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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플렉탄 Mar 12. 2023

바다를 지배하는 자, 세상을 지배한다

우크라이나 전쟁의 교훈 

지난 1년간 지구촌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큰 피해를 입었습니다.


무고한 사람들이 죽거나 다쳤고, 여전히 세계는 전쟁의 긴장 속에 살아가고 있죠.


우크라이나 전쟁은 여러가지 교훈을 주지만, 해양의 중요성은 간과되고 있습니다. 오늘은 널리 알려진 명언으로 이 전쟁이 주는 진짜 교훈인 바다의 중요성을 이야기 하려고 합니다.



  "바다를 지배하는자, 세상을 지배한다."  월터 롤리 (1552~1618)


1.월터 롤리가 시작한 '해가 지지 않는 나라' 영국


월터 롤리는 엘리자베스 1세의 충신으로 훗날 '해가 지지않는 나라' 영국을 만드는 기초를 놓았습니다.


신대륙 최초로 영국의 식민지가 된 버지니아를 개척했고, 그의 일생을 바다에 바쳤습니다. 먼저 바다의 주도권을 장악한 스페인 세력을 신흥강자 영국이 밀어내는 토대를 마련했죠. 


이후 바다를 지배했던 나라들은 세계의 패권을 장악했습니다. 현재 최강대국인 미국은 세계에서 가장 강한 해군을 갖고 있죠. 


2.러시아의 졸전에도 전쟁이 장기화되는 '진짜' 이유는 뭘까?


수많은 전문가들은 이 전쟁이 금방 끝날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세계2위의 군사력을 자랑했던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격차를 생각 할때 러시아가 고전할 것이라 생각할 수 없었죠.


게다가 전쟁 전 몇몇 우크라이나의 정치인과 재벌들이 야반도주를 하는 모습이 미디어로 보도되었습니다.

많은이들이 '대세'가 결정되었다고 확신하는 순간이었습니다.


독일 주재 우크라이나 대사는 독일의 장관에게 지원을 요청하자 차가운 답변을 받았습니다.


"솔직히 말해 봅시다. 48시간이면 모든 일이 끝나고 새로운 현실이 다가오게 될 텐데, 우리가 왜 당신들을 도와야 하겠습니까?"


그러나 많은 이들의 예상과 달리 러시아군은 졸전을 거듭했습니다. 현재 우크라이나는 침공 초반에 비해 약 50%의 영토를 회복한 상태입니다. 


현재 복잡한 전황으로 그 누구도 100%에 맞는 통계를 내놓고 있지는 못합니다. 다만 러시아가 수만명의 사상자를 내고 수많은 중장비를 잃었다는 건 대부분 인정하고 있죠.


그러나 전쟁은 장기화 되고 있습니다. 미디어선 여러가지 원인을 제시하지만, 저는 오늘 '바다'를 누가 갖고 있느냐가 진짜 이유라는 걸 말하고 싶습니다. 


3.유엔 사무총장의 간곡한 부탁


사진=구글어스

전쟁 기간 내내 유엔 사무총장인 안토니우 구테흐스는 푸틴 러시아 대통령에게 흑해를 개방해달라고 요구해왔습니다. 흑해로 곡물이 수출되지 않아 가난한 국가들이 식량위기에 허덕이고 있기 때문입니다.


아래는 관련 기사입니다.


https://newsis.com/view/?id=NISX20230309_0002221182


러시아는 분명히 졸전 중이지만 흑해의 제해권을 완벽하진 않더라도, 상당 부분 장악하고 있습니다. 러시아의 해군력은 우크라이나와 비교할 수 없이 강했기 때문입니다.


이점은 전쟁의 장기화에 아래와 같은 영향을 주고 있습니다.


-지구촌의 우크라이나 지원이 바다가 아닌, 육로에 편중되게 만듬. 문제는 우크라이나가 한국의 6배나 되는 넓은 나라라는 것. 


현재 주 전선인 우크라이나 동부에서 서부 육로까지의 거리는 상당히 멈(리비우~바흐무트 거리는 약1,230km) 


육로 수송은 해상에 비해 많은 양을 지원할 수 없으며, 원활한 수송을 방해하기 위한 러시아의 원거리 공격, 지뢰 등의 위험요소가 산재  


-흑해 봉쇄로 인한 곡물 수출 어려움과 세계적인 식량 위기, 식물가 폭등


-우크라이나가 제대로된 해상 무역을 할 수 없어 자금 확보가 어려워짐   


4.우크라이나가 이대로 평화협상에 동의할 수 없는 이유


사진,픽사베이, 우크라이나를 침공하는 러시아군의 탱크

최근 국제사회에선 우크라이나 전쟁의 평화적 협상을 논의하고 있습니다. 우크라이나 정부의 공식적인 입장은 러시아군이 전부 철군하고, 크림 반도까지 포기하고 전쟁 이전의 국경선으로 돌아가야 한다는 것 입니다.


애석하지만 이것이 현실적으로 어려워 지고 있다는 것을 누구나 알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우크라이나가 이와같은 주장을 굽히지 않는 이유가 있습니다. 이대로 전쟁이 끝날 경우 우크라이나가 영원한 내륙국으로 남게 되기 때문입니다.


중요한 공업 시설이 있는 동부를 내주고, 흑해를 안전하게 사용할 수 없다면 우크라이나는 제대로된 무역을 할 수 없어 경제적 빈국으로 전락할 것입니다.


