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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르헤다 Apr 18. 2023

세상에서 내가 가장 불행한 것 같을 때

자기 연민의 늪


예전에 내가 생각한 행복이란, sns에 업로드할만한 특별하고 비일상적인 이벤트가 있어야 하며 도파민이 생성될 만큼 고무된 상태여서 늘 즐겁고 활기찬 기분이 쭉 이어지는 상태라고 정의할 수 있다. 그 행복을 얻기 위해 유행하는 맛집을 방문하고 유행템에 소비를 아끼지 않았으며 그런 순간을 인증하기 위해 사진으로 꼭 남겼다.


지금 생각해 보면 '행복하고 싶다'는 생각에 지나치게 사로잡혀 강박을 가진 것 같다. 내가 정의한 행복은 늘 일시적이었다. 지속되는 상태가 아니라 그 순간만 반짝 좋은 기분이었다가 집에 돌아오면 약간의 허무감과 외로움이 밀려오는 그런 기분.


sns나 유튜브를 보면 다들 그런 일시적인 상태를 가져보려고 아등바등 사는 것처럼 느껴졌다. 행복에 대해 집착하는 마음을 가질수록 멀어져 가는 걸 느끼다 우연히 '작고 기특한 불행'이라는 책을 만났다. 이 책을 읽으며 나는 행복에 관한 새로운 관점을 얻게 된다.





이 책의 저자는 일상에서 행복보다 불행의 순간을 더 많이 느끼는 사람은, 불행을 잘 다스려야 한다고 말한다.



크고 작은 불행을 마주하는 일은 소소한 행복을 찾는 것만큼 중요하다. 불행을 잘 다스릴 줄 아는 게 행복해지기 위한 첫걸음이고, 불행을 자주 성찰할 줄 아는 사람은 변화에 대한 의지가 강한 사람이기 때문이다. 살면서 이따금씩 찾아오는 반갑지 않은 불행이란 존재를 어떻게 길들이고 다뤄야 할지 고민해 봐야 행복의 감정을 더욱 깊이 음미할 수 있다. 



불행은 늘 존재한다. 새삼스러울 것도 없는 말이지만, 불행이 없는 삶은 세상 어디에도 없다. 불행의 양과 질은 상대적인 거라 측정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모든 사람은 자신의 불행만이 굉장히 특별하고 잔인한 것처럼 느낀다. 지난 몇 달간 나도 그렇게 생각하며 자기 연민에 빠져 있었다. 나는 나를 객관적으로 보지 못한다. 늘 주관화한다. 그래서 자기 연민에 빠지고 내 안에 있는 감정의 크기를 거대하게 부풀리기도 한다. 


내가 세상에서 가장 불행하다는 건 어떻게 보면 가장 행복하다는 말보다 더 큰 오만일 수도 있다. 결국 불행이 나와 공생 관계이며 인생에서 제외될 수 없는 거라면, 불행을 잘 다스리는 방법이 필요하다. 


그동안 읽고 쓰면서 마음을 단련하면서 느낀 건 불행과 내 인생 사이에 거리두기가 필요하다는 점이었다. 불행은 불행이고 인생은 인생이었다. 그 불행으로 인해 내 인생은 망하지 않았다. 한두 가지의 사건으로 인해 내 인생이 어둡게 물드는 건 너무나 억울한 일이다. 



나는 불행을 겪고도, 깊은 상처를 받고도, 매일 삶은 반복되며 별일 없이 잘 살 수 있다는 걸 실천하기 위해 노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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