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안아주고 싶어서 왔어"
시간이 날 때마다 5살인 아들을 꼭 안고, 사랑한다고 말해준다.
소중한 아들에게 엄마의 사랑만큼은 의심의 여지도 없는 영역이길 바라는 마음에서 일부러 자꾸 한다. 스스로 생각하기에 나는 요즘 흔치 않은 강압적이고 엄한 엄마이다. 금쪽같은 내 새끼를 봐도, 육아서를 끊임 없이 읽으며 단련해도 성격을 바꾸기는 쉽지 않아서 혼내는 만큼 사랑한다고 자주 말해주려고 한다. 지금까지는 다행히 아들이 엄마의 사랑을 인지하고 있는 것 같다. 눈치 빠르고, 섬세한 아들은 내가 기분이 안 좋거나 화나 보이면 한껏 해사한 미소와 함께 "사랑해, 엄마. 엄마의 보물 여기있어" 하면서 안기라고 두 팔을 활짝 펼친다. 이 사랑스러운 아이가 없었으면 내가 어떻게 살았을까. 감히 상상할 수도 없다.
부모님이 우리 자매를 사랑한다고 생각한다. 대체로 우리가 평범하고, 화목한 가정이었다고 생각한다.
내가 기억하는 한 부모님에게 사랑한다는 말을 직접 들은 적은 한 번도 없다. 지금까지 부모님을 겪어온 경험으로 추측할 뿐이다. 엄마의 따뜻한 보살핌과 희생, 묵묵한 아버지의 애정을 모르는 바는 아니지만 내일모레 마흔이면서도 가끔 아쉬울 때가 있다. 사랑을 듬뿍 담은 눈으로 "사랑해, 우리 딸" 이런 말을 듣고 자랐으면 내가 조금 더 행복한 사람이지 않았을까? 오은영 박사의 오디오북을 많이 들어서 그런가, 쓸데 없는 생각을 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