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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그냥 있기

-제1부 오늘-

by 휘리

초등학교 6년, 중학교 3년, 고등학교 3년, 대학교 4년 그리고 취업.

순탄했고, 자랑스러웠다.

사회가 규정한 대로, 어른들이 하라는 대로, 군말 없이 열심히 했다. 내가 좋아하는 것이 무엇인지, 내가 잘하는 것이 무엇인지 고민하는 시간은 대학 합격을 손에 쥔 후로 미뤘다. 그렇게 미뤄도 되는 줄 알았다.

그러나 정해진 정답을 찾는 문제 풀이만 군말 없이 주구장창 해온 난 교과서에 나오지 않은 답을 어떻게 구해야 하는지 몰랐다. 스스로 가야 할 길을 찾지 못하고 남들이, 어른들이 가라는 길로 고민 없이 질주만 해온 난 미룬 숙제 앞에서 허둥지둥했다. 그리고 깨달았다. 고난 없이 순탄하기만 했던 그래서 자랑스럽기만 했던 학창 시절의 질주가 문제였음을 비로소 알았다. 그때 미루지 말고 고민하고 아파하고 좌절해야 했다. 좌절에 쓰러지고 다시 일어나는 연습을 해야 했다. 한 번 쓰러지면 두 번 일어나고, 두 번 쓰러지면 세 번 일어나야 했다. 그렇게 쓰러지고 일어나는 연습을 반복해야 했다. 그랬다면 뒤늦게 갑자기 찾아온 ‘강제 쉼’이 덜 아팠을까? ‘쉼’조차 스스로 하지 못하고 강제로 줘야만 쉴 수 있는 사람이 되어 버린 사람. 왜 이런 사람이 되어 버렸을까?


게슈탈트 심리학

게슈탈트(Gestalt)란 독일어로 ‘형태’ 또는 '전체’를 의미함. '전체는 부분의 합보다 크다'라는 핵심 개념을 기반으로 개별적인 요소를 따로 인식하는 것이 아니라, 그것들을 하나의 패턴이나 구조로 파악함. 1910년 독일의 심리학자 막스 베르트하이머는 기차에서 여행 중 장난감 조명 기구인 스토보스코프를 사용하여 개별적인 이미지들이 연속적으로 깜빡일 때 마치 하나의 움직이는 영상처럼 보이는 운동 지각(실제로는 움직이지 않지만 움직이는 것처럼 보이는 현상)을 관찰함. 이를 계기로 베르트하이머는 두 명의 동료 볼프강 쾰러와 쿠르트 코프카와 함께 기존의 요소주의적 접근을 비판하고, 인간의 인식은 개별 요소들의 단순한 합이 아니라 전체적인 패턴과 구조 속에서 이해되어야 한다는 새로운 이론을 제시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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꿋꿋하게 걸어가던 길.때론 작은 돌멩이에, 때론 큰 구멍에 문득 발걸음을 멈출 때가 있습니다 당신이 머뭇거릴 때 잠시 쉬어갈 수 있는, 당신의 마음을 어루만지는 글을 쓰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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