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초 큰 아이를 중학교에 보내기 위해 집 주변에 중학교가 어디 어디가 있는지, 학교마다 어떤 방식으로 가르치는지, 졸업생들이 어떤 고등학교로 주로 가는지, 학교 주변 환경은 어떤지, 이사를 감행해서라도 학군지로 가야 하는지.. 한 1~2년은 고민의 고민을 하며 정보를 모으고 또 모았다. 결국 난 같은 동네에서 그나마 조금 더 낫다는 학교로 보내기 위해 걸어서 10분 거리에 있는 다른 단지로 이사를 했다는 것..
그만큼 나는 좋은 말로는 열성적인, 조금 듣기 싫은 말로는 오버스러운 엄마였다.
중학교가 이러니 학습의 처음이라는 어린이집부터 얘기를 안 할 수가 없다. 나는 그냥 일반 어린이집보다는 시간마다 커리큘럼이 빡빡 히 채워진 (영어도 한다는!!!!) 그 당시 유행 중이었던 놀이학교를 보내고 싶었다. 두세 군데의 상담을 통해 이제 막 4살이 된 아이를 밥도 잘 나오도 셔틀도 운영한다는 놀이학교에 보냈다. 비싼 금액만큼이나 세심한 케어를 해주는 그 시설이 나는 마음에 쏙 들었다. 영어에 한글에 과학까지.. 뭔가를 막 아이 뇌에 채워주는 것 같은 느낌~~ 실제로 그러길 바라며 매일 아이를 노란 셔틀에 태워 보냈다. 지금 생각해도 참 괜찮았던 곳이었다. 내가 못해주는 다양한 경험을 했으니까.. 그런데 웃긴 건 둘째는 그냥 아파트 1층의 가정식 어린이집을 보냈다는 것.. 놀이학교의 시설도 수업도 정말 좋았지만 4살 아이에게 그 정도 수업료를 들일 필요가 있었을까? 그런 수업이 필요했을까? 매일 힘들게 어린아이를 셔틀에 태웠어야 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었기 때문이다. 그냥 친구들과 즐겁게 놀다 집에 일찍 와서 엄마와의 시간을 보내는 게 비싼 놀이학교보다 아이에게 더 나을 듯해서 내릴 결정이었다.
그리고 5세... 유치원~~ 중요하지~~~!!
나는 동네의 수많은 유치원의 설명회를 쫓아다녔고 대학교 부속 혹은 병설 유치원을 보내고 싶어 그곳들에 원서를 넣었다. 경쟁률이 어찌나 높은지 추첨을 통해 입학할 수 있었고 같은 날 같은 시간에 추첨인지라 시어머니, 남편, 나.. 이렇게 셋이 각자 다른 유치원으로 추첨을 하러 갔다는. 다행히 한 유치원에 합격을 했고 2년 동안 넓은 대학교의 캠퍼스를 누비며 유치원 생활을 했다. 언젠간 이런 대학에서 20대를 보내길 바라며, 혹시나 도움이 될까 싶어 유치원 운영의원회까지 해가며 아이를 보냈다. 한 달에 한 번 원장님, 선생님들과 유치원 운영에 관한 회의까지 해가며 나는 둘째까지 이 유치원에 보냈었다. 사실 학업적인 부분을 강조하는 유치원은 아니 었다. 아이들이 즐겁게 커 나가는데 중점이 된 곳이라 아이들도 늘 즐거웠고 물론 나도 만족스러웠다. 한글은 못 배웠지만 식물 키우는 법을 배웠고, 친구들과 어울리는 방법을 배웠다. 그래.. 이때는 인성이 중요하지! 하지만 마음속에 불안함이 슬금슬금 올라온 나는 하원 후 여러 사교육을 시켰었다.
가베 선생님과는 일주일에 한 번씩 만들기를 하며 공간 지각력을 배웠고, 한글 선생님과는 모음, 자음 스티커를 붙였다. 영어 선생님과는 터치펜을 누르며 영어 노래를 불렀고, 태권도장에서는 줄넘기를 열심히 하고 왔다. 참, 큰아이 둘째 아이 모두 이때부터 바이올린과 피아노도 두드리기 시작했지..
모두 한 시점에 동시에 한 건 아니지만 이렇게 쓰고 보니 미취학 아이들이 조금 힘들었겠다 싶다. 하지만 나는 아이들이 이것저것 모두 해보고 적성에 맞는 것을 찾길 바랐다. 지금 생각하니 필요한 과정이라는 건 동의하지만 조금은 빨랐단 생각이 든다.
내년이면 7살이 된다. 학교 가기 전 마지막 1년. 매우 중요하다. 학교 가기 전 생활 습관도 들여야 했고 한글도 술술 읽고 짧은 동화책 정도는 이해했음 했다. 영어도 읽음 더 좋고. 한글은 내가 해줄 수 있으니 (한글 수업을 하고 있었지만 내가 매일 아이들과 한글 공부를 했었고, 수 가르기 같은 가벼운 산수도 내가 매일 함께 하고 있었다) 영어를 가르치고 싶었다. 당연히 나는 영어 유치원으로 눈을 돌리게 되었고 전국 유명 프랜차이즈 영어 유치원 두 군데에 상담을 다녀왔다. 그런데 둘 중 더 크고 유명한 학원은 우리 아이 수준으로는 입학이 불가!!! 열 줄 정도 되는 글을 읽고서 문제까지 풀어내야 그 학원에 입학을 할 수 있다니~~!!! 정말 이 어린아이들이 내가 중학교 1학년때나 시작하던 독해를 하고 있는 것인지.... 놀랍기도 하고 불안하기도 했다.
나에게 선택권 없이 기초부터 시작한다는 영어 유치원에 등록을 하고 아이는 그곳에서 한글은 한 마디도 못 들으며 1년간 수업을 받았다. 물론 처음부터 정말 재미있어했고 영어도 많이 늘었다. 놀이식으로 풀어낸 수업이 많았고 다양한 시각 자료를 통해 아이들이 즐겁게 배울 수 있었다. 그리고 영국에서 왔다는 담임 선생님은 정말 핸섬한 데다 스위트하기도 했고... 1년 동안 아이는 영어를 통해 많이 성장했고 영어로 말하고 듣기를 아주 잘하지는 않아도 거부감은 없게 되었다. 나는 만족스러웠고 둘째도 같은 과정으로 교육시켰다. 지나고 나니 가장 폭발적으로 발전할 수 있는 한글이 그때 더디게 늘었는데, 그건 영어 유치원을 보내면서 내가 감당할 부분이었고 이 또한 어쩔 수 없이 사교육에 의존하게 되었다.
글을 써보니 본격적인 학생이 되기 전부터 참 많은 교육을 접했구나 싶다. 그만큼 나는 아이들 교육에 관심이 많았고 잘했음 했다. 사실 초등학교를 다니던 그 이후에도 우리 아이들은 참 많은 것들을 배웠는데 이건 다음 글에 남겨보려 한다. 그리고 지금, 아이들이 사춘기가 막 시작되는 이 중요한 시기에 캐나다에 오게 된 사연과 캐나다에서는 어떻게 공부하고 있는지 풀어보려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