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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라이프 위버 Dec 22. 2023

대중음악에 바치는 감사장

요즘 싱어게인 3를 보고있다. 팬텀싱어와 함께 내가 챙겨보는 오디션 프로그램이다. 어제저녁 싱어게인에서는 58호 가수가 넬의 노래를 불렀다. 감동적인 순간을 선물해 주었다. 그런데 더 특별한 것은 내게 잊고 있던 넬을 소환해 주었다는 것이다. 넬은 10년 전쯤 나를 매료시켰던 가수이다.


그동안 내가 좋아했던 대중음악이나 가수들을 하나씩 떠올려 본다.


초등학교 때 남진의 노래를 따라 부르던 기억이 있지만 특별히 남진을 좋아해서는 아니었다. 그의 노래가 경쾌해서였을 것이다. 중고등학교 때는 우리나라 대중가요보다는 팝송, 샹송, 칸초네 이런 것들을 더 들었던 것 같다. 지금 굳이 그 당시의 원 픽, 아니 투 픽을 말하라면 “Both sides now”와 “Love is blue”가 있다.


대학에 가서 좋아했던 가수는 양희은, 송창식이었다. 특히 양희은은 가난한 대학생이 카세트테이프까지 구매할 정도였다.


석사과정 졸업 후, 외딴 섬에 유배된 것 같았던 시절에 빠졌던 가수는 해바라기이다. 해바라기 역시 아직도 우리 집 어느 서랍에 그들의 카세트 데이프가 굴러다니고 있다. 그들 것은 1집부터 거의 4집, 5집까지 샀던 것 같다.


그 이후 대중가요는 그저 오다가다 주워 들었다. 노래방에서 내가 불렀던 노래는 뭐였더라.... “유리창엔 비”, “You raise me up”과 같은 노래들이다.


그러다 가장 최근에 푹 빠진 가수가 넬이다. 10년 전쯤 불안이 많던 그때, 나의 불안과 넬의 몽환적 분위기는 환상적 짝꿍이 되었다. 넬의 노래 중에서 가장 좋아했던 노래가 “백색왜성”이었다. 가사가 정확히 무슨 뜻인지 모르겠지만 내러티브가 감각적이고 멜로디와 반주음악, 가수의 목소리 모든 것이 매력적이다.


“백색왜성”을 다시 들어보았다. 여전히 좋다.


현직에서 은퇴한 한 친구는 이 나이에 이승윤(싱어게인 출신)의 CD를 샀다면서 자신이 놀랍다고 했다. 또한 나이 든 여성들에게 삶의 활력을 준 임영웅(미스터 트롯 출신)의 이야기는 너무나도 유명하다. 연예인이든 어떤 유명인이든 푹 빠질 수 있는 사람이 있다는 것은 좋은 일이다. 비롯 스스로 만들어낸 환상에 빠진 것이라 할지라도. 그것은 아름다운 판타지고 무해한 판타지이니까.


항상 우리 곁에서 인생의 단맛, 쓴맛을 노래하는 대중가수들이 있어 우리는, 빨래를 하다 가끔씩 먼 산을 바라보는 여인처럼 찰나적 을 경험하고 다시 빨래를 두들길 힘을 얻는 것일테다.



(백색왜성 한 번 들어보실래요?)

https://www.youtube.com/watch?v=SNLgtG3Gqv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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