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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은이랑 Mar 27. 2023

[Na의 여행] 비가 내린다.. 오사카성 여행기

2박 3일 1일 차

내 친구이자 여행 메이트인 방씨와 여행하면 항상 하루는 비가 오기 마련이다.

우스개 소리로 기우제에 최적화된 인생이 아닌가라고 이야기하며 과거에 존재했다면 떠받들여지지 않았을까 싶다.

일주일 전에 강수확률 60%를 볼 때만 해도 반반 확률이라 믿지 않았지만 당일 확인한 날씨에 강수 확률 89% 그리고 오사카 공항에 도착하자마자 비를 눈으로 확인하니 오사카 성에 만개한 벚꽃을 보려는 내 계획이 틀어졌다.



출국과 입국

이전의 준비글에서 출국 심사가 요즘은 1시간 반에서 두 시간이라고 언급했었다.

나는 8시 20분 비행기로 첫 차를 타면 늦는다.

그래서 김포 공항 앞의 모텔을 예약하고 전 날 밤에 방씨와 만나게 되었다.


그런데 웃기는 게 우리만 그런 생각을 한 것이 아닌 것인지 캐리어를 끌고 오는 사람들이 꽤 많았으며, 아침 송정역 5시 54분 첫차에도 많은 사람들이 있었다.


그렇게 일찍 공항에 도착해도 출국 심사 줄은 상당히 길었는데 마침 바이오 셀프 등록하는 줄이 짧아서 난생처음 바이오 인증을 등록했다.

덕분에 짧은 줄을 설 수 있어서 다행이었다.

- 정보 : 등록한 공항이 다르면 셀프 등록대에서 해당 기록을 이 공항에 다시 가서 링크해야 한다.

이후에는 제주도에 가는 거랑 비슷해서 액체류만 좀 버리고 타서 줄 서고 심사받는데 1시간 정도 걸렸던 것 같다.


그리고 탑승 후, 일본에 입국하게 되었는데 여기가 줄이 장난 아니었다.

간사이 공항에 도착하면 트램 정거장에서 Visit 재팬의 검역절차 서전 등록 심사완료 캡처를 보여줘야 했고 트램을 타고 도착한 출국 심사장에서는 엄청나게 긴 줄이 우리를 반겨주었다.

입국 심사 QR 코드를 보여주면서 여권, 손가락 검지 지문 등록에 사진까지 찍고 나서는 세관신고 줄에서도 세관신고 QR 코드를 보여주고 얼굴을 또 확인해야 끝난다.


후임이 필수는 아니라고 했는데 현장에서 보니까 Visit Japan은 그냥 필수다.

미리 해가냐 아니면 현장에서 시간 끌면서 하냐의 차이인 것 같다.


결국 비행기는 10시에 도착했는데 11시 10분에 끝났다.

방씨와 나는 벌써부터 지쳐 있었다.



주유패스 수령 및 라피트 탑승

간사이 공항에서 나오게 되어도 주유패스를 수령해야 한다.

오사카 내의 JR 라인을 제외한 지하철을 해당 패스로 이용할 수 있고 주요 관광지들도 바로 이용이 가능해서 미리 예약하고 왔지만 수령은 현장에서 표로 받아야 한다.

수령처는 각 회사마다 다르기에 미리 알아보고 와야지 헤매지 않을 수 있다.

방씨와 나는 또 10분 정도 줄을 서서 받았다.

다만 간사이 공항에서 난바역으로 가는 라피트 탑승권은 2층에 위치가 고정되어 있고 줄도 거의 없어서 그냥 받아 왔다.

방씨가 1시간 단위로 있어서 12시에 타야 한다고 했지만, 웬걸 11시 35분에 출발하는 열차가 있어서 그것으로 끊었다. 그런데 이게 라피트 A 노선과 B 노선이 있는데 경유지가 추가된 B 노선이라 보통 35~40분 도착이라고 들었는데 50분 이상 걸린 것 같다.


그리고 지하철이나 기차역의 실물 표는 IC카드 찍는 곳이 아니라 표회수기가 달린 게이트로 가야지 혼동을 피할 수 있다.



라피트를 타고 난카이 난바역에 도착한 우리는 짐을 어떻게 처리할 것인지 고민을 하기 시작했다.

숙소까지 거리가 멀고 너무 일찍 도착해서 짐을 안 맡아주면 일정에 타격이 있다.

이에 난카이 난바역의 물품보관소에 짐을 맡기려고 하였으나 이미 꽉 차있었다.

최악의 선택으로 그냥 오사카 성까지 가져가기로 했다.

- 숙소에 가니까 다른 사람들은 이미 짐을 맡아놓고 있었다.


일본 지하철은 환승이 조금 복잡하게 되어 있는데 주로 노선별로 회사가 다르기에 입구도 다를 수 있다.

