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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당신의 기억, 행복한가?

-제2부 어제-

by 휘리

영화 「마담 프루스트의 비밀정원」을 보셨는가? 안 보신 분들은 꼭 한번 보시길 권해드린다.

‘기억은 물고기와 같아서, 깊은 곳에 숨어 있다.’라는 마담 프루스트의 대사. 기억은 자신이 편리한 대로 일부분만 취하기도 하고, 부풀려지기도 하고, 심지어 왜곡되기도 한다. 과거에 대한 기억을 인정해야 그다음 단계로 나아갈 수 있다는 교훈을 안고 오늘 이야기를 시작해보려 한다.


우선, 영화 이야기를 조금 더 해 보겠다. 주인공 폴은 2살 때 부모님이 돌아가시고 그 충격으로 인해 말을 하지 못하는 벙어리로 살아간다. 이후 두 이모의 보살핌 속에 피아니스트가 되어 댄스 교습소를 운영하는 두 이모네의 연주자로 지낸다. 그러던 어느 날 이웃집에 사는 마담 프루스트를 만나면서 충격으로 잊고 있던 기억을 조금씩 되찾게 된다. 폴은 마담 프루스트의 최면으로 과거로 시간여행을 떠난다. 폴은 일부 되찾은 기억으로 아버지가 어머니를 죽인 건 아닌지 의심하고, 권투경기를 통해서도 아버지에 대한 안 좋은 기억을 갖게 된다. 폴은 오이디푸스 콤플렉스를 가지고 있어 아버지를 미워하고 어머니를 소유하고 싶어 하는 모습들이 왜곡된 기억으로 나타난다. 자신이 은연중에 기억하고 싶어 하는 것들만 기억하고 그렇지 않은 것들은 기억하지 않거나 왜곡된 방식으로 떠오르는 모습. 폴에게서 우리의 모습이 투영되는 순간이다. 영화 후반부에 결국은 자신이 생각했던 기억이 잘못된 것임을 깨달은 폴이 아버지에 대한 분노를 사랑으로 바꿔서 이후 중국인 첼리스트와 얻은 자식에게 '아빠'라고 얘기하며 오이디푸스 콤플렉스를 극복하고 벙어리였던 폴이 말을 하게 되면서 영화는 막을 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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꿋꿋하게 걸어가던 길.때론 작은 돌멩이에, 때론 큰 구멍에 문득 발걸음을 멈출 때가 있습니다 당신이 머뭇거릴 때 잠시 쉬어갈 수 있는, 당신의 마음을 어루만지는 글을 쓰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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