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글쓰기 45일차
한때는 실수가 세상에서 제일 두려웠다. 실수 없는 인생은 불가능이라는 사실을 모르는 것은 아니었지만 할 수만 있다면 실수의 개수를 최소한 줄이고 싶었고, 실수를 하더라도 심각한 수준보다는 사소한 수준이기를 바랐다. 우매하고 미련한, 전형적인 비합리적 신념이었다.
실수를 마음껏 저지르며 산다. 부주의하게 산다는 의미가 아니다. 당면한 문제들을 즐기는 쪽으로, 실수를 염려하여 주저하기보다는 일단은 하고 보는 쪽으로 시선을 옮겼다. 무능하거나 미숙해서 발생하는 실수도, 나는 인지하지 못했지만 알고 보니 누군가에겐 상처가 되었을 실수도, 나의 의도와는 관계없이 벌어지는 실수도 언제든 품을 수 있는 마음으로 말이다. 여전히 실수는 아프지만 반복하지 않을 미래를 그리며 툭툭 털어낸다. 무엇이 문제였는지, 왜 그런 일이 일어났는지 살피고 같은 지점에서 넘어지지 않도록 주의한다.
아무리 신경 써도 또 같은 자리에서 실수를 할지도 모른다. 그래도 괜찮다. 전보다 1cm 정도는 더 나아졌을 스스로를 칭찬한다. 왜 또 넘어졌는가 말고 이번에는 어디를 더 신경 쓸까로 시선을 옮기는 일. 더 길게는 나를 사랑하고 건사하는 일이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