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메타킴 Jun 21. 2024

30화. 인생이 언제 힘들지 않았던 적 있어요?

좋은 사람이 아니어도 돼

최근 나의 커리어에 대해 정리하고 앞으로의 계획을 위해 나의 포트폴리오를 하나씩 정리해 나가면서 그동안 참으로 많은 일을 하고 나름대로 치열하게 열심히 살았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나의 부족함을 알기에 그것을 메꾸고 더하는 데에 집중하다 보니 어찌 보면 참으로 남이 보기에 열심히 산 것 같았다. 내가 어떤 점을 보완하고 어떤 분야를 공부해 나가야 하냐라고 존경하는 내 사수이자 상무님께 질문했을 때 돌아오는 대답이 상당히 나에게 신선한 충격이자 자신감으로 다가왔다. 


자신이 부족하다는 것을 아는 것만으로도 이미 대단한 것이에요.


그 말씀을 듣고, 깨달았다. 내가 부족하다는 마음으로 무언가를 지속적으로 해왔음이 결국에 나의 인생 포트폴리오가 되었음을. 오랜 시간의 경험과 다양한 사람을 겪어보지 않고서는 나올 수 없는 대답이었다. 나였으면, "당신은 너무도 잘하고 있지만, 이런 점을 보완하면 어떨까요?" 하고 정답을 주고자 노력했을 것이기 때문이다. 




오랜 회사 생활과 전쟁과도 같았던 그 시절 사회생활을 하다가 사업을 시작한 나의 아버지는 항상 경제와 사회 모든 분야에 관심이 많으셨다. 그런데, 아버지의 입을 통해서도 그 어떤 주변인들의 입을 통해서도 요즘 살 맛난다, 요즘 경기가 너무 좋아서 행복하다 하는 말은 들어본 적이 없다. 나의 세대가 힘든 세대인가? 했을 때는 절대로 아니다. 오히려 직장 구하기는 지금보다 쉬웠을지언정 자식 교육에 모든 것을 올인하고 쉼 없이 달려온 우리 부모님 세대는 더욱 전쟁과도 같았을 것이다. 특히나, 여성의 사회적 지위나 인식이 지금과 비교했을 때는 조금 낮았던, 그래서 가정주부라는 것이 곧 그들의 직업이자 커리어가 되었던 나의 어머니 세대의 여성들은 지금 세상보다 더욱 힘들었을 것이다. 


도대체 그놈의 경기는 언제 좋아지는 거예요?


나는 항상 생각했다. 경기가 너무 좋아서 우리 모두가 살만한 세상은 도대체 언제 오는 것일까? 하고 말이다. 지독한 자본주의 사회에서 가진 자들은 더욱 많은 경험과 부를 누리고, 가지지 못한자 들은 꼬리에 꼬리를 무는 가난에 허덕이게 된다. 최근에 보았던 넷플릭스 '더 에이트 쇼'라는 드라마에서도 계층 간의 신분 역전을 위해 갖은 노력을 다 하지만 결론은, 한 단계의 계층을 넘어서는 것도 상당한 어려움이 드는 것이고 아래로 내려갈수록 많은 자존심과 함께 인간성 마저 포기해야 함을 풍자했다. 그리고 결국 그들은 계층을 바꾸지 못했다. 


즉, 경기나 경제에 타격을 받는 정도는 계층과 직업, 직군에 따라 명백하게 다르며 그것을 우리는 역전하고 나의 자식에게는 더 나은 삶을 살게 해 주기 위해 노력한다는 것이다. 나의 부모님이 그럤고, 지금도 그렇듯이. 그렇다면, 우리는 계속해서 경제와 사회 전반적인 흐름에 영향을 받으며 힘들어해야 하는 것이 맞나?




인생이 언제 힘들지 않았던 적 있어요?


