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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희섭 May 11. 2024

군자 불유경(君子 不由徑)

대증 요법의 위험성

옛말에 `군자 불유경`이란 말이 있는데  ` 정도(正道)를 벗어 난 지름길을 택하지 말라`라는 의미입니다.

물론 은유적인 표현이며  현대에서는 길이 막힐 때 내비게이션의  도움을 받아  지름길이나 우회로를 찾는 것을  어리석다 하진 않습니다.


정도는  순리를 따르는 것이며  봄에 파종하면  여름을 지나 가을에 추수하는 것처럼   어떤 결과를 맺기 위해서는  시간과 거기에 따르는 당연한 과정을  거쳐야 함을 말합니다.


만약에  조급한 사람이 편협한 생각과 욕심으로  오늘 파종하고 한 달 안에 열매를 수확하려고 한다면  그것은 결코 이뤄질 수 없음에도  무리하게  식물의 생장에 관여하여  과잉으로 비료를 공급하거나  물을 주는 등 식물이 감당하기 힘든 조건을 부여하여  식물의 생존이나 건강에 심각한 영향을 끼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인간도  수백만 년을 살아오면서 수많은  역경을 이겨내고 지금에 이르는 바  거의 모든 질병이나 외부의 변화에 대응하는 법을 완벽하게 구비하고  태어났습니다.


그래서 식물이 물과 햇빛, 영양소만 있으면  잘 자라듯이  사람도  기본적인 조건만 구비되면   누구나 건강하게 살 수 있는 터전을 지니고 있는 셈입니다.


선조들이 싸워왔던 수많은 질병들은 고스란히  우리 몸의 유전자에  기록되어  어떠한 질병이 침입하더라도 완벽한 대응법을  체내에 이미 구축하고 있습니다.- 면역, 필리프 데트머,사이언스북스※


평소의 생리 반응과  문제가 생겼을 때의 병리 증상도 크게 보면  인체의 생존 방식이며 대응법이라 할 수 있습니다.


일반인이 가장 많이 겪는 감기 증상을 살펴보면  기침, 콧물, 재채기, 발열 등은 병이 아니라  인체가  고유로 지닌 치료 행위입니다.  


감기에 대응하거나 외상에 대응하는 방법에  시스템화된 대응책이  바로 감염 후에 나타나는 제반 증상들입니다.   


가령 세균이나 바이러스가 침범하면  초기에  총력전을 펼치는데  발열과 염증이 심해지고  오한 등 전신 반응이 나타납니다.  초기에 퇴치되지 못하면  2차적으로  전문 항체를 생성하여 족집게 제거에 들어가며

거의 예외 없이 완치가 됩니다.


문제는....


질병에 걸리면 당연히 따르는 통증이나 오한  기침 등 증상이 필연적인  치료 수단임에도  단지 나를 괴롭힌다는 이유로  완화시키는 치료를  함으로써 문제가 파생되기 시작합니다.


치료 수단을 결박하면  당장은 불편한 증상이 해소되겠지만  인체는 그만큼  후퇴를 하게 됩니다.

이런 수단의 반복은  당연히 이길 수 있는 전쟁을  난망하게 만들기 시작합니다.


어제도 네이버 지식인에  아이가 만성적인 감기 증상으로 별별 병원 치료를 하였는데  낫지 않고 있어  대책을 호소하는 내용에 댓글을 달면서  안타까운 마음뿐이었습니다.


물론 한방으로 얼마든지 정상으로 회복시킬 수 있지만  애초에  그냥 내버려두었더라도  저렇게 악화되지는 않았을 것입니다.


거듭 얘기하지만  인간이 지닌 면역력은  어떤 항생제보다도 강력하며  어떤 의사의 처방보다도 훌륭한 치유법을 내재하고 있습니다.


밥을 지을 때 뜸이 들기를 못 참아  솥뚜껑을 미리 열어 버리는  우를 범해서는 안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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