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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수많은 날이 Jun 14. 2023

어린이집 옆 유치원

부모의 기관 적응기 1탄

첫째를  보내기 시작한 지 1년을 훌쩍 넘어 버렸다.


그 사이 실로 많은 일이 일어났고 우리는 지금 아이를 4번째 에 보내기 시작하려던! 참이다.


그 이야기를 조금 시작해보려 한다.


첫 어린이집 적응기

작년 22년 2월, 첫째가 첫 어린이집 입소를 하게 되었다. 거의 27개월 정도 가정 보육을 하다가 만 3년을 채우지 못하고 결국 에 보내게 되었다.


변명처럼 들리겠지만 둘째 임신과 함께 첫째와 둘째를 함께 가정 보육하는데 우리가 해낼 수 있을까라는 걱정이 덜컥 들었고 결국 첫째는 등 떠밀리듯 어린이집을 가게 되었다(첫째에게 너무 미안한 마음뿐이다).


그것도 바로 엎어지면 코 닿을 거리 단지 내 공립 어린이집을 놔두고 바로 건너 옆 아파트 단지 사설 기관으로 보내야 했다. 이유는 미리 등록 기간을 고려 못하고 지나쳐 정원이 다 차 버렸기 때문이다(가끔 정보력이라는 것이 이런 차이를 만드는구나 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그렇게 보낸 어린이집은 보통 처음 적응기를 거치게 된다. 한국 나이 4세 반 아이들은 첫 며칠은 엄빠들과 함께 하며 어린이집의 분위기를 조금씩 느껴가고 엄빠들과 떨어지는 연습을 시작하게 된다.


그렇게 아이에 대한 부모의 착각이 우르르 무너지기 시작했다.


착각 1. 우리 아이는 잘 지내겠지?


누구나 다 어린이집을 처음 보내는 분들은 공감하듯 떨어지는 연습이 시작되면 아이의 등원 거부가 시작된다. 이후 아침은 늘 아이의 떼와 울음의 폭풍우 속 부모의 설득으로 난무하기 시작한다.


단지 내 놀이터에서는 누구든 서슴없이 들이대고 말을 거는 아이였다. 단지 그뿐이었다.


정도의 차이로 조금 없어질 뿐이지 1년이 지난 지금까지 원을 보내본 결과 등원 거부는 계속된다.


그래도 조금씩 적응하듯 안 하듯 어느 순간 울음이 그치고 칭얼대며 헤어지기를 반복. 우리 부부는 아이가 잘 적응하고 있다고 판단의 착각을 하기 시작했다.


이 착각은 3번째 착각과 함께 산산조각 나 버렸다.


착각 2. 우리 아이는 참 튼튼하지?


중간에 아이의 코로나 감염 및 아픈 날들의 연속으로 등원하지 않은 날을 합치면 무려 첫 어린이집을 보낸 총 3개월 동안 절반만 출석을 하게 되었다.


아시는 분들은 아시겠지만 원래 원에 출석하기 시작하면 그렇게 안 아프던 아이가 어디서 그렇게 감염되어 오는지 계속 아프기 일쑤다.


우리 아이도 마찬가지였다. 태어나고 얼마 되지 않아 코로나 시국으로 인해 외출은 자제하고 온실 속 화초처럼 가족의 보살핌 속에 한번 심하게 아프지 않고 자라온 아이였다.


우리 부부는 내심 속으로 아주 건강한 아이를 나았다며 자화자찬을 하고 있었는데 꼴 보기 사납게 어린이집을 다니기 시작한 이후로 원에서 퍼진 코로나 감염과 각종 바이러스 노출로 아이의 면역체계를 단기간 강화도 이런 강화가 없을 것처럼 아프기 시작했다.


그렇게 보기 좋게 우리의 두 번째 착각이 원을 보내며 무너져 버렸다.


착각 3. 우리 아이는 잘 자겠지?


한국 나이 4살 반은 5살 언니 반에 올라가기 전까지 낮잠시간을 원에서 마련해 주고 원칙적으로 모든 원아들의 취침을 독려한다.


늘 점심을 먹은 후면 비몽사몽 누가 업어가도 모를 정도로 낮잠을 잘 자던 아이였다(당연히 우리 부부가 같이 옆에 있었을 때 가장 안정적이었다).


