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사 랑 Apr 20. 2024

"내가 너네를 어떻게 키웠는데"의
의미

나는 진정 나의 부모를 사랑하긴 했을까? 



우리는 절대로 알 수 없을 것입니다. 우리를 키워준 어머니가 우리를 어떻게 키웠을지. 

어떤 마음으로 어떻게 그렇게 키웠을지 우리는 예측만 하고 지금은 그저 말로만 들을 수 있겠지만 

직접 어머니가 우리를 키웠을 당시로 돌아가서 똑같이 경험해 보지 않는 이상 알 수 없을 것입니다. 








"내가 너네를 어떻게 키웠는데"의 의미는 참 많은 것을 함축하고 있다는 생각을 최근에 했다.

한 집에서 20년 넘게 같이 살고 있지만 어떻게 한 집에서 살았을까 생각이 들 정도로 우리 집 식구들은 참 다르다. 우리 집 자식들 (스무 살 넘은 자식 두 명)과 어머니는 사소한 것에서부터  큰 것까지 서로에게 많은 것들을 기대하고 바라지만 충족되지 않았을 때 누구보다 쉽게 실망하며 왜 나의 기대가 충족되지 않았는지, 상대방의 단점들만 바라보고 그저 또다시 기대한다. 서로가 서로에게 기대하고 실망하고 기대하고 실망하고를 반복하며 자식은 본인의 부모가 완벽한 부모가 되기를 바라고 부모는 본인의 자식들이 완벽한 자녀가 되기를 희망한다. 하지만 난 이 과정을 수없이 지켜보다가 이런 생각을 하게 되었다. ' 왜 우리는 서로가 완벽한 존재이기를 바라는 걸까'.  



어쩌면 오류라는 생각을 한다. 나는 진정 나의 부모를 사랑하긴 했을까?

진정한 사랑의 의미가 무엇인지 스스로 되묻게 된다. 진정한 사랑이라면 상대가 완벽하지 않아도 그 단점들 까지도 보듬어주고 안아줄 수 있는 것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이 사랑의 의미를 부모에게도 적용시켜 보자. 나는 나의 부모를 진정으로 사랑하고 있는가? 그저 나를 이 세상에 존재하게 해 준 사람들이니까 말로만 사랑한다고 하는 것은 아니었을까?. 진정 부모를 진심으로 사랑한다면서 왜 이렇게 나는 부모가 완벽한 존재이기를 바라는 것이고 또 부모는 왜 자식에게 당연하다는 듯이 많은 것들을 기대하는 것일까. 

어쩌면 가장 가까운 사이는 서로에게 결국 치명적이게 될 수밖에 없는 듯하다. 가깝다는 이유로 친밀하다는 이유로 그저 사랑이라는 그 말 하나로 많은 것들을 묶어버리지만 사실은 가까울수록 하나하나 풀어서 표현하고 또 설명해줘야 하고 그리고 그만큼 거리를 두어야 한다. 


나는 여태 그저 사랑한다고만 하며 사실은 진정한 사랑을 실행하고 있지 않았던 것 같다. 어머니는 아마 아직 많이 모르고 어려서 세상에 나와 배워야 할 것들이 많은 자식들을 진정 사랑으로 보듬었을 것이다. 그렇지 않았다면 이렇게 내가 자랄 수 없었을 것이다. 나의 약점들까지도 어머니는 알고 자식들을 지키며 키워내신 거다. 하지만 자식인 나는... 과연 어머니를 진정으로 사랑했는가. 어머니가 그저 더 완벽했으면, 이렇게도 해줬으면 좋겠고 저렇게도 해줬으면 좋겠는 존재로만 바라보지 않았나... 스스로 생각하게 된다. 

사랑한다는 것의 오류였던 것이다. 존재적으로 나를 낳아준 존재이기에 당연히 사랑한다고 사랑할 것이라고 생각했지만 내가 어머니를 바라봤던 시선은, 어머니를 대했던 방식은 사랑이 아니었던 것이다. 


그렇다면 이제 어떻게 부모를 바라보고 또 대해야 할까? 

위 질문에 답하려면 진정한 사랑은 어떻게 하는 것인가?라는 질문에 먼저 대답을 할 수 있어야 한다. 


작가의 이전글 우리 모두가 보장받아야 하는 것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