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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누군가가 안부를 물어주었다.

-제1부 오늘-

by 휘리

“마취 시작합니다.”

그렇게 추적추적 비 오는 날 수술실에 들어갔다.


약을 먹기 위해 밥을 먹고, 또 약을 먹기 위해 밥을 먹었다. 먹기만 했는데 하루가 지나갔다. 단조로운 일상의 반복이었는데 마음만은 더할 나위 없이 번잡했다. 혼자 동떨어진, 다시 돌아갈 수 없을 것 같은 일상이 그리웠다. 안으로 쪼그라들기만 하는 마음은 자꾸 어둠 속에 갇혔다. 불편한 몸은 그렇게 마음을 병들게 했다.

“몸은 어때? 오늘은 어제보다 좀 나아졌어?”

편안하게 잘 지내고 있는지 아니한 지 묻는 안부. 수없이 주고받았던 의미 없는 말에 지나지 않았는데, 병든 마음에는 수많은 의미가 생겼다. 나의 안위를 걱정해 주는 사람이 있다는 사실이 오늘을 살게 했다.

“뭐 먹고 싶은 거 없어? 빨리 회복하려면 잘 먹어야 한대.”

“집밥. 집밥이 먹고 싶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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꿋꿋하게 걸어가던 길.때론 작은 돌멩이에, 때론 큰 구멍에 문득 발걸음을 멈출 때가 있습니다 당신이 머뭇거릴 때 잠시 쉬어갈 수 있는, 당신의 마음을 어루만지는 글을 쓰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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