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머니는
착한 우리 할머니
숨 쉴 때 부풀었다 다시 주는 흰 빵처럼 뒷모습이 부풀었다 주는 할머니는
자기 딸보다 우리 아빠를 더 사랑했다
너는 아빠가 좋아, 엄마가 좋아?
입 열지 못하는 나를 데려다가
아빠는 엄지고 엄마는 새끼야
아빠가 최고고 엄마는 이거야
나는 일곱 살 할머니는 일곱 열 살
나는 문을 닫았다
그러면
엄마가 새끼면
나는 일곱 살 새끼 할머니는 일곱 열 살 새끼야
베란다 미닫이를 열고 중문을 열고 창문도 열고
방충망만 남겨두고
지나가는 차를 보며 지나가는 차 안에 들어 있을 운전대 잡은 아저씨를 생각하며
일곱 살 새끼는 아무 말도 못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