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rack 8 : On My Way

(feat. 나를 미워하는 나에게)

by Rachel

Intro.

먼저 가는 사람의 발자국을 따라 길을 걸었습니다.

나도 그렇게 도착하리라 생각하고

어거지로 도착한 길은, 나도 모르는 길 끝이었습니다.


하지만 한 가지만은 알았습니다.

길 끝에, 나 혼자 도착했다는 것.


모르는 길 끝이지만,

나 혼자의 힘으로 도착했다는 것이,

나의 자부심이 되었습니다.


나 스스로도 뭔가를 해냈다는 그 뿌듯함이,

지금까지도 나를 이끌어 줍니다.




나는 참 고집이 센 사람입니다.

당신도 그럴까요, Y?


근데 말이에요.

나는 내 길을 간 게 꼭 용기 있어서만은 아니었어요.

나는 도망갈 수가 없었거든요.

어떻게든 버티고, 그 길 말고는 선택지가 없게 나를 몰아붙였던 것 같아요.

그래서 결국, 어거지라도 그 길 끝까지 가본 게, 내 자부심이라면 자부심이에요.


내 길이라고 생각하고 끝까지 가면서,

힘든 일들을 끌어안고 이악물어 가면서 나에 대해 알게 되었어요.

나는, 생각보다 약하다는 걸요.

그렇지만 약하다는 걸 인정할 때, 나는 조금 덜 미워할 수 있었어요.


조금 무거운 일이 생겨면 금방 무너져서 울고,

조금 외로우면 아무 의미 없는 말에도 흔들리고,

사랑받고 싶다는 마음 하나로 나를 밀어붙이는 고집스럽고 추한 모습이 보였어요.

단 한 통의 메시지를 기다리며, 화면을 열었다 닫았다 반복했던 날들.


그렇게 고집스럽게 걷다 보니까, 나는 어느 순간 깨달은거죠.

내가 강한 사람이 아니라, 버티는 사람이었다는 걸.


강한 사람이 되고 싶어서, 애써 강한 척하지만,

그 강한 척을 못할 때마다 나 자신을 미워하던 약한 사람이었다는 걸.

그게, 나더라고요.



당신도 혹시, 그런 감정에 빠진 적이 있나요?


너무 약한 나 자신이 싫어지고,

그걸 숨기기 위해서 괜찮은 척하다가

결국, 더 엉망이 되어버린 순간.


아무도 나를 이해해주지 않지만, 그럴수록 더 괜찮은 사람인 척해야 할 것 같고.

그런데, 사실은 그 모든 것을 내려놓고 그냥 한번 울어버리고 싶었던 날.

그런 날이, 당신에게도 있었을까?


그런 날이 있었다면, 당신에게 말해주고 싶거든.

Alan Walker - On My Way


이 노래 말야.

이 노래는 계속 걷는 나 자신을 이야기해.

무너지고 넘어져도 계속 걸으며 내 길을 간다고 말이에요.

나는, 그게 나 자신을 사랑하는 길이라고 생각해요.


억지로 버티면서 가는 길이 아니라, 나를 끌어안고 걸어가는 길.

내 자신을 사랑하면서 걷는 길은 힘들지만은 않아요.


아주 오랜 시간이 지나고 나서야 겨우 깨달은 사실이라서

당신에게 알려 주고 싶어요.

내가 나를 사랑하면, 세상이 조금은 덜 밉고 덜 힘들다고요.


내 길이란 건 말이에요,

내가 견디고, 무너지고, 다시 일어서면서 '나답게' 살기로 한 방향이더라고요.





Outro.

이 길의 끝에서 기다릴 또 하나의 돌멩이에게.

당신은, 뭐라고 말을 해 주고 싶나요?

저라면—
그동안 잘 기다렸다고 해 주고 싶었어요.

왜냐하면, 나와 이 긴 길을 함께 걸으면서
단 한 번의 불평도 없이 쭉 내 이야기를 들어줬잖아요.


당신 말이에요.


그래서, 나는 혼자가 아니었어요.

그래서, 감사를 더합니다. 같이 걸어줘서, 고맙습니다.

keyword
이전 19화Track 7 : Fad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