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eat. 나를 미워하는 나에게)
Intro.
먼저 가는 사람의 발자국을 따라 길을 걸었습니다.
나도 그렇게 도착하리라 생각하고
어거지로 도착한 길은, 나도 모르는 길 끝이었습니다.
하지만 한 가지만은 알았습니다.
길 끝에, 나 혼자 도착했다는 것.
모르는 길 끝이지만,
나 혼자의 힘으로 도착했다는 것이,
나의 자부심이 되었습니다.
나 스스로도 뭔가를 해냈다는 그 뿌듯함이,
지금까지도 나를 이끌어 줍니다.
나는 참 고집이 센 사람입니다.
당신도 그럴까요, Y?
근데 말이에요.
나는 내 길을 간 게 꼭 용기 있어서만은 아니었어요.
나는 도망갈 수가 없었거든요.
어떻게든 버티고, 그 길 말고는 선택지가 없게 나를 몰아붙였던 것 같아요.
그래서 결국, 어거지라도 그 길 끝까지 가본 게, 내 자부심이라면 자부심이에요.
내 길이라고 생각하고 끝까지 가면서,
힘든 일들을 끌어안고 이악물어 가면서 나에 대해 알게 되었어요.
나는, 생각보다 약하다는 걸요.
그렇지만 약하다는 걸 인정할 때, 나는 조금 덜 미워할 수 있었어요.
조금 무거운 일이 생겨면 금방 무너져서 울고,
조금 외로우면 아무 의미 없는 말에도 흔들리고,
사랑받고 싶다는 마음 하나로 나를 밀어붙이는 고집스럽고 추한 모습이 보였어요.
단 한 통의 메시지를 기다리며, 화면을 열었다 닫았다 반복했던 날들.
그렇게 고집스럽게 걷다 보니까, 나는 어느 순간 깨달은거죠.
내가 강한 사람이 아니라, 버티는 사람이었다는 걸.
강한 사람이 되고 싶어서, 애써 강한 척하지만,
그 강한 척을 못할 때마다 나 자신을 미워하던 약한 사람이었다는 걸.
그게, 나더라고요.
당신도 혹시, 그런 감정에 빠진 적이 있나요?
너무 약한 나 자신이 싫어지고,
그걸 숨기기 위해서 괜찮은 척하다가
결국, 더 엉망이 되어버린 순간.
아무도 나를 이해해주지 않지만, 그럴수록 더 괜찮은 사람인 척해야 할 것 같고.
그런데, 사실은 그 모든 것을 내려놓고 그냥 한번 울어버리고 싶었던 날.
그런 날이, 당신에게도 있었을까?
그런 날이 있었다면, 당신에게 말해주고 싶거든.
Alan Walker - On My Way
이 노래 말야.
이 노래는 계속 걷는 나 자신을 이야기해.
무너지고 넘어져도 계속 걸으며 내 길을 간다고 말이에요.
나는, 그게 나 자신을 사랑하는 길이라고 생각해요.
억지로 버티면서 가는 길이 아니라, 나를 끌어안고 걸어가는 길.
내 자신을 사랑하면서 걷는 길은 힘들지만은 않아요.
아주 오랜 시간이 지나고 나서야 겨우 깨달은 사실이라서
당신에게 알려 주고 싶어요.
내가 나를 사랑하면, 세상이 조금은 덜 밉고 덜 힘들다고요.
내 길이란 건 말이에요,
내가 견디고, 무너지고, 다시 일어서면서 '나답게' 살기로 한 방향이더라고요.
Outro.
이 길의 끝에서 기다릴 또 하나의 돌멩이에게.
당신은, 뭐라고 말을 해 주고 싶나요?
저라면—
그동안 잘 기다렸다고 해 주고 싶었어요.
왜냐하면, 나와 이 긴 길을 함께 걸으면서
단 한 번의 불평도 없이 쭉 내 이야기를 들어줬잖아요.
당신 말이에요.
그래서, 나는 혼자가 아니었어요.
그래서, 감사를 더합니다. 같이 걸어줘서,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