우리는 그걸 역에 도착하고 알아서 조금 혼란이 있었다.

그리고 네이버 지도나 블로그 보다는 구글 지도에서 경유지를 찾아가는 게 제일이다.

진짜 구글 지도 길 찾기 없었으면 앞이 캄캄했을 거다.

우선 난카이 난바역에서 미도스지선의 난바역으로 이동해야 목적지인 오사카성을 갈 수 있는 경로를 갈 수 있었다.

방씨는 계속 혼란 중이어서 직접 찾아서 이끌었다.

난카이 난바역 출구로 나와서 걷다가 미도스지선이 적힌 지하도로 들어가 탑승했다.

신사이 바시역에서 또 한 번 니가호리 쓰루미료쿠치선으로 갈아탔고 모리노미야 역에 도착했다.


그때 나는 말했다. "방씨, 배고프니까 역 앞에서 스시 먹자"

바로 구글 지도에서 식당을 검색했고 거의 모든 스시집이 5시에 오픈하는 것을 알게 되었다.

있는 것은 카레우동집이랑 규동집이다.

규동을 개인적으로 혐오하는 나로서는 카레 우동집이 차선이 될 수 있으나 그건 방씨가 끌리지 않아 했다.

그러다 입구의 대각선 방향의 평점 3.6점의 "규슈라멘 키오"로 가기로 하였다.

비는 추적추적 내리면서 캐리어를 끌고 검색해서 가는 것이 고역이었지만, 입구를 만나고 나서 얼굴이 풀어졌다.

점심시간이라 그런지 자리가 없어서 종이에 "Bang san"이라고 적고 의자에 앉아 기다렸다.


이윽고 인상이 푸근한 30대 점원이 자리를 안내했고 허락하에 사진 촬영 등을 하였다.

메뉴는 이미 정한 소유라멘이고 콜라 한잔을 같이 주문했다.

같이 온 방씨는 물을 마시겠다는데 인스턴트 쳐돌이인 방씨가 물을 마신다니 오히려 건강이 매우 걱정되었다.


방씨의 경우, 점심시간에 판교에서 라멘을 자주 먹는 편인데 밍밍해서 오히려 본인이 가는 가게가 맛있었다고 한다.

하지만 라멘을 평소에 안 먹는 나로서는 비 오는 날 몸을 따뜻하게 해주는 그 느낌과 얇고 꼬들한 면발 그리고 덜 자극적인 맛이 만족감을 높여주었다.

특히 고독한 미식가의 고로상이 빙의된 듯 먹으니 맛있다.

가격은 라멘 한 그릇 당 800엔 내외로 생각보다 저렴했다.


나오는 길에 바로 옆에 페코짱 등신대가 있는 후지야 FUJIYA 양과자점이 있었다.

거기서 백 몇십엔 하는 빵을 하나 궁금해서 샀는데 정말 감탄이 나왔다.

귀여운 페코짱이 그려진 카스테라에 달지 않은 크림이 가득 들어있다.

정확히 비슷한 건 우리나라에 파는 카스테라라는 과자빵의 느낌인데 그걸 500만 정도 곱한 정도로 촉촉하고 맛있다.

미국인이랑 일할 때 그 녀석이 내게 "한국과 달리 일본 빵이 맛이 있어, 달지가 않고 건강해"라고 했을 때, 대한민국의 홈베이킹러로서 정직하게 뚝배기를 날리고 싶었지만 이제 무슨 느낌인지 알았다.

달지 않아 상대적으로 건강하면서도 맛있는 느낌을 주었다.

이 빵을 개발한 개발자는 칭찬을 받을만했다.


오사카성

오사카성 들어가는 입구 인포메이션에 라커가 있어 짐을 맡기려 했다.

하지만 캐리어 두 개가 들어갈 만큼의 자리는 500엔으로 다소 비싼 편이었다.

참고로 옆에 음료수 자판기가 있어서 천 엔짜리를 거기서 거스르는 게 속이 편하다.

편의점에서는 돈을 바꿔주지 않는다.

물건을 사서 얼마로 거슬러 달라고 직접 이야기해야 한다.

메론빵을 사고 거슬렀는데 잘못 받아와서 다시 바꿔달라니까 그건 안된다고 한다.

고지식한 게 일본 애들이랑 일해봐서 이해하지만 어떤 면에서는 답답하다는 생각이 든다.


오사카성의 핵심은 천수각이라고 생각되어 외관을 빨리 보려고 걸었지만 워낙 규모가 올림픽공원의 3분의 2 이상이라 조금 걸었다.

산책코스도 있는데 우리는 천수각을 보려고 짧은 코스를 통해서 걸었다.