우리의 짧은 인생을 되돌아보면 20년이든 30년이든 50년이든 80년이든 누구에게나 행복한 것은 '순간'으로 힘든 것은 '시기'로 기억되기 마련이다. 슬프게도 행복한 순간은 찰나로 남고 힘든 것은 억겁의 세월처럼 느껴지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우리가 언제 힘들지 않은 적 있어? 즐겨! 이런 투의 맹목적인 긍정어는 쓰고 싶지 않다. 힘든 건 힘든 거다. 내가 당장 죽을 것 같고 잠이 안 오고, 눈물이 나고 미칠 것 같은데 즐겨라 행복해라 웃어라 같은 자기 계발서 같은 이야기는 하고 싶지 않다는 것이다. 그럼 지금 힘든 시기와 이 시간을 도대체 어떻게 견뎌야 한다는 것인가?


끌어당김의 법칙


나는 MBC 무한도전이라는 예능 프로그램을 너무나도 좋아한다. 아직도 매일 무한도전을 보며 밥을 먹고, 무한도전을 틀어두고 샤워를 한다. 고시 준비를 하며 자취방에 살던 시절에는 무한도전이 나의 유일한 룸메이트이자 위안이 되었다. 무한도전에서 노홍철 님은 끊임없이 자신을 '럭키가이'라고 칭한다. 좋은 일이 있든 나쁜 일이 있든 자신에게 럭키가이라는 마법 주문 같은 말을 내뱉으며 진짜 좋은 일이 있을 때는 자신에게만 주어지는 특별한 행운으로 여겼으며 좋지 않은 일이 있을 때에도 "괜찮아, 나는 럭키가이니까"하고 주문을 외웠다. 


나에게는 비슷한 느낌의 종교관이자 인생관이 있는데, 그것은 '나에게 반드시 준비된 길이 있을 것이다.'이다. 어떤 일이 있어도 나에게 예비된 길이 이미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면, 지금의 힘든 시기도 결국은 필연적으로 겪어야 하는 시기인 것이다. 물론, 나도 빠져나올 수 없을 것 같은 긴 심연의 터널을 지났고 지금도 물론 어떠한 터널 속에 갇혀있는 기분이다. 그러나, 이것 또한 나의 인생의 포트폴리오의 중요한 한 부분이고 반드시 나에게 힘든 시기가 온 이유가 있을 것이라고 믿는 것이다. 


다시 말해서 당신에게 필연적인 힘든 시기가 지금이라고 하더라도 당신이 당신을 '럭키가이'이자 당신만의 길이 있을 것이라고 믿는다면 그 행운과 어둠의 끝은 당신의 그 마음가짐이 무섭게도 끌어당기고 있다는 것이다. 얼마 전 결혼한 나의 소중한 대학 후배가 내가 힘들 때 나에게 노트를 건네며 가장 앞에 써 준말이 있다.


오랫동안 꿈을 꾸는 사람은 반드시 그 꿈을 닮아간다.


우리의 인생의 터널 속에서 힘든 시기를 즐길 수도, 웃어 넘기기도 더 이상 힘든 고통이 찾아올 때가 있다. 그러나, 당신은 그 끝에 무엇이 있는지 명확히 알기에, 아니 꿈꾸고 있기에 그 간절한 마음은 반드시 그 빛나는 순간을 끌어당길 것이다. 


  



오늘은 힘들 수 있다. 

내일은 더 힘들 수도 있다. 

당분간은 그 고통이 끝나지 않을 수도 있다. 


그래도, 괜찮다. 

당신은 오늘도 누구보다도 열심히 그 꿈과 같은 빛을 끌어당기고 있으니까. 


그래서, 고맙다. 

누구든 당신을 아끼고 사랑하는 사람이면 나처럼 고마워할 것이다.

오늘 하루도 그 어둠과 고통을 희망과 노력으로 버텨낸 당신에게 고맙다.


그리고 나에게도, 당신에게도 실눈을 뜨고 자세히 보면 점점 다가오는 반짝이는 내일의 빛이 보이길 바란다.

이전 29화 29화. 고작 오늘 하루쯤 잠 못 자면 어때?
brunch book
$magazine.title

현재 글은 이 브런치북에
소속되어 있습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