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부 오늘-
그때 너의 손을 잡아주었다면… 너의 어깨를 가만히 쓰다듬어 주었다면… 그러면 너의 선택이 달랐을까?
넌 학교생활을 열심히 해서 눈에 띄는 학생이었어. 미소를 머금으며 반짝반짝 빛나는 눈으로 선생님들과 소통하며 수업에 임하는 널 어떻게 예뻐하지 않을 수 있었겠니? 예의 바르고 책임감 있는 네가 참 예뻤어. 그런데 너의 최선을 다하는 모습이 안쓰러웠던 것은 왜일까? 교과 자율 수업으로 너희 반 수업했을 때 내신 경쟁으로 숨 막히는 학교생활을 하는 너희에게 조금은 자유를 주고 싶었어. 종일 180㎥ 교실에 갇혀 지내는 너희를 데리고 때로는 운동장에서, 때로는 모둠 교실에서 수업했지. 너희가 삼삼오오 모여 수다도 떨고, 운동장에서 푸른 하늘도 보게 하고 싶었거든. 조금은 자유로운 공간에서, 조금은 자유로운 수업을 하고 싶었어. 그런데 넌 나의 수업에서도 최선을 다했지. 운동장에서 책을 읽을 때에도 벤치에 앉아 50분 내내 독서했고, 모둠 교실에서 모둠원끼리 토의할 때도 조장이 되어 조원들을 이끌고 열심히 토의했어. 열심히 하는, 최선을 다하는 너에게 자꾸 신경이 쓰였어. 너의 최선이 애씀으로 느껴졌거든. 왜 너의 최선이 애씀으로 느껴졌을까?
지금 생각해 보면 너의 모습에서 나의 모습이 보였던 것 같아. 인정받기 위해, 증명하기 위해 그게 힘든 줄도 모르고 그저 앞만 보고 질주하는 나의 모습이 너에게 보였나 봐. 그래서 너의 손을 잡아주고 싶었는데… 한 번 꼭 안아주고 싶었는데… 그러지 못했어.
그런 나의 머뭇거림이 너의 선택을 앞당겼을까?
넌 어느 새벽, 아무도 예상하지 못한 영정 사진으로 우리를 맞았어. 사진 속 넌 환하게 웃고 있었어. 내가 본 그 어떤 너의 웃음보다도 환하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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