* 궁금해서 찾아본 결과 오사카성은 105.6 헥타르, 올림픽 공원은 144.8 헥타르이다.


빨간색으로 표시된 현재 위치에서 해자를 가는 길에 벚꽃이 만개해 있었고 한국사람들이 역시나 사진을 찍고 있었다.

계단을 올라 천수각으로 걸어가는 중에 신사가 하나 있었는데 방씨가 거기서 참배를 하길래 우려를 표했다.

"여기 전범 신사면 어떡하려고 그래?"

방씨가 대답했다. "로또만 해주면 그게 어디든 괜찮아"

농담으로 말한 거지만 얘는 혼이 좀 나야한다고 생각한다.

대신 내가 신사에서 전범들 다 지옥 가라고 방귀 한 사발 뀌어주어서 기도한게 상쇄되었다고 믿는다.

알아보니 역시나 임진왜란을 일으킨 도요토미 히데요시에 대한 신사라고 한다.

방씨는 물론 모르고 한 거지만 내 농담이 현실이 되었다.


그리고 맞은편, 천수각 앞에 도착하게 되었다.

천수각은 크고 멋지긴 했지만 옆에 건물도 서양식으로 잘 지어져 있었다.

멋진 박물관이겠거니 했더니 코난 그림이 그려져 있고 알고 보니 카페가 있는 문화 건물이었다.

찾아봤더니 이 미라이자 건물은 내 생각대로 시립 박물관으로 과거에 이용이 되었던 건물이었다.

사실 이건 어플로 보정한 내 희망사항이었고 아래가 진짜 풍경이다.

비 와서 벚꽃 만개한 성을 보는 것을 기대했었지만 너무 아쉬웠다.


그래도 규모에 압도되고 멋있긴 했다.

다만 주변에 까마귀가 엄청나게 많이 있었다.

그리고 내부로 들어가는데 입장권이나 주유패스가 필요하다.

줄은 20분 정도 선 것 같은데 주유패스가 있으니 따로 내부 입장권 줄은 안 가도 돼서 편했다.


올라가니 특별전을 한다고 3층에서 4층인가는 사진 촬영이 안된다고 했다.

그래서 엘리베이터로 5층에서 내려 8층 전망대까지 먼저 보기로 했다.

- 정보 : 엘리베이터는 5층까지만 운영한다.



대략 이 성을 세운 도요토미 히데요시에 관한 이야기가 있다.

작은 도요토미는 농부였는데 그가 태어날 때 밝은 별이 위에 떠있었다.

(천주교의 예수님이 태어날 때와 비슷한 부분이 있어 어이가 없었다.)

그리고 리틀 도요토미는 도적 떼에 들어갔고 어쩌다 노부나가의 눈에 들어서 오른팔이 되었으며,

노부나가가 이승을 하직하고 본인이 천하통일을 하게 된다는 내용이다.


그리고 임진왜란에 대해서 서술한 것이 대륙진출을 목표로 삼은 도요토미 히데요시는 명을 등에 업은 조선에 의해서 퇴각했다는 내용이 있었다.


각 장수들에 대한 설명이나 성의 공사가 도요토미 히데요시의 성과 주의적인 조별 경쟁으로 얼마 걸리지 않았다는 내용도 포함이 되어 회사원인 나는 성과 연봉제가 과거서부터 회사의 입장에서 매우 회사원을 빨아먹기 좋은 구조구나 라는 생각했다.


그리고 피규어 전시된 것을 보고 역시 피규어의 나라 일본이라는 느낌이 강했다.

내가 가진 잔망루피 피규어도 마감이 별로였는데..


한국어 설명이 있는 곳과 없는 곳이 있었지만 그래도 한국인 관람객들이 많이 찾는 만큼 번역이 정말 잘되어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



8층 전망대는 사방으로 각 어느 부분에 무엇이 있다는 설명이 붙어있어 좋았다.

하지만 역시나 날씨 때문인지 매우 아쉬웠다.

기념품도 8층에서 살 수 있으나 우리는 도요토미보다는 유니버셜에서 앞으로 살 스누피나 해리포터가 더 좋기에 돈을 아끼고자 사지 않았다.


그리고 특별 전시관은 검, 갑옷과 같은 유물이랑 노부나가의 편지 이런 것들이 전시되어 있으며, 한글 해석이 없어 영어로 읽게 되었다.


당연히 오사카의 대표되는 관광지로 한번쯤 올만 하다.

하지만 벚꽃이 만개했지만 날씨는 좋지 않기에 조금 미련이 남는 일정이었다.

방씨도 조금 실망이었는지 둘째 날에 비해서 낮은 B라는 점수를 매겨주었다.

그것도 만족했던 도톤보리 방문을 합친 평점인 거라 C+이지 않을까 조심스럽게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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