5.스텝이 꼬인 러시아와 튀르키예의 중립


앞서 우크라이나는 제해권이 없어 대단한 선전을 펼치고도 러시아를 완전히 몰아내지 못하고 있다는 점을 설명드렸습니다.


반대로 러시아도 해군력을 100% 활용하고 있지 못해 결정타를 날리지 못하고 있습니다.


전쟁 동안 러시아는 우크라이나의 항구도시 오데사를 미사일로 공습하고, 해군력을 최대한 이용하려 했습니다.


그러나 우크라이나는 러시아 흑해 함대의 기함이었던 모스크바 호를 격침 시켰고, 연이어 군함들을 상대로 선전을 거두었습니다.


러시아가 흑해에 해군력을 늘리려면 다른 바다에 있는 군함들을 가져와야 했죠. 그런데 튀르키예가 중립을 선언하고 지중해에서 흑해로 들어가는 보스포러스 해협을 차단하자 이 계획은 물거품이 됩니다.


현재 튀르키예는 서방세계와 러시아 사이를 오가며 양다리 외교를 하고 국익을 극대화 하고 있습니다. 러시아는 속이타지만 중재자를 함부로 할 수도 없는 노릇입니다.


6.한국이 얻어야하는 '바다'의 교훈


우크라이나 전쟁과 관련된 미디어 보도는 주로 육상에서의 사투를 다룹니다. 주 전장이 육상이기에 그럴 수 밖에 없죠.


하지만 글을 읽어보셨다면, 제해권 역시 이 전쟁에 중요한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을  공감 하실겁니다.


미디어에서는 연일 우크라이나 전쟁을 두고 한국의 안보는 괜찮은지 교훈을 찾는 기사가 쏟아집니다.


수출입의 99%를 바다에 의존하고 있는 우리 한국이 이번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육상 못지 않게 교훈을 얻어야하는 것이 해상이라고 생각합니다.


과거 한반도의 국가들을 무너뜨리는데 성공할 '뻔'했거나 혹은 성공한 세력들에겐 공통점이 있습니다.


한반도의 '바다'를 공략하는데 성공한 세력들은 한반도를 차지했지만, '바다'를 공략하는데 실패한 세력들은 패전을 맛봐야했다는 것 입니다.


당나라는 백제를 무너뜨릴 때 바다를 경유해 쳐들어와 내응한 신라와 함께 삽시간에 백제를 무너뜨렸습니다. 훗날 고구려,신라와 전쟁을 할 때도 수군을 적극 활용했죠.


결국 당나라를 몰아내는데 성공한 신라의 장군 시득은 바다에서 벌어진 기벌포 전투에서 승리해 당나라를 몰아냈습니다.


저는 우리나라가 주변의 강대국들과 앞으로도 전쟁없이 평화롭게 지내길 바랍니다. 하지만 만약 불행하게도 전쟁이 발생한다면 어떻게될까요?


만약 제가 주변 강대국의 지도자로 한국을 굴복 시키려 한다면 반드시 해군을 동원할겁니다. 여기엔 몇 가지 이유가 있습니다.


-한국군의 육상 전력은 수십만의 병력, 수천대의 전차,장갑차, 세계적인 미사일 전력으로 공방전 시 엄청난 피해를 봐야함.


-한반도의 70%는 산악지대로 대규모 육군을 투입해 공략하기에 부적합.


-한국은 GDP의 70% 이상을 무역에 의존하고, 해상무역이 주 수단인 해상무역국가로 바다를 끊어야 공략할 수 있음.


일제는 운요호 사건으로 한반도에 접근했고, 러-일 전쟁에서 러시아의 해군을 상대로 승리를 거두며 사실상 한반도의 지배권을 획득했습니다.


하지만 우리 역사엔 이렇게 비참한 순간만이 있었던게 아닙니다.


7.정지 장군, 충무공, 한국전쟁이 주는 교훈 


과거 왜구의 피해가 극에 달했던 고려말, 고려 조정에선 어차피 대응하지 못할 수군을 포기하자는 의견이 나왔습니다.


이때 정지 장군(1347~91)이 나서 이에 반대하고 수군을 육성해 관음포 해전에서 왜구를 물리쳤습니다. 이후 고려 수군은 멘탈을 회복했고, 정지 장군은 동시대에 활약한 이성계, 최영 장군과 함께 왜구를 물리치는데 앞장섰습니다.


임진왜란 시기, 충무공 이순신은 연이은 해전에서의 승리로 육상에서 승리하던 왜군의 기세를 꺾었습니다. 


한국전쟁 때 파죽지세로 대한민국을 밀어내던 북한군은 해전에서의 잇따른 패배로 보급을 제대로 받지 못했고, 결국 한미연합해군에게 바다를 내주어야 했습니다.


제해권을 장악한 한국 해군은 국제사회로부터 바다로 물자를 공급받아 전세를 역전시키는데 기여합니다. 


이렇듯 지나간 역사와 현재의 우크라이나 전쟁이 우리에게 주는 교훈은 명확합니다. 우리의 아름다운 바다를 지켜야하고, 국가와 국민이 바다에 헌신하는 해군장병들을 존중해주어야 한다는 것 입니다.


보잘 것 없는 글이지만, 대한민국 시민의 한사람으로서 이 글로나마 이 시간에도 해양방위에 여념이 없는 대한민국 해군 간부, 장병분들에게 깊은 감사를 드립니다. 


아울러 이번 우크라이나 전쟁이 더 이상의 무고한 피해를 만들지 않고 평화적으로 종결되길 희망해봅니다.


다음주에 또 찾아뵙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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