처음 적응기에는 낮잠을 자지 않고 오전 활동만 하고 점심을 먹고 하원하길 반복하였다. 그러다 담임 선생님의 권고로 일정 시간이 흐른 뒤 낮잠을 시도하기에 이르렀다.


좀 이른 시기라 생각했지만 우리 부부도 곧 잘 자리라 생각하고 지켜보기로 했다.


처음에 옆에 선생님이 끼고 잘 정도로 선생님 의존이 심했다. 당연했다. 그 포근한 엄마 아빠와 함께 하던 따뜻한 침대를 놔두고 아직도 낯선 친구들과 선생님과 가장 원초적인 잠을 함께 해야 하다니 이건 분명 큰 산일게 분명했다.


그러나 어느덧 잠드는 시간이 조금씩 늘어 간다는 선생님의 말씀에 우리도 믿고 기다려 보기로 했다.


그러다 어느 날 이 사달이 나며 모든 우리의 착각은 모두 수포로 돌아갔다.


원을 바꾸게 된 결정적 이유


아이의 얼굴에 큰 멍울이 생겨서 돌아왔다. 그 멍울 자국이 하도 커서 우리 부부는 깜짝 놀랐다.


선생님은 아이와 함께 끼고 자다 그만 자신의 실수로 휴대폰을 떨어 뜨려 아이의 얼굴에 멍이 생겼다 하였다. 하원 때 짧은 사과의 말씀에 못내 속상한 마음을 내키지는 않았다. 당연히 선생님도 아이들이 자는 시간 휴대폰으로 일을 하시던 혹은 개인 만의 시간을 가지실 수 있지 않을까?


하지만 그 이후 우리는 점차 선생님에 대한 신뢰를 잃어 가기 시작했다.

 

매일 아이가 하원하는 시간 선생님의 짧은 하루평은 우리 부부를 불쾌하게 했다. 당연히 아이가 하루 지내며 옳지 못한  행동이 있을 수 있고 지적된 행동이 있을 수 있는 건 지극히 당연한 일일 수 있다.


하지만 아직 어린아이 앞에 두고 부정적인 것들만 늘어놓으시는 선생님의 행동에 조금씩 불만이 생기기 시작했다. 그런 아이의 행동은 아이가 없을 때 따로 상담 기간에 해 주시면 안 되는 거였을까?


그런데 역시나 아이의 줄어들던 등원 거부가 갑자기 심해지기 시작했다. 원 앞까지는 잘 걸어가던 아이가 문 앞에서 통곡을 하고 완강히 등원을 거부하는 것이었다.


우리는 상황이 나아지겠지 생각했지만 나아질 기미가 없었고 결정적으로 아이의 입을 통해 나온 말을 통해 우리 부부는 원을 옮기는 결정을 하게 되었다.


"선생님이 무서워"


그 어린아이의 입에서 흘러나온 말에 더 이상 뒤돌아 볼 수 없었다.


결국 우리는 원에 통보를 하고 원을 떠나게 되었다.


당연히 한쪽의 의견만을 들었을 때 모든 것이 원에서 발생된 문제라고만 여기기에는 무리수가 있을 수 있다.


하지만 부모 입장에 아직 말도 또박또박하기 어려운 아이의 입에서 나온 짧지만 강한 문장에 힘을 간과할 수 없었다. 그리고 그동안 겪어 온 우리 부부가 느껴왔던 원에 대한 느낌을 지울 수 없었다.


기관 적응의 어려움


우리의 억울함을 호소하려고 이 글을 쓰려는 것이 아니었다.


지나고 돌이켜보니 기관에 보내고 적응하는데 어려움은 아이에게만 있는 것처럼 보였는데 부모에게도 크나큰 어려움이 있다는 것을 뼈저리게 느꼈다.


결국 첫 원을 이렇게 떠나보내게 되었다.


이것만이 아님을 이야기드리고 싶다.


다음 편에서는 또 다른 우리의 어려움이 기다리고 있었기 때문이다.


다시 다음 이야기를 시작하려 한다. 이후 총평은 마지막 편에서 이야기하는 것으로 마무리 지으려 한다.


다음 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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