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스승의 날의 기록
어릴 때부터 선생님을 참 좋아했다.
이쁨받고 인정받고 싶어서 뭐든 열심히 한 아이였다.
그렇게 너무도 자연스럽게 선생님을 꿈꿨다.
그렇게 '어떤' 선생님이 되어야겠다는 것보다는
학교 선생님이 되고 싶어서 고군분투했던 20대 초반의 나.
우연히 교양수업에서 만난 교수님께서
학교 밖에서 나를 더 필요로 하는 곳으로 가서
더 의미 있는 일을 하면 좋겠다고 하셨다.
그때부터 스스로 '어떤' 선생님이 되고 싶은지에 대해 질문하기 시작했다.
그때 만난 교수님은 좋은 선생님에 대한 정의를 내가 잘할 수 있을 거로 생각하셨겠지만 어리석게도 그때 나는 인정이 더 고팠던 거 같다.
그래서 편입과 대학원 진학을 했다.
사범대가 아니라는 자격지심이었지만
사범대에 가면 좋은 선생님이 되는 조건을 갖출 수 있을 거란 합리화를 하며….그렇게 오랜 시간 내가 정의한 '교육'과 '선생'은
내 뿌리에서 나온 정의가 아닌 책상에서 책으로 공부한
남들이 멋있어하는 정의였다.
멋진 선생님들을 보고 그들처럼 되기를 원했지만
닿지 않는 미래에 대한 불안함 때문에 순수한 마음을 잃어갔다.
자격증을 받았지만 기쁘지 않았다.
구린 나의 모습이 싫어 한참을 방황했다.
한 스승이 또 나에게 이런 길도 있고 저런 길도 있다는 걸 보여줬다.
모든 걸 내려놓았던 건 용기였을까? 도망이었을까?
좁은 책상 안에서 지칠 대로 지쳤던 시기에 다른 길을 가기로 마음을 먹고는
사교육으로 발걸음을 돌렸다.
처음엔 더 많은 아이에게 내 목소리를 전해주는 멋진 일을 할 거라 다짐했다.
그런데 1년, 2년 지날 때마다 현실과 적당히 타협하는 나를 발견했고, 자주 외면했다.
이 정도면 충분했다고. 이 정도면 노력했다고 상황이 좋지 않은 거라고 말이 참 길었다.
외면하면서도 마음 한편이 계속 아프고 공허했던 그 시간을 결국 견딜 수가 없었다.
어렸을 때 학교 선생님을 동경하며
그분들처럼 되고 싶었던 내 꿈을 향한 순수한 욕심이 그리웠다.
그렇게 또 새로운 길을 찾아 떠나는 길에 또 새로운 스승을 만났다. 그리고 요즘 나는 나에게 '선생'이란 무엇이며 나는 어떤 뿌리를 가지고 있는 사람인지, 앞으로 교육은 어떻게 될 것 같은지, 나는 무엇을 할 수 있는지 매일 밤 생각한다.
그렇게 지금의 나는 과거의 나보다, 1년 전 나보다, 바로 어제의 나보다
더 나은 선생의 모습을 갖춰가고 있다.
오늘은 내일의 스승의 날을 맞아 내 인생 수많은 스승을 떠올리며
내가 어떤 선생님이 되어가고 있는지를 돌아볼 수 있던 하루였다.
너무 감사하게도 넘어질 때마다 새로운 스승을 만났다.
그렇게 내 인생에 여러 스승 덕에 나는 지금의 내가 되었다고 생각한다.
이젠 책상이 아닌 많은 것들을 보러 배우고 그 안에서 느끼는 내 안의 것들로
선생의 정의를 다시 내리고 있다.
먼저 선, 날 생 먼저 발 도장을 찍는 사람, 뿌리가 되어 줄 사람.
뒤에서 따라가지 않고 앞장서서 먼저 실패도 해보고 성공도 해보며,
좋은 토양을 알아보고 우물을 석 자도 파보고 아홉 자도 파보며
뿌리를 잘 내리게 해주는 사람.
느리더라도 멈추지 않고 좋은 선생, 좋은 어른이 되고자 하는 이 건강한 욕심을
잃지 않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