버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했지만, 그래도 무선 인터넷이 된다는 것에 조금 위안이 되었다.
쓰다 보니 외부 손님도 자주 오고 하는데 층마다 다르게 안내하는 것도 좀 마음에 안 들었고, 보안 이슈 및 관리 이슈도 있어서 고민하다가 기 설치했던 AP 다 걷어내고 메쉬망 가능한 AP들로 다 교체했다. 그렇게 하면서 외부 손님들은 인터넷만 되는 Guest 망에만 접속할 수 있게 했고, 직원들은 파일 서버나 복합기 공유가 가능한 내부망 접근이 가능하도록 망 접속 권한을 이원화했다.
여기서 한 걸음 더 나아가 스마트팩토리에 사용되는 망을 하나 더 구축했다. 원칙적으로 여기에는 IOT, 즉 사물인터넷 방식으로 연결되는 기계들만 접속이 가능하고, 예외적으로 SCM관련 업무로 바코드 리더를 사용하는 직원과 MES 관리 권한이 있는 직원만 접속 가능하게 설정해 두었다.
마지막으로 보안망을 물리적으로 이원화 시켰다. CCTV에서 생성되는 동영상 데이터가 회사 내부망에 트래픽 과부하를 일으킬 수 있어서 지문인식 단말기와 CCTV, 그리고 해당 자료를 저장하는 서버만 연결해 놓았다.
컴퓨터과학과 출신 중에 랜툴 가지고 랜선 찍을 줄 아는 사람이 몇이나 될까? 나도 학교만 다녔다면 못했을텐데, 군대에서 전산병을 해서 랜선도 찍을 줄 알고 웬만한 네트워크 장비들 셋팅은 할 수 있다.
회사에서 WIFI를 쓰고 싶다 라는 단순한 목표를 실현시키려고 조금씩 조금씩 하다보니 여기까지 왔다. 이 정도 규모의 회사에서 필요한 망들은 다 구축해 놓은 것 같다. 이제 세부적으로 다듬어야 될 부분들은 파일 서버 쪽과 보안 쪽.
연구자 들끼리 흔히 하는 말 중에 하나가 악마는 디테일에 있다 라는 말이다. 뭔가 깊게 파다보면 생각지도 못한 문제가 불거지기도 하고 그걸 해결하는데 꽤 많은 시간을 들여야 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결국 해결을 못하거나 이해를 못하면 해당 연구를 포기하기도 하고 말이다.
경영도 디테일이다. 내 꺼를 지키는 관리 부분도 디테일이 필요하고, 내부자와 외부자를 설득하는 미래를 기획하는 일도 디테일이 필요하다. 문제는 이 디테일은 OJT 방식으로 되는 경우가 많아서 책상지식으로는 대처하기가 좀 어렵다는 점이다. 죽을 때까지 공부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