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밥 묵자”
KBS 개그콘서트에서 이 대사로 유명했던 코너의 이름이 기억 나는가?
바로 ‘대화가 필요해’다.
개그맨 김대희와 신봉선, 장동민이 함께 했던 코너로, 가족간 대화의 필요성을 코믹하게 풀어냈다. 무뚝뚝하고 엄격한 아버지와 항상 날이 서 있는 엄마, 철 없는 고등학생 아들의 ‘조용한’ 식사 자리를 배경으로 한다.
이 코너는 물론 웃음도 주지만, 타이틀과 상황을 통해 우리에게 중요한 메시지도 던진다.
가족끼리 식사 자리에선 제목 그대로 ‘대화가 필요하다'는 것.
가족끼리 식사는 단순 한 끼를 때우는 것을 넘어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흔히 ‘밥상머리 교육’ 이라고 하듯, 가족끼리 식사는 아이 교육과 올바른 성장에 큰 영향을 끼친다. 아이나 어른이나 스마트폰과 함께 하는 식사가 익숙한 요즘 시대에 더욱 필요하겠다.
밥상머리 교육은 크게 두 가지 측면에서 중요하다.
첫 번째는 자리가 자리인 만큼 ‘식사 예절’이다. 기본적인 예의와 태도, 테이블 매너 등을 배울 수 있다.
두 번째는 식사 중 대화를 통한 소통과 내적 성장이다.
가족끼리 식사는 하루에 부모와 아이가 편하게 소통할 수 있는 얼마 안 되는 시간 중 하나다. 그 시간 동안 아이는 부모와 대화하고 감정도 공유하며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많은 것을 배울 수 있다.
이를 위해 잔소리와 공부 얘기는 잠시 넣어두고, 고민거리를 먼저 꺼내보자. 각자 일터나 학교에서 있었던 일, 그 날 뉴스나 SNS에서 본 것 등 각자의 생각, 의견을 공유할 수 있는 주제면 더욱 좋다.
이 과정에서 아이가 질문을 한다면 즉답을 하기 보다는 스스로 한 번 생각해볼 수 있도록 질문을 다시 던지도록 한다. 자유롭고 편한 분위기 속에서 사고력과 창의력을 기를 수 있다.
유명한 예로, 명연설가로 손꼽히는 미국 케네디 대통령은 어릴 때 가족식사 시간에 그 날 읽었던 기사에 대해 서로 의견을 나누곤 했고, 이는 케네디가 논리정연하게 스피치하는데 큰 도움이 됐다고 한다.
또 가족식사는 인성 함양과 학업에도 영향을 끼친다.
미국 컬럼비아대학 약물중독 국립센터(CASA)의 연구 결과에 따르면, 일주일에 가족식사를 0~2회 하는 가정과 5~7회 하는 가정을 비교했을 때, 청소년 비행 발생율은 식사를 더 적게 하는 가정에서 더 높게 나타났다. 반대로 학업 성적은 5~7회 하는 가정의 자녀가 더 높았다.
이렇듯 성장기 아이에게 있어 가족식사는 뱃속뿐만 아니라 머리와 가슴까지 든든하게 채울 수 있는 시간이다. 여러모로 가정과 아이에게 ‘따뜻한’ 자리다.
소중한 시간, TV는 잠시 끄고 스마트폰도 내려놓고 첫술과 함께 아이의 이름을 불러보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